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마케터 오아진(언론정보 09) 씨를 만나다

▲ 오아진 씨가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 오아진

2014년 2학기도 이젠 거의 중반에 접어들었다. 이렇게 중반에 들어선 2학기, 현재 새내기들은 고민이 많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뭘 해야 내가 진정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학부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에 대해 오아진 씨는 말한다. “인생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라고. 그렇다면 그녀는 정답 없는 인생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고 있을까?
사회 초년생으로서 아직도 자신이 누군지,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고 대답하고 있는 그녀만의 인생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공개한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오아진, 어떤 사람인가요?
와! 반가워요. 저도 제가 아직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소개하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소개를 하자면 저는 한동대 09학번으로 언론정보와 상담심리를 전공했어요. 고집이 세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중학교 때 지랄 맞은 B형이라고 별명이 ‘오랄비’였어요(웃음) 또 옛날부터 남들과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어요. 그만큼 주변 시선에 구애받지 않았고. 그래서 *스타트업을 하지 않았나 싶네요. 얼마 전 그만둔 스타트업 기업 ‘망고플레이트’에서는 초기멤버 마케터로 1년 정도 일했고 지금은 알람몬 서비스를 만든 말랑스튜디오에서 마케터로 이직하게 됐어요.

스타트업 마케터, 한동대 오아진


Q 보통 학생들은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데 스타트업을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가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성향이 컸죠. 그래서 취업할 당시에 대기업이냐 스타트업이냐를 구분해서 생각하고 선택하진 않았어요. 저는 취업할 때 기업 문화, 기업 비전, 기업이 성장하면서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았거든요. 대학교 4년을 다니면서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뭔지는 어렴풋하게는 있었지만, 확실하지는 않았죠. 그걸 구체적으로 찾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던 것 같아서 “3년은 방황해보자”라고 스스로 약속했어요. 대기업에 갔으면 혜택을 많이 받으면서 일할 수 있었겠죠. 그래도 스타트업은 작은 조직에서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역할들이 많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일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바로 옆에서 볼 수 있어서 선택했어요. 그리고 제가 마지막 학기 전에 아프리카 가나에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저는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멘붕’ 상태였어요. 토익이나 토플 같은 것을 하나도 준비를 안 했었거든요. 나름 4년 동안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정작 뒤돌아보니 대기업 기준에 맞춘 인재로서 준비한 건 별로 없더라고요. 근데 가나에서 사람들이 저를 무척이나 좋아해 줬어요. 제가 한 건 간단한 질문을 물어보면 더듬더듬 알려주고, 팀 모임을 하면 그 자리만 지켜줬을 뿐인데도 제가 떠날 때 제가 필요하다고 가지 말라고 하는 거에요. 거기서 많이 느꼈죠. 제가 원하는 곳이 있지만 진정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그 이끄심이 스타트업이었던 거 같아요.

Q 그렇다면 스타트업 기업에 있으시면서 어떤 것을 느끼셨나요?
느낀 점은 정말 정말 많아요! 스타트업 기업이다 보니 맨땅에 헤딩식으로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해 나갈지 생각하고, 서비스에 의견이나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피드백이 오는 점이 재밌었어요. 그 과정을 통해 제가 뭘 좋아하는지를 배웠거든요. 또 주변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스타트업을 꾸려나가시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서 내가 할 수 있거나, 알고 있는 것들이 더 많았으면 스타트업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았을 텐데 하면서 자연스레 아쉬움이 남기도 했고요. 그래도 가끔 ‘현실적’으로 느끼는 점이 있어요. 주변에 대기업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받는 혜택이나 복지가 당연히 부러울 때가 있기도 하고 하나는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도 있었죠. "저는 스타트업하는 불효자식입니다" 라는 말이 있어요. 진짜 웃픈(웃기고 슬픈) 말이죠? 그래도 저희 부모님께서 제 선택을 존중해주시고,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그래도 후회는 안 해요. 많이 배우고 성장했거든요.

