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신문의 선배를 만나다

한동신문이 200호를 맞아 한동신문사의 선배들을 만났다. 먼저, 한동신문사의 역사를 써내려 가기 시작한 제1대 편집국장 김도일(국제어문 95) 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현재 그는 미국 뉴저지장로교회에서 목회 중이다. 그래서 인터뷰는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현재 MBC기자로 일하고 있는 한동신문사 21기 장미쁨(국제어문 08) 씨를 만났다. 그녀는 인터뷰를 위해 신문사로 찾아와 가감 없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동대에서 기자 생활을 마친 그와 사회에서 여전히 기자생활을 하는 그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대 편집국장 김도일 씨, "후회없이 사랑하고 도전하라"

▲ 사진제공 김도일

Q 어떻게 신문사 1대 편집국장을 맡게 되셨습니까?
첫 입학생으로 한동대에 입학할 당시, 의외로 많은 비기독교인들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동대에서 비기독교인들도 함께 소통하며 공감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는 소박한 동기와 김경회 생활관장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신문창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1학년 겨울 방학 때부터 2명의 95학번 동기와 창간을 준비하여 3월 개강에 맞춰 창간호를 내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1대 편집국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Q 현재 사시가 ‘하나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인데 어떻게 이런 사시를 정하게 되었습니까?
세속적이고 날 선 비판이 서려 있는 글보다는 공동체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자는 취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대학으로서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볼 수 있어야 하지 않냐는 것이 자연스런 공감대였던 것 같습니다.

Q 한동신문의 기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사는 무엇입니까?
제가 4학년 때, 한동신문에서 국제어문학부에 대한 설문 조사와 함께 학부 내의 필요와 문제점 등을 진단하는 분석 기사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이미 저는 한동신문에서 퇴임했지만 다소 비판적인 기사가 나가자 일부 교수님들께서 제가 배후에 있다고 오해하셨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또한, 한국의 유명 목사님들의 삶과 신앙 목회를 인터뷰한 연재 기사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Q 학업과 기자생활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어떻게 균형을 맞추셨습니까?
솔직히 저는 잘 균형을 맞추지 못했습니다. 신문사 하면서 C와 C+를 많이 받아서 나중에 다 재수강 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지요. 그래서 후배들한테 취할 것은 확실히 취해 A를 받고,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라고 했습니다.

Q 신문사의 활동이 이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셨습니까?
신문사 시절 갈고 닦은 글 솜씨가 후에 목회에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좋은 설교도 사실 좋은 글에서 나오기 때문이지요. 더군다나, 언론의 바른 역할과 기능과 정의에 대해 고민하고 직간접으로 배우고 경험하게 되면서 나름 사회를 보는 시야가 확대된 듯 합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본 것도 후에 새로운 사역과 도전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됐구요.

Q 한동신문에 바라는 점은 무엇입니까?
요즘 화두가 소위 ‘소통’이라고 하는데, 한동대 내의 여러 공동체 안에 반갑게 읽혀지고 또 교감할 수 있는 언론이 되었으면 합니다. 발전과 균형을 위해서는 쓴 소리도 분명하게 할 수 있으되, 가능한 대안과 성찰이 함께 담겨 있는 한동신문이 되길 바랍니다.

Q 선배로서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저는 신문 기자를 함에 있어 사적 영역보다는 공적인 책임과 역할이 우선시되고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후배 기자 분들은 몇 배나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공적 책임을 충실히 다 하면서 공부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신문사 생활이 변명 거리는 되지 않길 바랍니다. 학생으로서 본분인 공부도 충실히 하되 학내 기자로서도 부지런을 떠시길 바랍니다.
신문사 이외의 모든 후배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후회없이 사랑하고 도전하라고 말입니다. 대학 시절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때만큼 순수하고 또 치기 어린 때도 없습니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가장 큰 적은 우리 안에 있는 두려움입니다. 도전하거나 두드리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21대 편집국장 장미쁨 씨, "더 자유롭게... 더 적극적으로 한계없이"

▲ 사진제공 포항MBC

Q 언제부터 기자가 되고 싶으셨나요?
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건 대학교 1학년때에요. 근데 그 전에도 좀 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중학교 때도 교지편집부를 했었거든요. 그때도 편집국장도 했었고.. 이런 일을 계속 좋아했던 것 같아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이 좋아서 계속 하려다 보니까 학보사도 들어오게 된 것 같아요.

