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대구미술관을 다녀오다

[몸의 현재 展 ] 리우, 모휘정 사진기자

모처럼 날씨 좋은 주말을 맞이해 문화생활을 즐겨보고 싶은데, 영화는 지겹고, 다른 걸 누려보고 싶은가? ‘인간의 삶’을 주제로 4개의 전시회가 동시에 진행 중인 대구미술관으로 다녀왔다.

“모든 것은 예술, 누구나 예술가”, 연금술 展


연금술 전은 미술가 최정화 씨가 세계 각국의 재래시장, 벼룩시장을 찾아 다니며 수집한 다양한 오브제와 일상적 사물들을 주재료로 만든 작품들의 전시회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곳곳에 그의 작품들이 전시된 것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봤을 때 화려하고 신기해 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우리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컵이나 그릇, 바구니, 동전 같은 물건들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시회를 관람하던 한 시민은 “‘모든 것이 예술이고 누구나 예술가’라는 최정화 씨의 말처럼 예술이란 먼 곳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했다.

디자인의 재조명, DNA 展


DNA 전은 11명의 예술가와 디자이너, 공예가, 건축가 등이 참여한 이 전시회는 다양한 곳에 통용될 수 있는 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연금술 전이 일상적 사물을 재료로 만든 작품들로 구성됐다면, DNA 전에는 아이디어를 토대로 일상적 사물을 만든 ‘실용품’이 작품이 된 경우가 많았다. 그 이외에도 기계로 만든 꽃, 항아리, 탁자, 벽화 등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로 만든 작품들도 많았다. 우리 삶 곳곳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디자인의 위용을 느낄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몸의 현재> 展


<몸의 현재> 전은 누가 봐도 몸에 관한 작품이라는 걸 알 수 있을만한 작품들과, 몸을 소재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없는 작품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9명의 작가가 함께 참여해 몸에 대한 변화와 성찰을 회화, 조각, 설치,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장르로 ‘몸’을 표현하고 있다. 다소 파격적인 형태의 전시물이 많으며, 작품 곳곳에 인간에 대한 깊은 고뇌가 묻어난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살고 있는가? <아아, 순정> 展


작가 이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매일을 맞닥뜨려야 하는 일상 속에서 보고 느낀 것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특히 사회적 구조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타자적 시선에 잠식되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완의 작품들은 은유적으로 표현됐으나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들은 다 같았다. 사회란 틀 속에서 당신은 올바로 눈을 뜨고 있는지, 사회가 제공하는 눈으로 사회를 보고, 사회가 제공하는 뇌로 사회를 생각하는 건 아닌지에 대해 끝없이 의문을 던지고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파격적인 모습의 작품 또한 많았다.

대구미술관에는 가족, 연인, 친구 등 다양한 방문객들이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었다. 다양한 주제를 담은 다양한 전시회를 함께 구경할 수 있는 대구미술관, 이번 주말에는 시간을 내서 함께 다녀와 보는 것은 어떨까?

위치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버스 이용 시) 동대구행 버스를 타고 용계터미널에서 하차, 604번 버스를 타고 대공원역 하차 후 대구미술관 순환버스 이용. (지하철 이용 시) 대구지하철 대공원역 5번 출구에서 순환버스 이용. 입장료 1000원

박형민 기자 parkhm@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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