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신뢰도와 만족도, 이유는 기독교와 학생 문화

▲ 한동 초창기, 96년 발간된 본지 2호에서는 한동대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설문조사를 통해 밝혔다. 전설로 기억되는 96학번 학생들은 교육 정책(88.7%), 기독교적 건학이념(81.9%), 담임 교수제(95.2%) 등 학교의 제반 커리큘럼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또한, 당시 김 전 총장에 대한 지지도는 적극 지지하는 학생 61.2%, 대체로 지지한다는 학생이 29.5%, 조금 지지한다는 학생이 1.8%로 무려 98.2%에 달했다. 18년이 지난 지금, 한동대 학생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와 신뢰도는 어떠할까? 한동 20주년을 맞아 본지는 재학생 3,760명을 대상으로 학교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본지는 재학생 3,760명을 대상으로 한동대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조사기간은 9월 24일부터 26일까지였으며, 총 응답자는 359명으로 응답률은 9.5%였다. 조사방법은 문자 메시지와 팀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설문조사 페이지 주소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학부별 응답자 수는 ▲경영경제학부 62명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10명 ▲국제어문학부 38명 ▲글로벌리더십학부 84명 ▲기계제어공학부 24명 ▲법학부 24명 ▲산업디자인학부 18명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29명 ▲생명과학부 22명 ▲언론정보문화학부 18명 ▲전산전자공학부 30명이었다. 학기별 응답자 수는 ▲1~2학기 학생 84명 ▲3~4학기 학생 88명 ▲5~6학기 학생 99명 ▲7~8학기 학생 66명 ▲9학기 이상 학생 22명이었다. 또한, 주관식 답변의 경우 키워드로 분석했다. 신뢰도 4~5점은 신뢰구간, 1~2점은 불신구간으로 나눴으며 만족도의 경우에도 4~5점은 만족구간으로, 1~2점은 불만족구간으로 나눴다.

▲ (빨강) 1~2점 불신(연두) 3점 보통(초록) 4~5점 신뢰
▲ (빨강) 1~2점 불신(연두) 3점 보통(초록) 4~5점 신뢰

‘한동대’ 하면 떠오르는 말들이 있다. ‘학부교육중심대학’, ‘글로벌 대학’, ‘기독교 대학’ 등등. 과연 한동대는 교육중심의 글로벌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을까? 이에 본지는 20주년을 맞아 재학생들이 한동대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한동대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아봤다.

‘하나님의 대학’, 신뢰도•만족도 높다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도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3.63점이며, 학생들은 대체로 학교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5점(신뢰)을 선택한 학생은 238명으로 66.3%에 달했고, 3점(보통)은 82명(22.8%), 1~2점(불신)은 39명(10.8%)을 기록했다. 또한, 본지가 물어본 ▲국회(정당 포함) ▲대기업 ▲사법부 ▲행정부 등 다른 기관들의 신뢰도 점수는 대부분 3점을 넘지 못했고 유일하게 시민단체(NGO 포함)만 3점을 기록했다. 학교에 대한 신뢰도는 다른 어떤 기관보다 높았다.
 학생들은 한동대를 신뢰하는 이유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서 ▲기독교 대학으로서의 정체성(32.7%, 52명)과 ▲학교 구성원에 대한 경험과 신뢰(32.1%, 51명)를 키워드로 꼽았다. 두 가지 이유는 모든 학부•학년별에서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 3학년 학생은 “한동대는 한국 내에서 기독지성을 양성하는 최후의 학교라고 생각한다”라며 “문제점이 많고 실망할만한 모습이 넘쳐나지만, 끊임없이 한동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하는 학생들, 교수들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라고 답했다. 또 다른 3학년 학생은 “교수님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경험하면서 신뢰가 쌓이고 높아졌다”라고 답했다.
 한동대에 대한 높은 신뢰도 점수와 더불어 만족도 또한 대체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만족도 점수로는 5점 만점에 3.69점이 나왔으며 만족 구간(4~5점)에 속하는 학생은 전체 359명 중 235명으로 65.5%에 달했고, 불만족구간(1~2점)에 속하는 학생은 40명으로 11.1%에 불과했다. 84명(23.4%)은 3점(보통)을 선택했다. ‘다시 대학교에 입학한다면 한동대에 입학하겠다’는 학생의 비율은 76.9%였다. 이는 2011년 중앙일보 ‘재학생들이 매긴 대학 만족도 (하) 대학 다시 간다면’ 기사의 동일 질문에서 한동대를 다시 택하겠다는 47.0%에 비해 높은 수치다. 당시 한동대는 서울대(87.0%), 연세대(48.0%)에 이어 다시 입학하고 싶은 대학 3위를 차지했다.
 한편, 비기독교인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도와 만족도는 기독교인 학생보다 낮았다. 총 설문조사 인원 359명 중 91.9%(330명)가 기독교인이었고, 불과 8.1%(29명)만이 비기독교인이었다. 비기독교인의 신뢰도(3.1점)는 기독교인의 신뢰도(3.67점)보다 0.57점 낮았다. 만족도에서는 그 차이가 더 심했는데 기독교인의 만족도는 3.76점인 반면 비기독교인의 만족도는 2.86점을 기록했다. 또한, 비기독교인의 경우 ‘다시 대학교를 입학한다면 한동대를 선택하겠다’는 사람(10명)보다 선택하지 않겠다는 사람의 수(19명)가 2배가량 더 많이 나타났다.

