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말하는 거짓말

오늘 하루를 돌아보자. 오늘 당신은 거짓말을 몇 번이나 했는가?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자체가 거짓말일 수도 있다. 다양한 학문들이 인간이 거짓말을 하는 이유, 상대방의 거짓말을 알아내는 방법 등 거짓말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하루하루 거짓말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 한번쯤 거짓말에 대한 책을 펼쳐 그들의 말에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입만 열면 거짓말만 하는 <타고난 거짓말쟁이들>


저자 이언 레슬리(Ian Leslie)는 일반적인 진화론자와는 다른 설명을 통해 진화와 거짓말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그는 복잡해진 사회 속에서 형성되는 인간관계가 인간의 진화, 영장류의 뇌 확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에서는 인간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효과에 대해 예측을 잘할수록 생존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즉, 인간은 다른 사람들을 속여서 생존가능성을 높였고 그 과정에서 거짓말이 발달됐다는 것이다. 이언 레슬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기 위해선 자기기만에서 벗어나고 자기 자신에 대해 정직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동시에 우리가 스스로 옳다고 확신하는 것에 대해 의심을 하고 ‘나도 착각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거짓말의 진화적 보편성에 대해 다루고 있는 <타고난 거짓말쟁이들>은 심리학뿐 아니라 뇌과학, 역사, 철학, 예술, 문학 등 다양한 방면에서 거짓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거짓말에 대한 옳고 그름의 판단은 잠시 접어두고 거짓말과 속임수의 역사, 유명인사들의 거짓 행위 등에 대해 많은 예를 제시하며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당신은 정말 착한 사람일까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행동경제학자인 저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인간이 스스로 정직한 사람이라고 합리화하는 동시에 사소한 부정행위를 통해 이득을 얻고자 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인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기심과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자 하는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이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인간의 부정직하고 비윤리적인 행동이 인간관계, 정치, 비즈니스 등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핀다. 동시에 이러한 행동이 스스로 매우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 저자는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를 제시하며 부정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 요인 등을 분석하고 있다.


애리얼리는 인간이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사회적인 전염을 통해 타인에게 전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사소한 부정행위라도 넘어가서는 안 되며 스스로 계속해서 도덕적인 다짐을 할 수 있도록 규범적인 장치를 설치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거짓말의 진화>


사회심리학자인 엘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과 캐럴 태브리스(Carol Tavris)는 인간이 누구나 실수를 저지르지만,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인간은 자신이 틀렸다는 증거를 보고도 자신이 옳다고 말하며, 심지어 자신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거짓말의 진화>는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정당화’가 심리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밝히고 있다. 현실과 자기 존중감이 충돌할 때 자신의 믿음에 맞추어 행동을 바꾸기보다는 행동에 맞추어 마음을 조정하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는데 이때 ‘자기정당화’가 이뤄진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여우가 포도를 너무 먹고 싶은데 너무 높은 곳에 매달려 있어 아무리 노력해도 먹지 못하자 여우가 ‘저건 신 포도일 거야’라고 여기며 포기하는 상황이다.


저자는 인간은 평생 고민 속에 살기 때문에 자기정당화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불가결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심코 하는 자기정당화는 더 깊은 불행 속으로 이끈다고 분명히 경고한다. 처음에는 작은 잘못에 대한 자기정당화로 시작했던 것이 나중에 더 큰 잘못에도 적용되면서 우리의 도덕감각이 둔감해질 수 있다. 자신이 불완전하며 인지부조화 상태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고 어떤 실수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 인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진주 기자 kimjj@hgupress.com
최원영 기자 choiwy@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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