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에서 강의한지 10년이 되면서 많은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분야가 상담 심리라서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재학 중, 혹은 졸업하고 직장생활과 결혼생활 때문에 찾아오곤 한다. 그들은 가정과 학교 그리고 교회에서 다양한 심리적 갈등을 가지고 대학에 와서 시간을 잘 보냄으로 사회나 직장으로 나가면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대학시절을 허투루 보내서 졸업 후 고통을 당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대학을 졸업하기 전 해결해야 할 내면의 문제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 신앙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대학 이전에는 교회에서 가정에서 부모님이나 목회자로부터 신앙 훈련을 받거나 영향을 받지만 졸업 후에는 독자적 신앙인으로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있어야 한다. 독립적인 신앙을 확립하지 못하면 의존적 신앙인으로 살거나 세상에 휩쓸려 자신의 신앙을 잃어버리기 쉽다. 두 번째는 인간관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의 지식이나 신앙은 인간관계 속에서 결과를 나타낸다. 대학 재학시절에는 신앙과 학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학생이 직장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사무실을 찾아오는 학생들이 종종 있다. 대학교에서는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신앙과 학문을 소통 할 수 있다. 그러나 직장생활에서는 자신의 신앙과 인격은 인간관계를 통해서 결과가 드러난다. 그래서 훈련되지 않은 신앙과 인격은 직장이란 현장에서 좌절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란 동등한 관계에서부터 상하관계, 그리고 불평등한 관계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으면 인간관계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자기파멸의 길로 인도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의 믿음과 신앙은 훈련을 통해 완성되어 가는 과정이다.
 
세 번째는 과거와의 단절이다. 우리의 삶은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시간 속으로 흘러가게 된다. 단지 흘려 보내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주님은 우리의 죄를 사해주시고 오늘 새롭게 힘을 주시만 내가 과거에 연연하여 지금 여기서 역사하는 주님과 동행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신앙은 힘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항구에 묶여 있는 배처럼 엔진을 돌리고 닻을 올리며 항해하려고 하지만 힘은 쓰되 항해는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넓은 바다로 나가기 위해서는 묶여 있는 밧줄을 끊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과거에 얽매여 있는 한 미래로 나가지 못한다. 두려움, 슬픔, 좌절, 분노와 같은 감정과 나를 무너뜨리려 하는 모든 것은 과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장기간 훈련을 하게 된다. 국가는 선수촌이 좋다고 올림픽에 나가지 않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지는 않는다. 대학도 대학생활이 좋다고 마냥 대학에 눌러 앉는 학생을 원하지 않는다. 대학이란 세상이란 대회장에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일 뿐이다. 여러분의 대학생활은 이처럼 훈련의 장이요 전쟁터로 가는 군사들을 훈련시키는 곳이다. 과거는 역사(History)고 미래는 미지(Mystery)의 세계이며 오늘만이 주님이 주신 선물(Present)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주님이 주신 선물로서 대학생활을 만끽하기를 바라며....
 
김세준(한동대상담대학원 겸임교수/현대드라마치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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