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거리는 한동의 교육이념, 우리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

 지난 8월 31일, 본지는 한동대의 커리큘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다양한 연령층, 학부, 종교로 이루어진 재학생들과 좌담회를 열었다. 사회는 박규언 기자가 맡았으며 좌담회는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됐다. 총 8명(A, B, C, D, E, F, G, H)의 학생들이 모였고 전원 익명을 요구했다.

사회: 모든 대학은 각 학교만의 이념과 비전을 가지고 교육을 합니다. 비전을 설정하기 위해선 자신만의 가치관을 충분히 파악해야 할 텐데요. 이 가치관은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커리큘럼과 직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한동대의 가치관은 학교 커리큘럼에 잘 반영되어 있는지 여러 재학생분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 학교의 가치관은 무엇이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A: 가장 기본적인 게 정직. 아너 코드를 보면 정직함이 우리 한동의 주된 가치관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감독 시험제가 예전부터 있는 것 때문에 놀랐고 정말 잘 진행이 되길래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근데 최근 들어서는 약간 깨진다는 얘기가 들려서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처음보다는 가치관을 실행하는 학생들의 입장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한동의 가치관은 정직입니다.

H: 기독교 세계관이나 그런 기독교적 가치관들이 저희 강의에 통합되는 것. 그런 것이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것이잖아요. 언론정보문화학부의 학부슬로건이 맑은 콘텐츠로 세상을 변화시킨다 인데, 거기서 말하는 맑은 콘텐츠에 대해서 충분히 고민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짜시려고 교수님들이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수업을 들을 때 예를 들어서 스토리 하나를 만들 때도, 이 스토리를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사람이 전달할 수 있고, 어떤 감정을 터치할 수 있는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 그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의 가치관이 굉장히 많이 반영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정에선 그런 부분에서 학문과 신앙의 통합이란 가치관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E: 경경에서는 경영, 경제, GM 이렇게 세 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GM이 Global Management라고 외국인 학생을 위한 경영 수업이에요. 일반 경영수업이 거의 다 영어로 열리긴 하지만 GM은 아예 영어수업으로 해서 외국인들한테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어요. 또 전공에서도 다른 학부는 잘 모르겠는데 지금까지 들었던 과목들도 그렇고 거의 다 영어수업으로 해서 한국어를 거의 쓰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교수님들도 좀 불편하고 외국인 학생들도 좀 불편하지만, 이것을 통해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배려가 되고 저희의 실력 향상도 하는 것 같아요. 아직 GM이라는 것도 학부가 조그맣고 좀 미흡해 전반적으로 고쳐나갈 게 많지만 그래도 다른 학교에 비해서는 좋은 시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사회: 우리 학교는 실무교육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설립 당시 실무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주목을 받았던 과목들이 현재 2010년대에는 유연하게 개편되고 있는지, 현실의 흐름에 맞게 바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C: 솔직히 되게 뒤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전산이라는 말도 이제 잘 안 쓰잖아요. 전산이라는 말 자체가 컴퓨터 공학이랑은 약간 느낌이나 분위기나 좀 다른 것 같아요. 그리고 되게 놀랐던 게 실무전산에서 데이터베이스 과목을 보면 ‘엑세스’를 배우더라고요. 그게 맞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이걸 배우면 진짜 회사에서 쓸 수 있다고 하는 데 진짜 쓰는지는 저는 선배들에게 그걸 쓴다는 얘기를 못 들어봤어요. 별로 필요 없는 걸 배우는 것 같아요.

