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치 2주 이상의 부상을 당하면 감봉, 3회 이상 부상당하면 정직, 대원이 순직하면 함께 출동한 대원도 견책.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위험에 빠진 이들을 구하는 소방관이 지켜야 하는 ‘안전수칙’을 어겼을 시 받는 징계다. 원칙인 3교대를 완벽히 지키는 곳을 찾기 힘든 나라에서 봉사하며 그들은 사람을 구하는 일조차 징계라는 멍에를 지고 일한다. 그래서일까? 2011년 있었던 소방관들의 잇따른 자살, 전체 소방관 중 13%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현실이 슬프지만 이해된다.
전, 현직 소방관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소방의 소리’에 올라온 글을 보면 이송 중 환자에게 구타당한 소방관. 교육기관이 부족해 승진하지 못하는 소방관까지. 국가와 국민이 그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방화범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국가는 인원이 부족한 소방관들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가? 노후율 17%의 소방차량? 노후율이 20%에 달하는 개인안전장비? 질문을 바꿔보자.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당신은 어떠한가? 소방관이 죽음을 무릅쓰고 뜨거운 화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당연하다고 느끼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그들이 다른 생명을 위해 자신의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져도 그들을 기릴 수 있는 묘역이 전체 묘지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은 알고 있는가?
소방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그들을 음지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알면서도 지원하지 않는 국가와 앞과 뒤가 다른 상위 기관, 그리고 그들의 봉사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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