Q 전(前) 편집국장으로서 한동신문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동신문의 한계는 확실히 그게 있어요. 발행인이 총장인 거. 제가 막 열심히 만들었던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에게 돈을 받아 신문을 내고 싶었어요. 존재감을 알려서. 근데 사실 이게 신문을 잘 만드는 거로는 조금 한계가 있고, 뭔가 결단이 내려져야 하는데… 자치언론이 되야 되거든요. 학보사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덜 객관적이어도, 과학적인 증거가 없어도 괜찮아요. 정말 기자의 진정성이 있으면. 한동대에 답답한 사람들, 교수님들이 많아서 그런데 그게 답이 아니라는 거죠. 사회에 나와서 보니 그래요. 학보사는 학생들 입장에서 쓰면 돼요. 학생들이 봤을 때 이게 문제라고 생각되면 그게 교수들이 봤을 때는 문제가 아니라도 학보사는 문제라고 쓸 수 있거든요. 근데 제가 학교 다닐 때는 ‘누가 봐도 문제여야지 써라’ 뭐 이랬던 거 같아요. 근데 그거는 좀 아닌 것 같고.

Q 학업과 기자생활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어떻게 균형을 맞추셨습니까?

저 학점 잘나왔어요. 4.0넘었죠. 성적장학금도 종종 받았어요. 신문사 하면서 그게 되요. 그런 애들 있어요. 우리도 몇 명 있었어요. 그니까 이게 너무 열심히 하면 안돼 학보사를(웃음). 적당히 있잖아요. 딱 내 기사만 쓰는 거야. 말리면 안 된다니까요. 학보사 부장, 국장들은 기자들이 일을 많이 해야 자기들이 좋거든. 그러니까 자꾸 쪼는데 그거에 말려서 학점을 버리게 되면 부장, 국장들은 학점에 대해서 책임져주지 않거든요(웃음).

Q 한동신문의 경험이 실제 기자를 준비하시는 데 도움이 되셨나요?

별로 그렇게 도움 되는 건 없는데••• 사실 이게 도움이 된다고 얘기 하면 잘못된 얘기니까(웃음). 솔직히 말하면 별로 도움 되는 건 없었는데, 그건 있었어요. 자기소개서를 쓰거나 나 스스로를 설명해야 될 때 기자가 되고 싶다는 걸 가장 솔직하고 진솔하게 알릴 수 있는 게 사실 학보사 경험이거든요. 나는 대학교 때 학보사를 했었다. 그러면 그게 가장 큰 관심이고 열정이고 삶으로 증명하는 거죠. 그런 진정성을 설명하는 데는 좋지 않나 뭐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문제는 기자를 지원 하는 사람들 중에 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진정성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는 거죠.

Q 한동신문 기자와 MBC기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그런 부분은 공통점인 것 같아요. 작은 기사든 큰 기사든 쓰고 나면 뿌듯하고. 그런 만족감이라고 해야 하나? 진짜 그런 느낌이 있어요. 기사를 다 쓰고 나서 느끼는 기쁨, 희열. 그런 부분은 같은 것 같아요. 차이점이라고 하면, 밖에서는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취재해야 될 게 많이 보여요. 문제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학보사보다 더 빨리빨리 움직이죠.

Q 중립을 지켜야 된다든지,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든지, 학보사 때 느끼고 생각했던 고민들이 MBC 기자를 하면서도 이어지나요?

언제는 깠다가 언제는 어르고, 다시 깠다가 다시 어르고. 이러면서 언론은 그 세를 과시하는 것 같아요. 또 그런 걸 잘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사회 언론에서는. 까서 저쪽에서 반응이 오면 ‘어 그러면 이렇게 좀 해줄게’ 그런 거? 일종의 밀당이죠.
그런 과정에서 양심과 진정성을 가지고 기자생활을 계속 하는 게 쉽지가 않은 것 같아요. 밀당이 계속 반복되면 그 안에서 진정성을 느끼기가 어렵잖아요? 남자친구랑 여자친구랑 사귀는데 여자가 계속 밀었다 당겼다 그러면 남자 입장에서는 정말 사랑은 어디 있는 건지… 너의 영향력은 매우 느껴지지만, 정말 너가 나를 사랑하는 지는 잘 모를 수 있잖아요. 그런 과정 속에서 그래도 초심이나 양심이나 진정성을 가지고 보도를 해야 되잖아요? 그런 보도도 해야 되고 하니까… 뒤죽박죽 섞여서 사니 정신이 없고 사명감을 갖고 기자생활을 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구나 싶어요. 밖에 사람들은 기자라면 당연히 양심이나 사명감을 가지고 살 거라고 예상하고 우리에게 그걸 기대해요. 근데 막상 기자가 되고 나서 보면 위계질서가 굉장히 강한 조직이고, 그런 틈바구니 속에서 내 양심을 유지하고 실현하면서 살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죠.

Q 선배로서 후배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제가 앞서 얘기했던 거요. 빨리 발행인 바꾸라는 거. 좀 더 자유롭게 독립하라는 거. 더 적극적으로. 한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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