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금강소나무숲길에 다녀오다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국보 1호인 숭례문과 광화문의 복원에 쓰인 금강소나무가 길을 따라 서식하는 국내 최대 군락지이다. 또한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다수 서식하는 생태?문화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요즘 전국에서 숲길과 걷는 길이 인기지만 일일 탐방인원을 제한하여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어 더욱 특별한 금강소나무숲길에 다녀왔다.

놀러 와요, 대자연의 품으로


울진 금강소나무숲길은 경북 울진 소광리 일원의 금강소나무숲과 왕피천, 불영계곡, 통고산과 같은 지역의 빼어난 산림과 생태를 품은 숲길로 산림청이 2010년 7월부터 운영해 오고 있는 '제1호 숲길'이다. 금강소나무숲길에는 3개의 숲길이 조성돼 있는데 ▲1구간은 두천1리에서 소광2리 구간(13.5km) ▲2구간은 소광2리에서 광회리 구간(12km) ▲3구간은 소광2리에서 500년 소나무 순환 구간(16.3km)으로 이뤄져 있다. 기존 하루 탐방객 80명에게 출입이 허용되던 1·3구간 외에 2구간이 토·일요일에 한해 하루 20명 이내의 탐방객들에게 최초로 시범 개방된다.


금강소나무숲길은 난립하는 각종 상업시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다른 지역 생태탐방로와 달리 탐방 인원을 제한하고 주민이 숲 해설가로 참여하거나 전통주막과 민박, 도시락 등을 공동 운영해 소득을 분배하는 등 '공정여행, 책임여행'의 대표적 명소로 꼽히고 있다. 숲길 탐방은 전 구간에 숲 해설가가 동행하며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제로 접수한다. 이곳은 금강소나무를 비롯한 수많은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 80명 사전 예약제로 탐방객을 제한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만여 명의 탐방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개울 건너 숲길 지나 금강송을 마주하다


아침9시, 3구간의 출발장소인 울진 소광리에 도착하면 숲 해설사가 숲길에서의 주의점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한다. 이후 간단한 체조를 하고 숲 해설가의 인솔 하에 숲길로 들어선다. 탐방로를 안내하는 해설사분들은 대부분이 마을 주민들로 이뤄져 있고 숙박과 식사 또한 마을에서 할 수 있다. 얼마 높지 않은 고개이지만 처음부터 오르막이 시작됐다. 무더운 날씨 탓에 굵은 땀방울이 이마와 콧잔등에 맺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는 곳곳 때 묻지 않는 자연의 신비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구간마다 이어지는 우렁찬 계곡물소리, 산새소리, 수수한 야생화들이 금강소나무숲길에 온 탐방객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길이 항상 젖어있다 해서 이름 붙여진 저진터재와 예전에 삼이 많이 있어 너삼밭재라 불린 곳을 지나 걷다 보면 금강소나무군락지에 다다른다. 이곳은 금강송의 남방한계선으로 국내 최대 군락지이다. 병풍처럼 곧게 뻗은 금강송들은 마치 하늘이라도 찌를 듯한 기세로 그 웅장함을 뽐냈다. 일 년 내내 초록색 잎을 자랑하는 금강송은 유난히 붉고 6각형인 껍질이 거북등처럼 생겨 고고한 품격을 자랑한다. 금강송은 150년 이상 되어야 명품 목재로서 가치를 지니고 문화재용으로는 300년 이상의 고목이 쓰인다. 금강소나무군락지 곳곳에 노란 띠가 칠해져 있는 금강송들이 눈에 띈다. 이러한 금강송은 향후 100~150년 후면 문화재 개보수용으로 사용될 나무를 의미한다. 1시간 정도의 금강소나무군락지 설명이 끝난 후,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돌아오는 길에는 시원한 계곡에 발도 담그며 종일 걸었던 피로를 풀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최소 3일 전에 홈페이지(www.uljintrail.or.kr)를 통해 날짜와 코스를 사전 예약해야 출입할 수 있다. 또한 매주 화요일은 쉬는 날이다. 싱그러운 옅은 녹색으로 가득한 계절, 하늘과 맞닿은 산속의 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김한솔 기자 kimhs@hgur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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