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 열려

지난 4월 25일 제1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전주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날 배우들의 레드카펫 행사를 시작으로 축제에 돌입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예년에 비해 더욱 풍성해진 작품들을 갖추고 전주 영화의 거리 일대에서 5월 3일까지 진행됐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영화를 통한 아름다운 변화, 더 큰 도약을 위한 또 하나의 날갯짓’이라는 주제로 한국, 중국, 인도, 프랑스 등 46개국 190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영화는 기본, 화려한 볼거리는 덤


해방 이후 한국 영화의 메카였던 전주의 영화 역사와 전통을 발전시키기 위해 탄생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올해 14번째를 맞이하게 됐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전 세계 독립 영화의 소통 창구를 마련한다는 비전을 품고 국내외의 우수한 독립영화를 발굴, 지원하고 관객들과 그 의미를 나누며 성장해왔다. 전주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김영진 씨는 “관객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통폐합하고 아주 난해한 영화와 대중적인 영화를 골고루 배치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영화제의 꽃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영화들이지만 단지 영화만 즐기기에는 뭔가 아쉽다. 전주국제영화제는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할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들을 준비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해 다채로운 공연으로 영화제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했다. 행사 이벤트 공연에는 펑키 코어밴드 ‘스타피쉬’를 비롯해 여성 어쿠스틱 듀오 ‘제이레빗’, 4인조 밴드 ‘좋아서 하는 밴드’ 등이 참석해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또한, 영화의 거리 곳곳에서 라이브그래피티 퍼포먼스, 인간조각 퍼포먼스, 넌버벌 퍼포먼스 등 거리예술가들의 공연도 펼쳐졌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영화와 다양한 행사가 어우러지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준비했다”며 “영화 팬들이 참여해 함께 보고, 느끼고, 즐기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제를 이끄는 숨은 힘, 지프지기


전주국제영화제는 다양한 볼거리가 많았지만 다소 미숙한 운영을 보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영화제의 첫 공식 행사인 개막작 ‘폭스파이어’ 시사 때부터 문제점이 드러났다. 영화가 상영되던 중 잠시 자막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이후 개막식에서도 원활하지 않은 진행이 이어졌다. 25일 오후, 개막식이 열린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찾은 게스트들 중 일부는 어두운 실내를 더듬어가며 자신의 자리에 착석해야 했다. 몇몇 게스트는 좌석이 충분하지 않아 게스트 석과 가까운 프레스 석에 앉기도 했다.


그러나 전주국제영화제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었던 데는 뒤에서 열심히 활동했던 지프지기들 즉, 자원봉사자들의 공이 컸다. 거리에서 상영시간을 큰소리로 공지하는 지프지기,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열심히 차량안내를 하는 지프지기, 인포데스크에서 안내를 하는 지프지기 등 영화제 거리, 축제 현장 어디서든 지프지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프지기들은 관객들과 영화제에 놀러 온 관광객들을 위해 열심히 발로 뛰어다니고 항상 밝은 미소를 지으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다. 전주국제영화제 지프지기로 활동하고 있는 이보아(24) 씨는 “지프지기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손에 익숙하지 않아 힘들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 찾은 김수경(25) 씨는 “볼거리가 많이 풍족하지 않아서 아쉬웠다”면서도 “분위기가 신이 나고 젊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들과 적극 소통함으로 더욱 많은 이들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축제가 됐다. 전주국제영화제가 다양하고 독특한 소재의 독립영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진정한 영화축제의 장이 되길 기원한다.


김한솔 기자 kimhs@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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