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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to 한국동물테마파크!한국동물테마파크 자원봉사자로서의 하루
이해진 기자  |  leeh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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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15  0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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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동물테마파크(이하 테마파크). 언뜻 보면 동물원 같기도 한 이곳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장리에 위치한 ‘유기동물 보호소’다. 동물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고 햇볕을 쬐면서 마음껏 뛰놀 수 있게 공원 같은 시설을 짓고 싶었던 최복자 원장이 9년 전, 사비 10억여 원을 들여 세웠다. 전국적에서 손꼽힐 정도로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지금은 포항시 위탁 유기동물 보호소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자는 이곳에서 자원 봉사자의 신분으로 하루 동안 봉사를 하며 테마파크의 운영 및 관리를 직접 보고, 배우고 왔다. 더불어 지난 8일 최복자 원장을 직접 만나 테마파크가 세워지게 된 계기부터 한국의 유기동물 문제에 대해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 견사 내부의 모습. 강아지들이 뛰어 노는 부분은 쇠 그물망을 설치해 배설물이 잘 빠지도록 했고, 잠을 자는 부분은 방수합판을 깔아주었다고 한다. 쇠그물망은 청소가 쉽도록 바닥에서 어느 정도 올려져 설치됐다. 사진제공 한국동물테마파크

가을이 완연하던 지난 4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장리에 위치한 테마파크로 발걸음을 향했다. 같은 ‘흥해읍’이라고 해도, 덕장리는 한동대가 있는 남송리에서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테마파크에 도착하니, 넓은 운동장에 있던 대형견 한 마리가 기자를 향해 꼬리를 흔들며 반겼고, 고양이들은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테마파크에는 약 250~300마리의 강아지와 50마리 정도의 고양이들이 살고 있다고 했다. 말이 300여 마리지, 5개의 커다란 견사 안 각각의 집에서 기자를 격하게 반겨주던 동물들은 기자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진격의 견사 청소
어머니뻘 되는 직원이 “몇 살이야?” 쿨하게 물어보고는 기자를 바로 현장에 투입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끼고, 장화도 신었다. 복장을 갖추니 왠지 모를 비장함이 느껴졌다. 직원을 따라 처음 들어간 곳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어린 강아지들이 있는 견사였다. 견사로 들어서니 강아지들이 기자와 직원을 향해 컹컹 짖었다. 이렇게 강아지들이 짖는 것은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표시라는 것임을 나중에 직원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강아지들은 사람에게 버림을 받았어도 사람을 그리워하고 따뜻한 가정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강아지들의 모습을 쭉 돌아봤는데, 밝은 강아지들도 있지만, 몇몇 강아지들은 슬픈 눈을 하고 기자를 바라보고 있었고, 또 어떤 강아지는 사시나무 떨듯이 부르르 떨고 있기도 했다.

직원의 지시에 따라 15개로 분류된 강아지 집마다 있는 밥그릇과 물그릇을 닦는 일을 하게 됐다. 집 하나하나를 열 때마다 강아지들이 기자의 팔에 붙어 반가움을 표시해 적잖이 당혹스러웠다. 일을 빨리 하려면 강아지들을 모질게 떼어내고 문을 꽝 닫아버려야 하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이런 기자의 엉거주춤한 모습을 본 직원은 “그렇게 하다간 하루 다 가겠다”라고 하며 익숙한 손길로 빠르게 밥그릇을 닦아냈다. 그 옆에서 기자는 열심히 배설물 청소를 했다. 오전 테마파크 자원봉사는 이처럼 배설물 청소를 하고, 밥을 주고, 먹은 밥그릇을 닦고, 다시 배설물 청소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체계적이면서도 철저한 위생 시스템 덕분에 견사의 강아지들은 유기동물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건강하고 깨끗한 모습이었다.

   
▲ 새끼 강아지 세 마리가 견사에 사이 좋게 앉아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 한국동물테마파크

나지막이 느껴지는 심장박동과 따뜻함
유기동물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게 만든 시설답게 오후 자원봉사는 강아지들 산책이 주를 이뤘다. 대형견들은 한 마리씩 데리고 나가 산책하지만, 중형견들은 견사 앞 펜스가 쳐진 운동장에 풀어놓고 자기들끼리 신나게 뛰어 놀도록 했다. 견사에서 운동장까지 향하는데 한꺼번에 풀어놓으면 탈출하는 아이들이 생겨서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한 마리씩 옮겨야 했다. 동물들과 익숙하지 않은 상태던 기자에게 ‘과연 내가 강아지를 안아 옮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물밀 듯이 밀려왔다. 그런데 어느새 기자 품에는 강아지들이 안겨 있었다. 서툴게 안아서 그런지 어떤 강아지는 발버둥을 쳤지만 어르고 달래며 부지런히 옮겼다. 견사 안, 수십 마리의 강아지들이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던 까닭이다. 그런 정신 없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기자가 느낀 것은 강아지의 따뜻함과 나지막이 느껴지는 심장박동이었다. 내 품에 안겨진 것은 하나의 생명이었던 것이다. 이후엔 두려움 혹은 무서움이 사라지고 오로지 생명과 생명 사이의 교감만이 남았다. 강아지들을 모두 옮기고 나서, 펜스 안으로 들어가 강아지들과 놀아줬다. 강아지들이 나오지 못하도록 문을 위쪽만 열어뒀다. 기자가 들어가니 강아지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자기를 만져달라고, 안아달라고 하는 강아지들을 일일이 눈 마주쳐주고 쓰다듬어 줬다.
그 후, 견사 청소도 하고 대형견을 산책시켜주니 하루가 저물었다. 몸은 녹초에다 강아지 털이 온몸에 덮여 있고, 냄새도 많이 났다. 사실 기자가 하루 동안 한 봉사가 직원들에게, 또한 동물들에게 별로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동물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최복자 원장도 <길천사들의 행복수업>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제일 견디기 힘든 건 자신이 사랑 받지 못하고, 존중 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느낌이다. 녀석들은 그런 우리들에게 최고의 힐링을 선사해 준다. 녀석들에게 우리는 항상 최고다. (중략) 이 우주 속에서 사랑과 느낌이 통하는 생명의 만남, 그것 자체가 기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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