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 너무나 무거운 부담을 안고 신문사 국장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사회문화부 출신입니다. 사회문화부 출신의 신문사 편집국장은 흔치 않습니다. 아무래도 대학보도부 기자나 부장들보다 학교 문제에 대해 아는 것도 적었고 안면이 있는 교수님도 전혀 없었으며 행정 능력은 전무했습니다.


신문사에 산적한 문제들도 많았습니다.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고 기자 수는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신문사를 운영하며 실수도 매우 잦았던 것 같습니다. 모두 후회되는 일 투성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이 있었기에 학기가 시작하기 전 매우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론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한 가지에만 집중하자’였습니다. 제가 신문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능력도, 시간도 없다면 그저 우리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한 가지만 고민하자고 결심했습니다.


한동신문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입니다. 그리고 이 고민을 ‘하나님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라는 우리만의 독특한 사시와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는 것입니다. 이 것 외에 다른 것은 모두 부차적인 고민들일 뿐입니다.


처음에는 ‘기자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이 무척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언론 전공이 아닌 국제지역학을 전공하고 있던 저에게 기자는 글이 아닌 몸으로 배워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소회를 밝히며 말할 수 있는 것은, 기자란 ‘사실의 전달’만을 목적으로 삼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기자는 사실을 보도할 뿐입니다. 그리고 사실을 보도하기 위해 기자는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고,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사실은 대체로 불편한 것들이며 기자는 그러한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주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학교를 홍보하는 기관에서 담당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장의 역할은 ‘이 기사가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얼마나 많이 담아내고 있는가’를 평가하여 신문 지면에 싣는 일일 것입니다. 이번 학기 제가 고민한 것은 이 한가지뿐이었습니다. 물론, 저는 지탄 받아야 마땅합니다. 학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이러한 저의 고민을 모든 기사에 묻어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의 끝없는 욕심과 무리한 요구에도 조금 더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기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신문사는 모두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신문사는 더 발전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말하겠습니다. 신문사는 편견 없이 바라보겠습니다. 이번 학기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다음 학기에도, 그 다음 학기에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한동신문사 기자들에 주목해 주시고, 그들이 쓴 기사에 주목해주시길 바랍니다.
보도할 뿐, 판단은 여러분들에게 맡깁니다.

 

 

오상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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