A: 저도 생각을 해보면 아직도 정보처리개론, 정보처리실습 수업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그 밖에 전산 수업들도 포함해서 실제로 중간에 휴학하고 회사생활도 해봤는데 그런 것들이 그렇게 효용이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현실에 맞게 되려면 차라리 실무전산 수업을 MOS위주로 편성을 하고 워드면 한 학기 동안 워드를 정말 깊숙이 배우고, 다음 학기엔 엑셀에 대해 진짜 깊숙이 배우고. 정처실 때 배우는 것은 한 학기에 네 개를, 그러니까 4주씩 배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겉핥기일 뿐이지 실제로 사용하는 건 다시 회사에 가서 배워야 하는 햇병아리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실무에 맞게끔 전산 수업을 하겠다면 방금 말씀 드린 것처럼 진짜 나가서 쓸 수 있는 그런 전산 수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사회: 그렇다면 실무영어 수업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G: 그냥 고등학교 원어민 수업 시간 같은 느낌.


D: 제가 말했던 건 뭐냐하면, 토익을 우리 학교에서 다뤄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그건 전 학원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우리 학교가 추구하는 건 취업적합형 인재가 아니라 실무형인재란 말이에요. 그러면 실무형이 돼야 하는데 그러면 언어교육원을 통한 실무형인재가 뭐냐. 영어로 말할 수 있고, 영어로 글을 쓸 수 있고, 영어로 된 걸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네 개 과목을 듣고 나서 쓸 수 있느냐 그게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수업에서 어떤 상황에 어떤 글을 쓴다는 걸 배우냐. 그게 아니라는 거죠. 토픽문장 이렇고 그 다음에 써브 센텐스는 이렇고 이런 걸 배운다는 거죠. 그래서 실생활에 맞게 뭔가를 배우던지 어떤 현장에서 이런 회화를 하게 된다던 지 그렇게 사용될 걸 가르쳐줘야 되는데 교육이라는 거에만 매달려 있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실무를 놓친 느낌. 그래서 제가 말하는 건 차라리 그런 이름 말고, 영어회화, 일상회화, 비즈니스 회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거에요. 그렇게 하면 스킬을 배워서 쓰면 토익, 토플 점수 오르겠죠. 근데 지금 안 된다는 거에요 지금 현실에서. 저는 영어공부를 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업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좀 답답했거든요. 도대체 학생이 이 네 개 수업을 마치고 과연 영어 실력이 향상됐다 말할 수 있을까 저는 좀 어둡게 바라보고 있어요. 그래서 얘가 영어를 못하면 어떻게 잘해야 할까 목표를 가지고 단련시켜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ERD 같은 경우, 이거를 추구하니까 너는 이거에 맞게 해라 이런 식인 거죠.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서 배정하긴 하는데, 그 다음 단계를 위해서 올라가 지지 않는 느낌. 저는 그런 걸 좀 많이 느꼈어요.

B: 진짜 영어 하나도 몰라도 전산 수업이 이해가 돼요. 왜냐하면, 쓰는 용어가 다 전문용어라서. 전문용어 단어 하나만 알아들어도 전체 내용 이해하는 데 사실 하나도 문제가 없거든요. 예를 들어 수학 관련 영어를 해도 공식만 알면 수학 강의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전전은 어차피 한글로 배워도 영어만 나오고 영어로 배워도 영어만 나와요. 왜냐하면, 코드 자체가 영어로 되어있고 전자 쪽은 다 공식이니까. 영어로 수업 들어도 그게 향상되는 영어도 아니고, 사실 텍스트를 봐도 단어 모르는 거 많거든요. 근데 핵심 키워드를 알 거나 코드를 보면 알 수 있어요. 다른 선배들 봐도 취직할 때 영어 때문에 고생하거든요 전전이. 다들 하는 말이 그 이유가 자기 영어가 고등학교 때 수준이라고 말해요. 그게 실무영어 네 개 가지고는 향상이 안 돼요. 왜냐하면, 그게 예를 들어서 재이수면 재이수 안 하고 일단 이수만 해도 되는 거잖아요. 이수만 하면 졸업이 되니까. 실무영어가 진짜 실력을 향상하게 시켜주는 거보다도 학점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아요. 왜냐하면, 성적이 C 나왔다고 재이수하는 사람 본적 없거든요. 대학원 가려고 준비하는 사람은 메우겠죠. 근데 일단 수업 자체도 많이 안 열려서 듣기도 힘들뿐더러 다시 들어야겠다는 필요도 못 느끼는 거 같아요. 제가 보기엔 그 문제가 수업에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그 수업 자체가 만약 다시 들었을 때 내 실력이 는다고 하면 당연히 듣겠죠. 근데 그게 아니니까.

