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나는 비율… 돌아오게 할 방안 찾아야

우리 학교의 A학우(21)는 얼마 전부터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 그는 “교회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다”는 이유로 주말 예배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자신을 기독교인이라 생각하고 성경의 말씀을 유일한 진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B씨(48)는 주일이 되면 교회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혼자 예배를 드린다. 이직으로 인해 먼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교회에 출석하지 않고 집에서 혼자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가나안 교인 약 100만 명… 이들은 누구?


이들은 소위 ‘가나안 교인’이라 불린다. 거꾸로 읽어 ‘안나가’라는 뜻을 가진 신조어이다. 다시 말해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있지만 다니던 교회를 그만두고 혼자 예배를 드리거나 새로운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 사상은 무교회주의의 일종으로 최근 기독교 내에서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이하 한목협)는 전국 7대 도시 18세 이상 기독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집계한 결과 기독교인의 10% 정도가 가나안 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렇게 많은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떠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4월 25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열린 ‘갈 길 잃은 현대인의 영성’ 세미나에서 발표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가나안 교인이 된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30.3%는 ‘자유로운 신앙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교회에서의 강요적이고 형식화된 신앙이 어느 정도 부담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높은 비율인 24.3%는 목회자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꼽았다. 현재 가나안 교인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김모 씨는 “요즘 많은 교회들에서 잘못된 목회자들이 많다. 그래서 어느 교회에 가든 목회자들에 대한 신뢰가 쉽게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교인들에 대한 불만(19.1%) ▲신앙에 대한 회의(13.7%) ▲시간이 없어서(6.8) ▲개인적인 이유(5.7%)가 그 뒤를 이었다.

분명히 잘못된 현상, 그러나 해결책은 ‘아직’


가나안 교인들의 평균 교회 출석 연수가 10년 이상이었던 것, 그리고 가나안 교인 중 다수는 청년층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 등으로 봤을 때 이들의 교회 이탈 현상은 한국교회의 큰 손실임이 분명하다. 교목실 김형겸 목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교회에서 충실하게 활동했던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정말 큰 문제다. 이 사람들의 수도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현상에 대해 교인들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교회의 잘못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무교회주의로 빠지는 것은 신앙적으로 매우 잘못된 것이다. 기독교는 역사적으로 교회를 기반으로 발전해왔는데, 이것은 기독교의 진리가 교회라는 시스템 안에서 발전돼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독교 신앙에서 교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희망적인 사실은 목회사회학 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나안 교인들의 회귀에 대한 질문에서 ‘가능한 대로 빨리 교회에 나가고 싶다’가 13.8%,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가 53.3%로 다시 교회에 나가고 싶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교회 측에서는 아직 이들을 포용할 만한 특별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회라는 공동체는 그 자체로 매우 큰 중요성을 가진다. 교회 안에서 기독교의 참 진리가 발현될 수 있고 교인들 간의 관계 속에서 배울 수 있는 덕목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교회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은 현재 한국교회가 그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교회의 존재적 목적이 바로 설 필요가 있으며 이것은 앞으로 교회가 차차 풀어나가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윤준영 기자 yoonj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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