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네다

워킹 푸어(Working poor)란 일하는 빈곤층이라는 뜻으로, 열심히 일해도 저축을 하기 빠듯할 정도로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계층을 가리킨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칭하던 이 단어는 최근 들어 학자금 대출, 월세 등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까지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곤한 청년들을 도와주기 위한 단체가 있다. 바로 토닥토닥협동조합 (이하 토토협)이다.

토토협의 설립 이유


토토협은 청년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협동조합으로 서로 도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행 고용보험제도는 취업자를 중심으로 운용돼 구직자와 실업자 그리고 아르바이트생들은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을 경제적 늪에서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토토협이다. 김정경 사무국장은 토토협을 만든 계기에 대해 “청년유니온 조득금 사무국장님이 포커스 인터뷰라는 것을 진행하며 청년들이 생활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청년유니온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모든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상호부조시스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토토협을 만들었다”며 토토협의 취지를 설명했다. 작년 7월 추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구성되고 올해 2월에 설립된 토토협에는 만 15세에서 39세의 청년이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경제적 도움을 넘어서 문화생활까지


토토협의 활동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금융협동과 토닥협동(생활/재능 나눔), 그리고 문화활동이다. 우선, 금융협동은 조합원들이 매달 최소 5000원에서 최대 50000원까지 십시일반 출자한 금액을 바탕으로 긴급생활자금대출, 소액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2013년 2월 23일 창립 이후, 토토협은 현재 3000만 원이 넘는 출자금이 쌓였고 총 17건의 대출이 진행된 상태다. 시중은행에서는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과 이자가 책정되지만 토토협에서는 토닥 협동에서 활동했을 때 부여되는 토닥씨앗이 일종의 마일리지처럼 작용해 이를 기준으로 대출이 진행된다. 또한, 재무상담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동시에 청년들에게 주도적인 재무습관을 형성시켜주고 경제적 자존감을 키워주려 노력한다.


토닥협동은 조합원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나누는 활동이다. 현재 ▲일본어 ▲철학책 읽기 ▲포토샵 ▲목공 ▲통기타 소모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조합원들끼리 재능을 나누는 것이기에 비용절감의 효과는 물론이고 협동심과 공동체 정신을 키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일손 돕기, 봉사활동도 진행된다. 토닥협동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게는 대출 지급의 기준이 되는 토닥씨앗이 부여된다. 토닥씨앗을 매개로 금융협동과 토닥협동은 순환구조를 이뤄 ‘관계’금융의 형태를 띠게 된다.
금융이나 생활에서의 도움 외에 청년들을 위한 문화적 활동도 제공하고 있다. 리빙 라이브러리처럼 책이 아닌 사람을 대출해서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사람책’, 캔맥주를 마시며 함께 영화를 보는 소소한 ‘캔맥영화제’를 매달 진행하고 있다. 캔맥영화제에서는 조합원들이 직접 만든 단편영화들을 상영한다. 이에 대해 김정경 사무국장은 “문화적 활동을 제공하는 이유는 조합원들이 비용 부담을 느끼지 않고도 문화생활을 즐기며, 자본에 포섭되지 않는 우리만의 건강한 놀이 문화를 만들면 좋을 것 같기 때문”이라며 “조합원들을 만나다 보면 ‘외롭다’, ‘놀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런 문화적 활동들이 그런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토토협에 대해 “우리는 ‘협동’을 책으로만 배운 세대라고 생각한다. 협동보다는 ‘경쟁’이 더 익숙한 사람들인 것이다. 그 속에서 오직 청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조합원 각각이 주체가 돼 협동을 이뤄내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토토협 활동이 비단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사실을 협동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강지영 기자 kangj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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