사회: 그렇다면 우리 학교는 기독교 인재 양성을 위해 신앙 과목이 많이 개설돼 있는데, 이런 신앙 과목들은 기독교 정신 확립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F: 비기독교인 학생으로서 말씀을 드리자면, 신앙 과목도 전산 실무랑 같은 느낌이에요. 어쩔 수 없이 억지로 하는 느낌. 만약 재이수가 떴다고 해도 굳이 이거를 다시 재이수하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든 이수해서 빨리 넘겨버리고 싶은 그런 생각이에요.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크리스쳔 파운데이션 수업 들으면서 거부감을 엄청나게 많이 느꼈던 것도 사실이고. 또 학교 들어올 때 지원서에 서약서를 쓰잖아요. 한동대에 입학하면 기독교적 교육을 받을 것을 서약한 것 때문에 채플이나 신앙교육을 듣는 거지 그거 아니었으면 안 들었을 것 같아요. 또 예를 들어서 한동인성교육은 신앙 과목이 아닌 인성교육이잖아요. 모든 신입생을 인성교육 하는 것에 대해 기대하고 들어갔는데, 오시는 분들은 어느 교회 목사님, 장로님처럼 다 교회에서 종사하시는 관련된 분들이고. 그리고 창조와 진화를 들어갔는데, 수업 이름이 창조와 진화로 돼 있어서 창조와 진화를 비교하면서 가르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여태까지 진화론을 배워왔으니까 이제 창조론만 배울 거다라는 느낌이었어요. 일방적으로 진화론을 비판하는 수업이어서 그거를 들으면서 거부감이 더 많이 생겼어요. 아까 말한 대로 신앙모임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기독교에 다가갈 수 있는 건데, 굳이 그런 신앙 과목을 강요하면서 듣게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D: 우리 학교 특유의 필수과목들이 몇 개 있잖아요. 그리고 교수님 재량에 따라 만들어진 과목이 있는데 이런 것들은 최신의 정보나 어떤 논의가 수업에 업데이트되잖아요. 교수님들이 관심이 있으시니까. 그러면 내가 진짜 학문을 하고 있다 라던지, 내가 실생활에 와 닿는 공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창조와 진화’ 같은 경우는 95년에 썼던 대본을 계속 쓰는 느낌인 거에요. 분명히 진화론도 진화론 나름의 어떤 논의가 진행됐을 거고, 거기에 반하는 창조론에 대한 어떤 논의도 이루어졌을 텐데, 그런 논쟁은 아예 없어지고, 95년도의 논쟁들이 계속 다루어지는 느낌인 거에요. 예를 들면 14학번들이 하는 PT를 보면 제가 공부했던 거랑 똑같은 구조인 거에요. 똑같은 답변이 14년 후에도 전달되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학회가 가만히 있는 것도 아니고. 매년 열릴 테고 그런 논쟁이 있을 텐데 필수과목들에 대한 업데이트가 잘 안 된다는 게 전 되게 좀 답답하더라고요. 업데이트 안 된다는 것을 새내기들이 분명 전해 들을 텐데 그렇게 되면 흥미도 떨어지고, 강요 받는다는 느낌도 들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듣지 말라고 할 수 있는 과목도 아니고.

사회: 이번에는 우리 학교가 내세우는 인성훈련에 대한 교육이 잘 구성되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보도록 하겠습니다.

