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자립마을을 꿈꾸는 김정흠 위원장을 만나다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서 사는 우리는 에너지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호주에는 크리스탈 워터스(Crystal Waters)라는 생태 마을이 있다. 이곳은 ‘땅을 살리고, 인간을 살리고, 이웃을 살리자’는 퍼머컬쳐(permaculture)의 개념에서 세워진 마을이다. 한국에도 이와 같은 목표를 지닌 마을이 있다. 전주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임실 중금마을은 에너지 자립마을로써 대체에너지 사용과 자원 절약을 실천 중이다. 중금마을에 대해 김정흠 마을운영위원장의 말을 들어봤다.

Q 에너지 자립마을을 계획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2008년, 풍력발전기와 자전거 발전기에 관한 워크샵이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에 각종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화석연료의 고갈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지구 온난화와 같은 심각한 환경 문제를 접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워크샵 내용은 제게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로 일어나는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자립마을 설립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Q 중금마을이 에너지 자립을 하게 된 과정과 현재 이를 위해 실천하고 있는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워크샵을 통해 에너지에 관심을 갖게 된 지 1년 후, 에너지로부터 자립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주민이 행복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것을 큰 목표로 삼았고요. 이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생각해낸 첫 번째 방안이 재활용 분리수거의 생활화에요. 이는 자원을 재활용함과 동시에 태워서 처리하는 일반 쓰레기를 줄여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우리 마을은 이런 활동을 통해 쓰레기가 없는 생태적인 마을이 되는 거죠. 현재 4년째, 재활용 분리수거의 생활화를 진행 중입니다.

두 번째는 자연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2010년도에 에너지 관리공단에서 하는 *그린 빌리지 사업 중 하나인 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을 유치해 총 31가구 중 10가구와 공공시설 두 곳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했어요. 현재 전체 가정용 에너지의 75%를 태양에너지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화석연료 없이 농사를 짓는 농업 녹색성장입니다. 이것은 농산물의 파종, 경운, 수확, 가공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량을 표기해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죠.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 대신에 축돈을 순환시키는 자원진화를 실시해 탄소배출량을 줄임으로써,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점차 사라져가는 화석 에너지의 사용을 줄일 뿐 아니라, 화석 연료를 크게 사용하지 않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됩니다.

Q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드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만약 어려움이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나요?

처음부터 주민들이 중금마을을 에너지 자립마을로 만드는 것에 선뜻 동의해 주진 않았죠. 쓰레기를 태우지 않는 것 등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지속적인 설득과정과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을 통해 지금은 주민들이 에너지를 아끼는 활동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주민 모두 분리수거를 하고 화석에너지를 자연에너지로 대체해 사용하는 것, 그리고 화학비료 대신 축돈을 사용하는 것이 몸에 배어 익숙합니다. 뿐만 아니라 매년 3,000명 이상의 외부인이 우리 마을을 방문해 환경 교육을 받고, 직접 마을에서 시행하는 활동들을 체험해보고 있기도 합니다.

끝으로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기후변화시대에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생명보존 등 가장 근원적인 것에서부터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에 더해 “우리는 취업 등에만 너무 치중해 맹목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의미 있고 재미있는 삶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합니다”고 전했다.

강지영 기자 kangjy@hgupress.com

*그린 빌리지 사업 :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여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마을로 만드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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