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지난 9월 세상을 떠났다. 흥미로웠던 것은 통일교의 교주가 사망했는데 신문에서는그의 업적이나 향수를 전하는 기사보다 그의 후계자가 누구일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었다는 것이다. 후계자논의에 대한 각종 언론들의 기사들도 주목할 만 하다. 후계자 기준에 대해서 논의할 때, 어떤 아들이 얼마나 아버지의 뜻을 잘 이어받을 수 있는가는 문제되지 않는다.누가 현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누구의 학벌이 더 좋은가 등 종교지도자의 자격과전혀 관련이 없는 요건들만 고려되고 있다. 권력의 내부에선 그들끼리의 전쟁이 벌어진다.


그런데,남의 일 같지 않아 보인다. 통일교는 종교가 기업이 된 전형적인 예다. (개인적으로 통일교를 종교라 생각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지금 통일교가 외형적으로 종교의 모습을 띠고 있는 단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이 글 안에서는 종교라고 칭한다) 이 종교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바로돈 때문이다.


길 건너 불구경하듯 우리와는 상관 없는일로 치부하고 아무렇지 않게 여길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기독교는 돈으로부터 안전한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규모야 다르겠지만 기독교 안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분쟁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교회 세습도 마찬가지다. 솔직하게,자신이 강남에 위치한 대형 교회의 목사라면 자기 자식이 그 교회를 물려받아 운영하는 것을 조금도 바라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특히 대형교회의 목사님들이 어떤 마음으로 세습을 하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시기하지 않기 위해 남보다는 내 아들, 내 사위에게 주고 싶다’는 말 속에 ‘내 돈 남에게 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말이 들어갈 틈은 없을까? 그렇게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까?


정말 사심이 없었던 사람이라면 나는 그분과 교회를 위해 전심으로 기도하겠다. 세상의 눈에도아랑곳하지 않고 믿음을 지켜나가는 분일 수 있기때문이다. 그 후계자를 통해 더 많이 복음이 전파되도록 기도하겠다. 그러나만약 그렇지 않다면, 부디 세습을 재고해주기 바란다.



오상훈 기자 ohsh@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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