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아리랑길, 한눈에 담는 아름다운 절경

밀양 최고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꼽히는 영남루의 모습 사진기자 윤하지

경상남도 밀양에는 '걷고 싶은 길', 밀양아리랑길이 있다. 그 이름도 멋스러운 이 둘레길은 휴양을 즐기는 녹색 길로 트레킹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역사와 문화, 유적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길


밀양 아리랑길은 밀양의 역사와 문화, 유적지를 하나로 연결하는 둘레길이다. 이 길은 밀양강을 따라 걷는 코스로 설계돼, 역사의 흔적과 함께 강의 풍치 또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밀양 아리랑길은 세 코스로 나뉜다.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세 코스는 모두 이어져 있어 밀양 시내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1코스는 국내 3대 누각 중 하나로 불리는 영남루를 시작으로 밀양 읍성, 관아 등으로 이어지는 밀양의 대표적인 역사 탐방코스다. 이 코스는 밀양강 둘레에 위치한 문화 유적지를 관람하도록 구성된 산책길이다. 2코스는 향교와 손씨고가, 시립박물관과 추화산성을 잇는 산지형 코스로 등산객들의 방문이 많다. 이 코스는 예로부터 밀양의 군사적 요충지였던 추화산의 정상을 둘러싼 추화산성에 올라서서 밀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3코스는 용두목에서 금시당수변길, 월연정으로 이어지는 자연 탐방코스다. 여기에는 영화 '똥개'의 촬영지로 유명한 용평터널이 포함돼 있어 그 인기가 높다.

최고의 누각 영남루에서 삼문송림까지


1코스의 시작은 국내 최고의 누각 중 하나로 평가받는 영남루다. 이 누각은 강물 위 높은 절벽에 자리하고 있어, 난간 아래로 보이는 밀양강이 감탄을 자아낸다. 이곳은 삼삼오오 짝을 이룬 대학생과 가족 단위로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밀양강을 타고 올라온 청량한 바람은 영남루에 올라선 관광객들에게 짜릿한 시원함을 선사한다. 한참을 마루에 누워 눈을 감고 휴식을 즐기던 윌리엄 매튜(William matthew, 26) 씨는 "불어오는 바람이 좋아 자주 찾는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1코스에는 영남루 반경 1.5km 내에 역사 문화 유적지가 즐비해 있다. 영남루에서 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기면, '굳세어라 금순아'의 작곡가 박시춘의 생가와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간직한 무봉사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영남루 바로 아래 위치한 아랑각은 아랑 전설과 관련된 곳으로, 얼마 전 드라마 '아랑사또전'이 방영되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아랑각을 지나 강변을 따라 쭉 걸으면 삼문송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삼문송림은 수령 100년 이상 된 소나무 2,0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도심 속에 조성된 소나무 숲으로, 자유롭게 휘어자란 소나무가 얼기설기 얽혀 있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3코스, 자연의 숨결과 옛 선비의 멋을 느낄 수 있어


삼문송림을 지나 이정표를 따라 용두교를 지나면 3코스가 시작된다. 밀양 아리랑길의 세 코스는 1코스와 3코스가 먼저 만나고, 그 뒤를 이어 2코스가 이어진다. 3코스는 용두산공원 전체에 꾸며진 산책길이다. 이 산책로는 1인이 걸을 수 있는 너비로 조성되어 타인이 아닌 산과 동행하는 느낌을 준다. 또한 자연과 맞닿은 이곳은 관광객들에게 푸르른 자연의 숨결을 선사한다. 산책로 중간중간에 설치된 나무데크는 편안한 발걸음을 이끌고, 산 둘레에 핀 꽃과 그 향은 관광객들의 감각을 깨운다. 3코스는 길 곳곳에 옛 선비들의 멋과 기운 또한 담고 있다. 코스 중간에 위치한 금시당, 월연정은 조선 시대 지어진 건축물로 수려한 풍광 속에 자리 잡아 밀양의 대표적인 절경으로 꼽힌다.

밀양은 걷기 좋은 도시로 작은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아리랑길은 15km로 9시간이면 완주가 가능한 길이지만 밀양 지역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도록 조성됐다. 이곳은 이정표 설치와 더불어 모든 안내가 잘 돼 있어 관광하는데 불편함도 없다. 밀양 아리랑길은 비록 화려하고 웅장한 볼거리가 넘치는 곳은 아니지만 지친 몸에 자연의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여행지다. 방학을 맞아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밀양으로 떠나보자.

박가진 기자 parkg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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