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발산의 시간입니다.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분주한 대학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어떤 대학들은 라디오 광고에 쓸 멘트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다른 대학들은 시선을 끌 수 있는 휘황찬란한 건물을 짓느라 정신이 없고요. 몇몇 대학들은 ‘취업률 100%’라는 팻말을 들고 있네요. 구석에서 ‘너희들 뭐하냐’는 표정으로 모여있는 대학들도 보입니다. 가만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바글바글하게 그들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요. ‘하늘’이니까 가능한 광경이겠죠.
20년전 깜짝 등장한 한동이는 개교 초기 많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언론은 이 때다 싶어 스포트라이트를 쏘아댔고요. 한동대가 신설되자마자 몇 년 동안이나 교육개혁특성화우수대학 선정을 놓치지 않아 명문 하늘이가 질투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동이 주위는 한산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꽤 오래 전부터 ‘한동이가 예전 같지 않다’는 수군거림이 들려오기도 하고요. 한동이의 인기가 이렇게 떨어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 한동이가 다시 ‘예전’ 같아 질 수 있을까요.
한동이가 가장 잘 나갔던 20여년 전으로 돌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96년, 본지는 학생들이 한동대에 왜 들어왔는지 설문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참여인원은 490명입니다(본지 2호 3면 참조). 응답인원 중 35%의 학생이 한동대를 선택한 이유로 기독교적 건학 이념을 꼽았습니다. 단일항목으로는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28%는 다전공 복합 교육, 30%는 영어와 전산 교육 등 한동대 특유의 커리큘럼을 택했고요. 한동대는 그 당시로는 신선한, 실무형 인재와 학부중심교육을 학교의 핵심 교육 이념으로 내걸었습니다. 강한 기독교 색채 또한 다른 학교와 구별되는 특징이었죠. 세 가지 이유를 합치면 93%입니다. 선배 대다수가 한동대만이 가진 매력을 보고 학교를 선택했다고 풀이해도 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어느새 20년이 지났습니다. 그렇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 있고 변화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대학에게 있어 전자는 커리큘럼이라는 교육의 외피이며, 후자는 건학 이념일 것입니다. 하지만 개교 초와 현재의 커리큘럼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존재하나요? 이미 98년부터 ‘(한동대의 커리큘럼은)타 대학들이 상당부분 모방하기 시작해 신선감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란 말이 나왔는데 말입니다. 변해야 할 것이 변하지 않은 것입니다.
하지만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대표되는 한동대의 건학 이념 말입니다. 언제부터인지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인재를 양성하는 하나님의 대학교’라는 정체성이 잘 언급되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게 단순한 제 착각일까요? 착각은 아닐 겁니다. 2013년 한동대학교 자체평가보고서에도 ‘현재 기독교인에 비중이 맞추어진 홍보 방식을 점차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홍보로 변경하여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서의 대외평판도 및 이미지 제고 노력이 필요함’이라 말하고 있으니까요. 기독교적 가치관이 ‘대내용’이 돼 버린 겁니다.
여전히 많은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구애의 몸짓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동이도 보입니다. 열심히 춤을 추고 있네요. 매력 발산 중인가 봅니다. 하지만 어쩐지 뭔가 어색해 보인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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