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고향,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다녀오다








가을이다.더위에 쫓겨 마음마저 종종걸음 치던 나를 내려놓고, 살랑이는 가을바람을 따라 한 번쯤 일상을벗어나 여유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문향’이란 호를가진 창원


본지 기자는 마음의 양식을 찾아 문학의고향, 창원시 마산합포구로 떠났다. 마산 근대문학의 싹은여러 사립 민족학교의 개교에 따른 교육사업에서부터 돋아났다. 국권회복기에 이윤재, 안자산 같은 여러 선각자가 교직을 맡으면서, 배달말(우리 민족이 쓰는 말) 교육을 통해 마산지역 근대문학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후 1920~1930년대를 거치면서 창원 문학은 시, 소설, 희곡, 김형윤의 <고향의 봄>, 이일래의<산토끼>와 같은 아동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학 갈래로 나뉘어 성장해 나갔다. 이후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창원은 피난 문단의 중심지로서 문화예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이때 결성된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마산지부에서는 기관지인 <마산문총>과 동인지 <낙타>를발행했다. 이후, 나라가 점차 안정되면서 창원 문학은 독자적이고자율적인 문단을 형성했고, 창원은 스스로의 문학 자산을 다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예술을 향한 마산의 사랑


마산문학관은 노산 이은상이 거닐던 노비산에자리 잡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노사의 <옛 동산에올라>가 새겨져 있는 문학비를 만나 볼 수 있다. 문학관은창원 문학의 흐름을 소개하고 있으며, 시인들의 생가지와 유택 그리고 문학비의 나타낸 문학 지도를 전시하고있다. 창원 문학은 크게 결핵 문학, 민주 문학, 바다 문학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창원의 역사를 잘 나타내고 있는것은 결핵 문학과 민주 문학이다. 가난으로 생활이 어려웠던 문인들은 영양실조 및 심한 저체중 등 때문에결핵에 많이 노출됐다. 국립마산 결핵요양소(현 국립마산병원)로 모여든 그들은 문학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공론의 장을 형성했다. 이곳에서문학 동인지인 <청포도>, <무화과> 등이 발행됐다.







시의 거리가 있는 용마산 산호 공원에는더 많은 문학비가 있다. 크지 않은 경사의 올곧은 길의 끝에 문학비가 죽 서 있다. 시의 거리는 아직 조성 중인 관계로, 그리 길진 않지만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새겨진 글귀를 눈으로 담는다면 시 속에 숨겨둔 시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마산은 문학뿐만 아니라 여러 예술을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창원시립 마산문신미술관에는 마산의 대표적인 화가 문신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문신의 원형작품을 포함한 그의 작품이 전시된 이곳 미술관에서는 오는 10월 21일까지 <내 고향 남쪽 바다>라는 주제로 기획전이 열린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바다 풍광과해녀들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이 39점 전시돼있다. 이번기획전에는 문신, 변시지, 추연근 등 국내 작고(作故) 및 원로작가 14명이참여했다.

지난 주말의 마산은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여행 내내 비를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차가운 비조차도 예술을 향한 마산의 뜨거운 사랑과 열정을 식히진못했다. 마산 땅을 밟으며, 그곳에서 작품활동을 전개했던예술가들의 얼과 함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예술의 고향 마산, 그곳으로 떠나보자.



조슬기 기자 chosk@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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