 

 

 

한동대, 다니면 다닐수록 신뢰도•만족도 떨어져
학교에 오래 다닌 학생일수록 한동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한동대에 대한 1학년의 신뢰도 평균은 3.92점이지만, 2학년, 3학년은 각각 3.69점, 3.46점을 기록했다. 다만 4학년은 3.5점으로 다소 높은 점수를 매겼으며, 9학기 이상 학생들의 한동대 전체신뢰도 평균은 3.36점에 불과했다.
 만족도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만족도가 내려가 신뢰도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저학번인 1~2학기(3.96점)와 3~4학기(3.76점) 학생의 경우, 만족도는 전체 평균 3.69점보다 높았다. 이에 비해 고학번인 5~6학기(3.56점), 7~8학기(3.53점), 9학기 이상(3.41점)의 만족도는 저학번에 비해서 낮게 나타났다. 특히 1~2학기 학생 84명 중 4명만이 만족하지 않는 구간(1~2점)에 속하는 반면, 7~8학기 학생 66명 중 16명이 이 구간에 속해 뚜렷한 학년별 만족도 차이가 드러났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시 대학교를 입학한다면 한동대를 선택하겠다’는 비율 또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학년의 경우 86.9%(72명)가 다시 한동대에 입학하겠다고 답해 그 선호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학년(77.0%, 67명)에서 3학년(73.7%, 73명), 4학년(68.1%, 45명)으로 학년이 높아질수록 그 비율은 점점 낮아졌다. 9학기 이상 학생(81.0%, 17명)의 경우만이 이러한 추세에서 예외였다.

학교리더십 및 교직원, 한동대 신뢰도•만족도 낮춰
학교리더십(3.29점)과 교직원(3.20점)은 모두 평균인 3.62점보다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특히 직원과 리더십의 불신구간은 18.9%(68명)와 18.3%(66명)에 달해 교수(2.8%, 10명), 학생기구(4.1%, 15명), 학생(8.3%, 30명)의 불신구간보다 높게 드러났다. 직원(41.8%, 150명)과 리더십(46.5%, 165명)의 신뢰구간은 교수(83.0%, 298명), 학생기구(73.5%, 264명), 학생(59.9%, 205명)의 신뢰구간보다 훨씬 낮았다. 또한, 한동대에 대해 불신구간(1~2점) 학생 11%(39명) 중 주관식 의견란에 답변을 낸 학생의 59%(13명)는 신뢰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학교리더십의 소통 부족과 ▲교직원의 행정을 꼽았다. 한 4학년 학생은 “학교 리더십이 학교를 믿는 마음을 점점 사라지게 한다”라고 답했으며 또 한 3학년 학생은 “한동대의 직원들을 보았을 때 어쩔 수 없이 일하는 것 같고, 때때로 학생들에게 짜증을 내는 것도 보았다”라고 응답했다.
 만족도의 경우에도, ‘학교 리더십(이사회, 총장, 보직교수 등)의 정책 수립 과정 및 그 방향성’이 한동대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이유로 2위(9.3%, 10명)를 차지했다. 만족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구체적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 한 3학년 학생은 “계속해서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학생들은 보호받고 따라야만 하는 존재로 인식하며 의사소통 없이 행정 처리를 한다”라며 “학교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 드러내서 고치기보단 숨기고 묻어서 자기 사람을 보호하는 느낌이다”라고 답했다.

 

▲ (초록) 한동대학생(검정) 한동대직원(주황) 한동대 학생기구(파랑) 한동대교수(빨강) 한동대 리더십(이사장, 총장 등)

 

 

