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대륙의 존재는 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그 후 미국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 남북전쟁, 제1·2차 세계대전, 냉전 시대 등 많은 사건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렇게 길고 복잡한 미국의 역사를 미술작품들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지난 2월 5일,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미국미술의 역사적 흐름을 볼 수 있는 첫 대규모 전시회인 ‘미국미술 300년, Art Across America’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려 그곳을 찾았다.

미국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168점의 회화, 공예품들을 6개의 테마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미국의 역사와 문화의 변천사, 그 과정에서 미국미술이 지녔던 역할과 미국인들의 일상 생활상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유명 작가 중심의 단편적인 전시가 아니라 미국미술의 전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인 전시여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는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 필라델피아미술관, 휴스턴미술관, 테라미국미술재단 등 미국의 4개 유명 미술관들이 각자의 대표적인 소장품들을 제공했다. 이 전시를 계기로 2014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조선미술대전>이 필라델피아미술관, 휴스턴미술관,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 등 미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전시를 담당한 큐레이터는 “한국 관객들에게 미국문화는 잭슨 폴록이나 앤디 워홀 같은 현대 미술가들이나 대중문화의 스타들만이 익숙하지만, 이 전시를 통해 미국문화가 지닌 전통과 다양성, 시대적 전환기마다 보여준 혁신성을 이해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6개 테마로 나누어진 300년의 미국미술


이번 전시는 <아메리카의 사람들>, <동부에서 서부로>, <삶과 일상의 이미지>, <세계로 향한 미국>, <미국의 근대>, <1945년 이후의 미국미술> 등의 6개의 테마의 미술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먼저 <아메리카의 사람들>에는 어린아이들마저 기품과 위엄을 드러내는 귀족적인 모습의 17~18세기 초상화들로 가득 차 있다. 이는 북아메리카 초기 개척자들의 가치관을 담아낸 것으로 당시 작가들은 개인의 정체성보다는 사회적 계급, 가문의 긍지 등 문화적 권위를 구축하는 데 열중했다. 이로 인해 이 시대 초상화에는 식민지에 안착한 이주민들의 자부심이 넘쳐난다. 독립한 미국이 서부로 영토확장에 나선 시대를 나타낸 <동부에서 서부로>의 풍경화들은 눈부신 빛과 포근한 대기를 작품에 표현해 신의 축복이 미국인들을 보살피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러나 아메리카 원주민의 이주를 그린 그림, 추운 겨울날 가축을 지키는 인디언과 인디언들의 각종 공예품은 미국 점령 과정에서 나타난 비극을 상기시킨다.


<세계로 향한 미국>에는 서부 개척 이후 대호황 시대를 누렸던 미국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미국인들에게 축적된 부가 문화적 활동에 대한 욕구를 자극했고 그로 인해 미국인들의 눈은 세계로 향하게 됐다. 그 결과 많은 화가가 유럽에서 활동하고 인상주의 작품들이 등장하게 됐다. <1945년 이후 미국미술>의 화가들은 추상적이고 입체적인 경향을 나타낸다. 우리에게 익숙한 액션 페인팅의 대표적인 작가 잭슨 폴록과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작품도 전시됐다.

이번 전시는 5월 19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2,000원. 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 쪽 박물관 나들길 통해서 국립중앙박물관까지 진입 가능. 관람 시간은 화·목·금요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수·토요일은 오전 9시~오후 9시, 일·공휴일은 오전 9시~오후 7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입장은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하다.

사진기자 모휘정
김한솔 기자 kimhs@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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