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방식의 새로운 기부문화 조성돼

지난 5월, 국내에서 ‘미리내 가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형태의 기부운동이 시작됐다. 현재 이 운동은 주로 요식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가게의 손님이 자발적으로 음식값을 미리 내고, 누구나 조건 없이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기부문화이다.

서스펜디드(suspended) 커피 운동, 국내에서도


미리내 가게는 세계 전역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서스펜디드(suspended) 커피 운동이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례이다. ‘서스펜디드(suspended) 커피’는 커피를 사 마실 수 없는 형편의 노숙자나 불우한 이웃을 위해 미리 돈을 내고 커피를 맡겨두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약 100년 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지방에서의 한 커피숍의 나눔 활동에서 유래됐다. 이 운동은 2010년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에 이탈리아에서 ‘서스펜디드 커피 네트워크’란 페스티벌 조직이 결성되면서 최근에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생활 속 기부운동


미리내 가게 운동은 경남 산청의 한 커피숍에서 처음 시작됐다. 그리고 현재 수도권과 강원, 전남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가게는 약 100여 개에 달하며, 전국적으로 약 40여 개의 가게가 동참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커피숍과 음식점뿐만 아니라 소형 마트와 골프 연습장도 이 운동에 동참해, 분야와 범위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미리내 가게 운동을 기획한 동서울대학교 김준호 교수는 “누구든지 생활 속에서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문화를 만들고자 미리내 가게를 기획했다”며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한 이 운동이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 놀랍다”고 전했다. 기부가 생활 속 습관처럼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작은 운동이 많은 사람들의 자발적 동참을 유도해 대규모의 기부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어 김 교수는 “앞으로 미리내 가게 운동을 사회적 기업들과 연계하여 수익을 창출해내고 사회 전체의 이익을 실현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며 “미리내 가게를 통해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새로운 기부문화를 창출해낸 미리내 가게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에 더 이바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윤준영 기자 yoonj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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