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씨를 만나다.

언론은 세상을 보는 틀을 제공한다. 기자들이 작성하는 기사가 읽는 이에게 하나의 세상이 되는 셈이다. 기자가 보는 눈이 곧 새로운 세상이 되어버린 언론의 시대, ‘모든 시민이 기자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오마이뉴스를 운영하는 오연호 대표를 만났다.

Q 오마이뉴스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1988년부터 12년간 월간 <말>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말>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서 저항하다 투옥됐던 언론인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대안언론이었습니다. 그것은 비주류 대안언론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 곳에서 일하면서 대한민국 언론문화의 잘못된 점을 재야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보수성향이 강한 주류언론이 시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것이 당시 언론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언론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시민의 기자화를 통한 언론의 민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저는 언론소비의 민주화뿐 아니라 언론 컨텐츠의 생산과정도 민주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00년 2월 전세계 최초로 시민기자제도를 도입한 오마이뉴스를 만들었습니다.

Q 바른 언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바른 언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시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것보다는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중점을 두고, 진실을 바르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특히 언론은 그 시대 사람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기자마다 철학과 가치관이 다르니 그들에게서 다른 기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세상에 갇히지 않도록 경직되지 않아야 합니다. ‘진실’은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으니까요.

Q 오마이뉴스는 언론 통제 등의 보도지침에서 자유롭나요?
오마이뉴스의 편집철학은 ‘열린 진보’입니다. 열린 진보는 기본적으로 진보이되 경직된 진보에게 회초리를 들고, 생산적이고 양심적인 보수와는 악수를 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런 편집철학을 바탕으로, 오마이뉴스는 권력과 자본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내부방침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으로부터 받는 광고가 편집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오마이뉴스의 편집과정은 시민기자들에게도 다 공개되고 있기 때문에 광고주의 영향력보다는 시민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그 반대가 된다면 가장 먼저 시민들이 문제를 삼을 것입니다. 오마이뉴스가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이 바로 유료독자인 <10만인클럽>입니다. 그들은 월 1만원을 내는 유료독자인데, 이 모집에 현재까지 총 1만 8천명이 참여해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큰 힘을 실어줬습니다.

Q 시민언론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시민언론의 장점은 무엇보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어젠다 셋팅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전문 언론인이 아닌 시민 개개인의 손끝에서 뉴스가 만들어지니까 삭제 어젠다 설정의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나의 체험’이 곧 뉴스가 됩니다. 기성언론은 직업기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또 정부나 기업의 출입기자실을 통해 얻은 정보가 많다 보니 시민의 눈높이에서 어젠다셋팅을 하는 것은 좀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체험’으로 쓰인 기사가 시민언론이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나의 체험’이 중심이 되면 기사가 다소 주관적인 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터넷공간에서는 이런저런 ‘나의 기사’들을 소비자들이 종합적으로 보고 자기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단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세상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에게 세상을 전해줘야 한다. 오연호 대표가 주창하는 ‘시민언론’은 평범한 시민들이 바라보는 시민을 위한 언론이라는 점에서, 세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더 많은 이들이 보는 세상을 나누는 것, 그것이 바로 올바른 언론이 아닐까.

박형민 기자 parkhm@hgupress.com

*어젠다 셋팅: 매스미디어가 어떤 의제를 중요하게 다룸으로써 일반 수용자들이 그 이슈를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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