위험 상황 발생 시 행동강령 필요

안전지킴이는 매일 20~24시, 학교를 두 코스로 나눠 순찰한다(일러스트 참고). 빈 강의실의 창문을 닫고 불을 끄며, 학교 주변지역과 깜깜한 천마지, 무밭을 손전등으로 비추며 외부인 등의 위험 요소가 없는지 점검한다. 하지만 실제 위험 요소를 마주했을 때, 안전지킴이는 스스로와 학생들을 지킬 수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안전지킴이는 위험한 외부인을 만나거나 쓰러진 학생을 발견했을 때 등 위험 상황에 대한 어떠한 대처 방법도 배우지 못하고 있다.

안전지킴이, 지금은 ‘안전살핌이’일 뿐
▲교내 위험요소 점검 ▲건전한 대학문화 정착 ▲면학분위기 조성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14-2학기, 총 9명으로 구성된 ‘안전지킴이’가 만들어졌다. 그 취지는 ‘우리의 안전은 우리 스스로가 지킨다’는 것. 이에 매일 4명의 안전지킴이가 2조로 나뉘어 건물 내부와 외곽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곽진환 학생처장은 “안전 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안전지킴이가 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안전에 무방비 상태가 아니라는 뜻이다”라며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도 효과가 크고, 안전지킴이 학생들한테는 장학금의 혜택도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긴급한 상황에서 필요한 행동 강령이나 이에 대한 별다른 교육 없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후 곧바로 투입됐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안전지킴이의 취지와 순찰해야 하는 코스 설명만 다뤄졌다. 안전지킴이 김다윗(경영경제 09) 씨는 “(오리엔테이션 때)학생처장님과 학생지원팀 황정국 과장님이 안전지킴이의 도입 목적과 권고의 말씀을 해주시고, 순찰해야 하는 코스를 설명해주셨다”라며 “사고가 발생한 상황엔 과장님이나 학생처장님께 곧바로 연락하라는 지시사항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교내 안전 지킴이 업무사항’ 근무요령을 살펴 보면 ▲긴급상황 발생시 *종합 관제실로 보고 ▲빈 강의실 전등, 전열기기 소등 ▲다툼 발생시 종합 관제실로 보고 ▲화재 발생시 초기 소화기로 응급조치 ▲시설물의 파손여부 점검 후 종합 관제실로 보고 ▲유실물 습득 시 종합 관제실 제출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빈 강의실 전등, 전열기기 소등과 화재 초기 진압을 제외하면, ‘순찰, 발견, 종합 관제실로 보고’의 형식이다. 긴급한 상황 발생 시 안전지킴이의 목적이 ‘안전 지킴’보다 ‘빠른 보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또한, 화재 발생시 소화기 사용 방법, 쓰러진 학생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방법, 위험한 외부인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 등의 구체적인 교육도 시행되지 않았다. 화재 시 초기진압은 소방차 한 대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2~3배 가량 향상시킨다. 흉기를 가졌거나 위험 행동을 하는 외부인을 만났을 때 등 안전지킴이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교육 또한 없었다. 이에 곽진환 학생처장은 “지금은 신속히 신고하라는 정도다”라며 “(안전지킴이)학생들이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매뉴얼을 만드는 작업도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종합 관제실: 생활관 뒤편에 위치한 파워플랜트의 2층. KT 텔레캅 소속 경비근로자가 CCTV를 관리한다.

김확정 기자 kimhw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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