B: 신앙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생각해 보면 한동대의 가장 큰 장점은 팀 제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이유가 다른 학교의 기숙사를 가게 되더라도 아는 학생이랑 쓰게 되고, 과가 정해지면 그 과 사람들만 4년 보고 졸업하거든요. 우리 학교 같은 경우는 진짜 독특하게 팀제도가 있어서 나랑 전혀 상관없는 학부에 나랑 전혀 상관없는 가치관을 가진 서로 다른 애들을 4년 동안 4번 만나게 되게 있었어요. 지금 RC가 생겨서 그렇게까지 다양하게 모이지는 못하겠지만. RC 같은 경우는 대부분 20~30% 같은 팀 사람이 올라오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가 1학년 때까지만 해도 1, 2명 있으면 진짜 많다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팀이 많이 섞였거든요. 그 동안 내가 자란 환경을 생각해 보면 나랑 비슷한 사람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만 항상 보고 자라다가 팀 제도를 하게 되면서 저런 사람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가졌었는데 그렇게 하면서 사람을 배웠던 것 같아요. 특히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건지. 이 사람이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내가 어떻게 해야 하고, 또 선후배 관계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맞는 건지에 대해서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다양한 걸 경험할 수 있는 건 팀 제도가 있기 때문이고, 저 1학년 때까지만 해도 고학번들이 팀 오셔서 열심히 했었고요. 배워서 남주자 라는 얘기가 이런 부분에서 나오는 거구나라고 얘기 많이 했고요. 기숙사에서도 원하는 사람들이랑 쓰는 게 아니라 무작위로 쓰는 거잖아요. 정말 나랑 맞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그 안에서 내가 어떻게 대해야겠구나 어떻게 해야 내가 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겠구나 라는 걸 많이 느껴서 제 인성 형성에 진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사회 나가서 일 할 때도 그런 경험 자체가 도움돼서 진짜 처음 보는 사람 만날 때도, 이해가 안 될 때도, 그런 경험 안에서 대처하지 않았을까 해서 전 괜찮았던 것 같아요.

사회: 우리 학교가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얘기한 기독교교육, 실무교육, 인성교육을 내세우면서 우리 학교만의 특성을 가진 인재를 배출했는데, 현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예를 들어 입학 정원 감소에 따른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을 통해 우리 학교에도 실질적 타격이 오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 학교도 이제 사회에 맞는 인재배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느냐는 얘기가 들리는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B: 돈에 따라가는 건 물론 좋은 방향은 아닌 것 같아요. 결국, 이렇게밖에 될 수 없는 건 학교의 재정 자체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그 상황에 대해서 한동 공동체가 모두 인지를 하고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더 잘 나가야 할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학교 존폐 자체 문제까지 온 상황이잖아요. 학교가 돈이 진짜 많이 없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 상황에서 우리 자체가 등록금을 인하하려고 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 같은 경우에는 워낙 지원해 주는 기업이 처음부터 없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건실하지 못한 문제가 심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런 걸 막으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가치가 있었는데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된 건데, 우리도 이러한 생각을 같이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다면 여기서 어떻게 더 해봐야 할까가 중요한 요지 같아요. 이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의견은 뭔가 근시안적인 것 같아요. 멀리 바라보면은 학교가 남아있느냐가 문제인데 당장 지금 가치가 훼손된다는 이유만으로 재정적 지원을 받으면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사회: 이 외에도 현재 커리큘럼에 관해서 얘기하고 싶으신 주제가 있으면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D: 교수님 뽑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해서 우리의 가치관 포기하면서까지 기독교인이 아닌 교수님이라든지 우리학교의 가치관에 동의하지 않는 교수님이 올 경우에 그 파급력이 엄청나게 크다는 거죠. 한 분만 비기독교인이더라도, 우리가 왜 예배를 해야 하느냐, 나의 권리를 인정해 달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시작하면 끝이 없는 거죠. 그래서 이 시대의 문제지 않나. 한동의 가치관이 정말 너무 독특해서 이 시대의 지성인들이 따라올 수 없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정말 없구나.

