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족의 증가로 1인 가구 소비시장 커져

솔로 이코노미는 미국 뉴욕대 에릭 클라이넨버그(Eric Klinenberg) 교수가 퍼낸 <고잉 솔로> (Going Solo)라는 책에서 처음 소개된 용어다. 이는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경제형태를 의미한다. 2011년에 실시한 통계청의 가구 동향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연간 소비지출액은 약 50조 원으로, 국내 전체 소비의 12%를 차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에도 솔로 이코노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개인적 요인 영향 받아 형성


최근, 새로운 경제 형태인 솔로 이코노미가 등장한 요인은 다양하다. 서정주 KB 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원은 SBS CNBC <집중분석 takE>에서 “1인 가구가 매년 증가해 이들을 위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불경기가 개인의 소비를 감소시켜 소용량, 소포장 제품들을 선호하는 패러다임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 경기불황이 새로운 경제형태를 만든 것이다. 또한, 개인의 가치관 변화가 여기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진미영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교수는 “과거에 비해 20, 30대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며 “자신의 자아발전과 사회적인 활동들을 위해 가정을 이루며 사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 1인 가구가 증가해 솔로 이코노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성공을 과거의 덕목보다 더 중요시 여기는 풍조가 솔로 이코노미의 등장을 이끈 것이다.

‘나만을 위해’ 더 작고 더 효율적으로


솔로 이코노미의 핵심적인 특징은 4S(Small, Smart, Selfish, Service)로 정리된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시장의 추세가 더 작고(Small) 똑똑한(Smart)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자신만을 위한(Selfish) 새로운 서비스(Service)가 등장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유통, 가전, 식품, 서비스 등 많은 분야에서 솔로 이코노미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TV홈쇼핑과 온라인, 모바일 쇼핑에서는 ‘나홀로족’을 겨냥한 기획상품이 많이 출시됐고, 미니 세탁기와 핸디(handy) 진공청소기를 비롯해 많은 소형 가전제품은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관계자는 “1인 가구 가전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1인 가구 시장을 노린 제품 판매 전략이 많은 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서비스 시장에는 1인 가구들을 위해 각종 심부름을 하는 이색 서비스업인 헬프 서비스(help service)가 등장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헬프 서비스는 가사일부터 음식 사오기, 장보기 등의 잡다한 일들까지 혼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업무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업은 현재 수도권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그 범위를 차츰 넓혀가고 있다.

산업 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30년에는 1인 가구가 709만 가구 이상으로 늘어나 1인 가구 예상 소비지출이 현재보다 세 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 내부적으로 다양한 판매 전략이 수립되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솔로 이코노미가 미래 경제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윤준영 기자 yoonj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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