Q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실 부분이 있으시다면요?
저보다 더 대단하신 분들이 많아서 조언하는 게 좀 부끄럽네요. 그래도 제가 느낀 것은 스타트업 기업을 하려고 했을 때 자신이 선보이려는 서비스나 아이디어를 엄청 좋아해야 돼요. 엄청 엄청. 이걸 내가 꼭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로요. 망고플레이트는 맛집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인데 공동 대표분들이 맛집을 진짜 좋아하셨어요. 그래서 일이 힘들기도 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서비스가 구축되는 과정들을 보시면서 정말 즐거워하시더라고요. 아니면 목표가 명확해야 돼요. 내가 여기서 뭐 하나는 배워서 나가야겠다라는 목표. 아니면 정말 일하면서 많이 흔들려요. 제가 그랬었거든요. 이렇게 힘든데 내가 뭘 배우려고 여기 있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었죠. 그래서 목표를 스스로 명확하게 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스타트업 마케터, 한동대 오아진


Q 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무엇이었나요?
2010년 한스트 기획팀에서 일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동선이 꼬이지 않게 계산해서 컨셉에 맞춰 계획하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만큼 힘들었고요(웃음) 그래도 밤새서 계획하고 프로그램 짜면서 선배들과 이야기도 하고 내가 뭘 잘하는지 생각도 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또 같이 한 사람들도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더 좋았죠.

Q 한동대 후배들에게 꼭 해주시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아직 저도 졸업한 지 갓 1년밖에 안 되는 새내기 선배라서 좀 쑥스럽네요. 우선 다 해보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진짜 다 해봐요. 한동대처럼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곳이 흔하지는 않으니까요. 전공이 아니더라도 C 프로그래밍이나 영상수업도 들어보고, 동아리 하면서 공연이나 전시도 기획 해보고, 한스트나 총학생회도 한 번 해보고.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나와 다른 전공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그 사람들이라 대화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태초부터 날 계획하시고, 나보다 나를 잘 아시는 주님이 지금까지도 계속 함께하셨고, 지금도 함께하고 계시며, 앞으로도 함께하면서 선한 길로 이끄시리라고 믿는 게 중요하구요. 저도 폭풍 같았던 취업준비 시즌과 스타트업을 다니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고민도 많이 하고, 힘들어서 많이 울기도 했었어요. 근데 어느 순간, 이 모든 것을 협력해서 선을 이루실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제 직업, 환경 등이 아닌 하나님 나라에 소망을 두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어요.

Q 선배님에게 있어 한동을 한마디로 표현해 주신다면요?
한동은 저에게 있어 ‘인큐베이터’에요. 한동에서 어떻게 크리스천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많이 배운 거 같아요. 주변에 있는 내 친구들, 선배, 교수님들을 보면서 크리스천으로 빛과 소금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훈련하는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해요. 한동에 저를 보내신 것도, 사람들을 만난 것도. 그래도 아직 여전히 어렵고 고민이 많아요. 그래도 한동에서 만난 믿음의 동역자들과 한동에서 배운 사랑으로 하루하루 숨 쉬고 있어요.

Q 앞으로의 비전을 들려주세요!
아직은 좀 모호하긴 하지만 제 비전은 준비된 빛과 소금이 되는 거에요. 그래서 하나님이 예비하신 그곳에 제가 갈 수 있도록. 꿈은 맑은 컨텐츠로 세상을 바꾸고 문화를 바꾸는 거에요. 특히 청소년들의 놀이문화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에 대한 기획도 해보고 싶어요. 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획을 배우고 싶고. 또… 아,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요. 이래서는 진로에 대한 고민은 죽을 때까지 할지도 모르겠어요(웃음)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한 가지만 집중할 수 있다는 일은 축복받은 일이지만 세상은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을 필요로 하기도 해요. 저는 이 과정에서 사람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정답이 없는 거죠.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흔히 우리 사회를 정답사회라고 하는데, 그냥 지금의 저는 저한테 맞는 답을 찾아가고 있는 거 같아요.

*스타트업: 설립한 지 오래되지 않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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