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자형 교육 모델. 한동대의 교육 모델이자 김영길 전 총장이 95년부터 강조해 온 우리 학교만의 독특한 교육 방법입니다. 工교육은 신앙 교육의 토대 위에 전문성 교육을 쌓고, 마지막으로 국제화 교육을 얹혀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인성 및 기초 교육, 그리고 전문성 교육을 아무리 잘 받아도 세계 공용어인 영어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우리 학교에서 원하는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100%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과정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계획했고, 김영길 전 총장은 개교 전부터 인터뷰를 통해 국제화 교육의 밑바탕이 되는 ‘실무 영어’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한동신문은 이번 호에서 국제화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본 기사에서는 국제화의 근간이 되는 실무영어에 대해 조금 더 다뤄볼까 합니다.
지금은 해묵은 느낌이 들 정도로 친숙하지만, 실제 실무 영어라는 커리큘럼이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큰 흥미를 보였습니다. 당시 우리 학교는 1, 2학년 과정에서 총 16학점(20시간)을 영어회화 및 회화 실습 과목으로 들을 것을 의무적으로 지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영어회화1~4(각 3학점. 총 12학점), 영어회화 실습1~4(각 1학점. 총 4학점)을 모두 들어야 했습니다. 현행 커리큘럼과 비교해 봤을 때 2배나 되는 많은 학점이었고, 2학년까지 의무적으로 다 들어야 했기 때문에 학생들이 체감하는 영어에 대한 노출시간은 지금보다 훨씬 컸을 것 같습니다.
한동대가 이처럼 많은 시간을 영어 교육에 투자했던 이유는 앞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한 전공과정의 영어 강의 진행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학교는 개교 당시부터 1~2학년의 실무 영어 경험을 바탕으로 3학년 이상부터는 전공 강의를 영어로 운영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실제로 1997년부터, 다시 말해 95학번들이 3학년이 된 순간부터 전공 강의의 일부분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을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국제어문학부 6과목, 건설도시환경공학부 2과목, 생물식품공학부 2과목, 전산전자공학부 6과목 등 35%의 강의를 영어로 진행하기 시작했고, 해당 연도에 2년 연속으로 교육개혁 특성화 우수대학으로 선정되어 교육의 수월성을 인정받게 되자 전공의 영어강의 비율을 8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1999년 실무영어 교육과정은 한 번의 개편을 경험합니다. 실무영어 교육과정은 개편 후부터 영어회화1~4(각 2학점. 총 8학점), 영어토론1~2(각 2학점. 총 4학점) 총 12학점을 필수로 이수하게 되어 학점상으로는 그 중요성이 이전에 비해 줄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교육 과정 개편과 더불어 2001년 추가적으로 5학기 내 졸업 영어 성적을 내지 못한 학생에 한해 학점을 제한하는 제도가 신설되었는데, 학생들에게 나름 큰 부담으로 다가왔었던 것 같습니다(한동신문 91호 참조.) 당시 모든 학생들은 토플 점수 500점 이상, 토익점수 600점 이상을 받아야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졸업 점수 때문에 제때 졸업을 하지 못하는 인원들이 발생했고, 이러한 일을 방지하고자 학교에서 취한 정책이 5학기 내 졸업영어성적 제출이었습니다.
2003년에는 또 한 번의 새로운 개편이 있었습니다. 기존 12학점 필수 이수와 동일하지만 과목의 이름이 EF(English Foundation), EC(English Communication), ERD(English Reading and Discussion), EGC(English Grammar and Composition)로 바뀌게 됐습니다. 영어회화와 영어토론을 대체하는 현행 체계의 실무영어 교육과정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당시 언어교육원 원장 허명수 교수는 한동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동의 국제화 과정 강화를 위한 영어교육 개발 필요성에 따라 새로운 실무 영어 과정을 도입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졸업 성적은 전과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실무영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96년의 한동신문 설문조사를 보면 당시 신입생 중 25%가 한동에 오게 된 이유로 ‘한동의 영어와 전산교육’을 꼽았을 정도로 실무 영어는 많은 기대를 안고 출발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001년의 설문조사에서는 학생들의 82.5%가 ‘토익 성적이 자신의 졸업 후 계획에도 도움이 된다’고 응답해 졸업요건 성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1년 당시 5학기가 끝나는 인원 중 영어 성적을 제출하지 못해 다음 학기부터 학점 제한에 걸리게 된 인원의 수가 약 47%나 되는 등 학점 제한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실무 영어에 대한 부작용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측면에서 볼 때 실무영어 자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적어도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2005년 한동신문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실무영어가 실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학생은 전체 응답자 중 78%에 달할 정도로 높았습니다. 그러나 과거 20년 전과 비교해 교육의 내용이 그다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실제로 달라졌을지라도 학생들이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효율성의 문제를 떠나 학교가 정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의 영어 교육은 어떻게 발전해야 할까요? 언어교육원에게 모든 책임을 내몰고 비판만 하는 한동인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응원해줄 수 있는 책임감 있는 한동인이 되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