A: 좀 더 안타까운 걸 말씀 드리면 제가 학교에 없던 5년 동안 법학부에 교수님 충원이 세 분 정도 있었더라고요. 근데 그 세 분을 잡지 못했다는 거. 굉장히 탁월하시고 기독교 세계관에 따라서 가르치시고 한동대에 사명을 갖고 왔으나 학교에서 법학부를 대하는 태도에 좀 실망해서 가시는 분들이 좀 많더라고요. 법률대학원 쪽으로 가시거나 판사가 돼서 가시거나 그 정도로 능력 있던 분들인데 다. 그렇게 잡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법학도로서 가장 안타깝습니다. 그분들만 남아계시면 지금 제가 이렇게 교수님에 관해서 얘기할 것까진 없는데….

B: 총장님 자체가 공대 분이셔서 건립할 때부터 교수님들의 인맥이라는 게 사실 같은 분야에 많았고, 신임총장님도 공대 쪽이라서 아마 그런 쪽으로 강조를 많이 하고 싶어 하신 건, 알 것 같아요.

D: 물론 교수 충원이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겠지만, 교수충원이 필요한 사항은 되게 많잖아요 각 학부마다. 문제는 한동대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한동대의 조건을 갖춘 분을 어떻게 찾아낼 것이며 어떻게 불러올 것이냐의 문제거든요. 거기에 있어서 학생들만의 창의적인 제안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E: 교수충원도 되게 절실한데 한동대가 아무리 특수하더라도 인문학이 너무 없는 것 같아요. 인문학이라고 할 게 손화철 교수님의 철학개론, 손화철 교수님 안 계시면 이제 외부 강사님이 오셔서 하는 철학개론밖에 없고. 오히려 그거에 가까운 게 한문에서 논어, 맹자 배우는 거. 그것도 좀 되게 감사했어요. 대학교인데 인문학이라는 게 아예 없고 교양과목에서 다른 게 열리고. 한동대 특성에 맞게 신앙적인 건 다양한 게 많은데 인문학이 없어서 안타까워요. 작년 팀 친구의 경우에는 물리를 하고 싶어서 왔는데 설마 물리가 없을 줄은 몰랐는데 물리 전공이 없는 거에요. 물리학이 아예 없어서 결국 다른 대학교로 편입해서 갔거든요. 정말 그 친구도 기계과에서 1등 했던 인재인데, 학교에 너무 기본적인 게 없는 거예요.

D: 우리 학교 가치관이 工 자형 인재인데, 제일 밑이 순수학문이 아니라 인성과 신앙이잖아요. 그리고 지식적인 학문은 중간이란 말이에요. 저는 그래서 순수과목보다는 응용과목이 많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사람의 근본은 순수과목이 아니라 인성과 신앙이다 라고 얘기하는 거에요 학교는. 工자 인재라는 걸 내걸면서. 지금 하고 있는 게 역사랑 철학 이 정도밖에 없잖아요. 하지만 工 자형 인재의 맨 밑에 과목인 신앙과 인성도 중요하지만, 순수인문학적인 소양도 중요한 것 같아요. 만약 학교에서 교수님을 초빙해서 할 수 없는 정도라면 다른 인터넷 강의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인문학부에 대한 수요가 요즘 점점 커지고 있잖아요.

A: 외부 강사를 쓰시면 교통비와 강사비가 나가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 학교 특성상 지방 먼 곳에 있기 때문에. 강사의 경력에 따라서도 다를 거고.

D: 이런 논의가 주제로 나누어져 심층 토론이 이루어지면 더 생산적일 것 같아요.

사회: 그럼 이것으로 커리큘럼에 대한 좌담회를 마치겠습니다. 긴 시간 동안 함께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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