이공계열보다 낮은 인문계열 신뢰도•만족도
글로벌리더십학부를 제외한 인문사회계열에 소속된 학생들은 이공계열 학생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학교 전체에 대한 신뢰도의 경우, 이공계열에 다니는 학생은 3.62점을 기록했으며 인문사회계열 학부에 다니는 학생은 3.49점을 매겨 전체 신뢰도인 3.63점보다 훨씬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인문사회계열 학생이 이공계열 학생보다 리더십, 학생단체, 직원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더십, 학생단체, 직원에 대한 신뢰구간은 인문사회계열 학생이 이공계열 학생보다 각각 8.2%P, 5.6%P, 7.2%P 낮았다. 인문사회계열 학생의 불신구간은 이공계열 학생보다 리더십, 학생단체, 직원에 대해 각각 10.2%P, 2.6%P, 4.2%P 높았다. 한 인문사회계열 4학년 학생은 “이공계 학생중심의 양적 팽창 정책 등을 보며 민주적이고 평등한 공동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음”이라고 답변했다. 한 4학년 학생은 신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총장선임, 재이수 기준변경 등 학교 중요한 사안을 학생들 의견이나 동의 없이 진행한다”라며 “몇몇 불순한 사건들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모습들 때문이다”라고 응답했다.
 특히, 법학부와 언론정보문화학부(이하 언론정보)는 다른 학부에 비해 한동대 리더십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을 나타냈다. 두 학부의 한동대 리더십에 대한 불신구간(1~2점)은 각각 33%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학생의 평균 불신구간 비율인 18%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글로벌리더십학부와 전산전자공학부는 ▲교수 ▲리더십 ▲교직원 ▲학생 ▲학생기구에 대한 신뢰도가 각각 항목의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고, 법학부와 언론정보는 각 항목에 대한 신뢰도가 모두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이하 상담사회)는 한동대를 전체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사회 학생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도는 4.07점으로, 신뢰구간(4~5점) 학생의 비율이 93.1%에 달했다. 하지만 상담사회를 제외한 모든 인문사회계열 학부는 한동대에 대한 전체적인 신뢰도가 전체 평균 점수보다 낮았다. 반대로 한동대 전체신뢰도 평균이 가장 낮은 학부는 경영경제학부(3.24점)이다.
 한편, 인문사회계열 학부에 다니는 학생과 이공계열 학부에 다니는 학생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도 분명한 대비를 보였다. 인문사회계열 학생의 만족도(3.53점)는 이공계열 학생(3.74점)보다 낮게 나타났으며 전체 평균 점수(3.69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불만족 구간(1~2점)에 속하는 학생의 비율 역시 인문사회계열 학생(15.8%, 27명)이 이공계열 학생(8.7%, 9명)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다시 대학교에 입학한다면 한동대를 선택하겠다’는 학생의 비율 또한 이공계열 학생의 79.8%(83명)가 다시 한동대에 입학하겠다고 답해 인문사회계열 학생에 비해 9.6%P가량 높았다.

학교 특유의 문화는 ‘만족’, 교육과 국제화는 ‘글쎄…’
한동대에 대해 만족 혹은 만족하지 않는 각각의 이유에 대해서 학생들은 흥미로운 대답을 내놨다. 구성원 다수가 함께 형성하는 학교 고유의 문화에는 만족하지만, 학교의 인프라나 제도적인 측면에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이다.
 4~5점을 준 학생이 학교에 대해 만족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은 항목은 학생문화(아너코드, 무감독양심시험, 사회봉사, 동아리문화, 선후배관계, 학생정치 등)였다. 그다음으로는 순서대로 ▲기독교 정체성(영성 및 신앙교육, 기독교적 건학이념 등) ▲무전공 입학과 자유로운 복수전공제도 ▲기독교적 분위기 및 문화 ▲팀문화(RC 제도, 팀 활동 등)가 꼽혔다. 만족하는 이유로 본지가 제시한 전체 14항목 중 위 다섯 가지 항목을 합치면 총 응답의 85%에 달한다.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 한 3학년 학생은 “다른 학교에서는 경험해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들이 한동대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기독교’는 한동대에 만족하는 이유 중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다. 기독교 정체성과 기독교적 분위기 및 문화를 선택한 학생의 비율을 합치면 32.6%에 달했다. 만족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의견란에서 한 3학년 학생은 “학교가 추구하는 하나님의 대학이라는 목표가 좋다”라고 답했고, 또 다른 2학년 학생은 “기독교 정체성을 내세우며 대부분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다른 학교보다 두드러지기 때문에 그래도 일반적인 대학보다는 분위기가 나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동대의 인프라나 제도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부정적 인식을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직 2%만의 학생만이 만족하는 이유로 ▲학생 지원 및 학생 복지 ▲국제화 ▲충분한 인프라 등을 꼽았다. 또한, 만족하지 않는 이유 중 ▲인프라 부족 ▲학생 지원 및 복지는 각각 2, 4위를 차지했다. 특히 그동안 한동대가 내세웠던 교육의 질과 국제화는 학생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됐다. 한동대에 만족하는 이유로 ‘교육의 질’은 14개 항목 중 6번째(6.0%, 41표)에 불과했다. 심지어 교육의 질은 한동대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이유 14항목 중 가장 큰 비중(23.4%, 25표)을 차지했다.
 국제화는 한동대에 대해 만족하는 이유 14항목 중 9번째로 뽑혀(1.2%, 총 638표 중 8표) 글로벌 대학이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했다. 의견란에서 한 4학년 학생은 “학교에 있는 외국인 친구들과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고 영어수업은 외국인은 물론 재학생도 못 알아듣는 콩글리시로 점철돼 전공에 대한 이해나 심도 있는 토론 따위가 이루어 질 리 만무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학생은 “신앙뿐만 아니라 대학으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교육인데 잘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교양은 강의 수나 강의의 질, 다양성 모두 부족하고 전공은 마찬가지로 강의수, 강의의 질, 전문성이 부족해 졸업하고 대학에서 뭘 배웠나를 돌아봤을 때 물음표가 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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