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초헌미술상 수상자 송상헌 작가를 만나다

▲ 2014 초헌미술상 수상자 송상헌 작가 사진촬영 주화

 

100세에 가까운 나이로 인한 건강상의 이유로 작품활동을 쉬고 있는 장두건 화백이지만 그의 예술철학과 지역 사랑의 정신은 여전히 포항의 지역 화가들에게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포항시와 초헌미술상 운영위원회는 ‘초헌미술상’을 제정해 2005년부터 포항 작가들에게 수상하고 있으며 수상자에게는 포항시장의 상패와 상금 1,000만원, 그리고 2015년 7월 포항시립미술관에서의 개인전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 2014년 ‘제 10회 초헌미술상’ 수상자는 포항에서 나고 자라 작품 활동 또한 포항에서 하고 있는 송상헌(46) 작가다. 건강이 좋지 않은 장두건 화백 대신 포항 화단의 미래로서 초헌의 정신을 잇고 있는 송상헌 작가에게 포항 미술가로서의 길을 물어봤다.

 

Q 이번 초헌미술상을 수상하시게 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부끄럽습니다. 제가 초헌미술상을 받기엔 제가 부족한 점이 아직 너무나 많거든요. 그래서 지역에서 작업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다가오죠.

Q 어떤 주제로 그림을 그리시고 계신가요?
‘SOUND’라는 테마를 주제로 삶 속 생명의 소리들을 작품의 색채, 점, 오브제 등을 가지고 표현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요. 그래서 작업을 할 때 자연이 가까이 있는 곳에서 주로 작업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풀, 나무, 새… 이런 자연 속 회복의 소리를 작품에서 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과거에는 다양한 색과 점, 여러 색의 오브제를 통해 표현해왔는데 현재는 과감하게 생략하고 말 그대로 자연이 가지고 있는 군더더기 없는 토속적인 색, 소리, 이야기를 들려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작품들은 다른 초헌미술상 수상작가들과는 다르게 바다나 어부의 모습, 물고기 등의 포항의 풍경이나 정서를 담은 그림이 적으신데요?
제 작품에는 어렸을 적 포항에서 부모님과 살았던 삶의 기억들이 저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역적 색체가 강하지는 않지만 포항이 제 작품에 영향을 미치고 있죠.
그래서 처음엔 굉장히 외로웠어요. 제가 포항의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포항에 관한 지역적 색체가 강하지도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작품들이 많기도 했고, *비구상 미술을 하는 사람이라 처음엔 제 작품을 이해를 못하고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도 적었어요. 지금은 세월이 흘러 이제 조금 인정받고 관심 받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단 느낌이에요. 진정한 화단의 발전에 있어서는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 포항화단은 조금 아쉽죠.

Q 지역 작가로서 포항화단의 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진정한 화단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문화적 다양성이 꼭 필요해요. 포항 화단 같은 경우에는 다른 지역보다 지역적 색채가 짙은 편이에요. 그래서 문화적 개방에 있어 두려워하는 면이 있어요. 그렇지만 한쪽으로만 치우쳐지면 시야가 편협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에 포항 화단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더 적극적으로 문화를 개방된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한, 화단 내의 노력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동대도 일단은 포항에 있는 대학교인데 포항과는 좀 괴리된 면이 있는 것이 아쉬워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젊은 기운이 저는 대학에 있다고 봐요. 그런데 제가 전시를 하면서 느낀 건 학생들이 전시에 관심은 별로 두고 있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관심은 작가들을 채찍질 한 작가들을 더 열심히 하도록 만듭니다. 학생들이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도 전시를 관람하면 좋겠지만, 아예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아요. 그럴 때마다 정말 아쉽죠.

Q 포항 미술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세요?
포항 외에도 다른 지역에 전시를 많이 할 계획이에요. 포항대표상인 초헌미술상을 탔으니 그에 걸맞게 과감히 작품활동을 하려고 합니다. 가깝게는 내년 7월 포항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이 있어요.

“많은 사람이 포항의 미술계가 정말 불모지가 따로 없다고 얘기해요. 그런데 저는 포항 미술계가 이제 막 싹을 틔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싹을 틔운 다음이 더 중요해요. 싹이 나면 꾸준히 물을 주고 잘 자라고 있는지 관심이 필요하듯 포항 미술계도 이제 자라기 시작했으니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비구상 미술: 직관이나 상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미술. 추상미술이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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