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외국인학생 위한 추석나기 프로그램 부실

대부분 기숙사 생활로 집을 떠나있는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있어서 주말을 낀 이번 징검다리 추석은 고향방문과 명절 나들이로 인해 재충전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들이 기차를 타고, 혹은 총학생회가 지원하는 귀향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향하는 정겨운 추석연휴 기간 동안 해외전형 학생 그들은 어디에 속해야 하는 것일까.

타지방에서 ‘유학’ 온 대다수 국내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해외전형 학생들도 집을 떠나 우리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 추석으로 대표되는 한국명절은 가족과 명절음식이 떠오르는 ‘holiday(휴일)’가 아니다. 연휴기간 중엔 생활관의 폐관으로 낯선 장소에서 낯선 밤을 보내야 하며, 우리나라 사람들과는 다른 일상에 놓여 있기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염려가 크다.

해외전형 학생 중 한국학생들은 생활관이 폐관되는 연휴기간 중 국내 친인척 집에 머무를 수도 있지만, 외국인 학생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소속팀이나 학교측의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학교 학생과에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 학생들에게 경주시에 자리한 콘도와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휴 기간 동안의 주(住)와 식(食)이 해결된 것은 다행이지만, 짜임새 있는 명절 관련 프로그램의 부재는 재정과 지원인력 부족에 의한 분명한 한계이다.

우리학교는 1998년도부터 10월 중, 경주 등 한국 문화의 중심지에서 “외국인 문화체험” 행사를 진행해왔다. 작년과 올해 추석연휴의 외국인 학생 대상 숙박 제공은 최고경영자학부 학생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하는 것으로써 이 두 행사의 성격은 다른 것이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들에게 별다른 명절 관련 프로그램 없이 명절을 보내게 한 후, 또 다른 행사로 한국 문화체험을 소개하겠다는 시도는 비효율적이며 융통성 없는 운영으로 비춰진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외국인 학생들의 인솔 도우미로 남기로 했다는 자치회 문화부 소속의 엄현준 학우는 “2003년도 이전의 추석 연휴엔 외국인 학생들의 연휴 나기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없어, 대다수의 외국인 학생들이 사람 없는 학교에서 쓸쓸한 추석을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한 뒤, “하지만 별다른 프로그램 이 마련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어떻게 연휴를 보내야 할지 고민” 이라고 밝혔다.

우리학교 외국인 학생들의 무의미한 연휴 나기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해도 될 사안이 아니다. 우리학교가 진정 한동글로벌유니버시티(Handong Global University)라면 지속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함이 마땅하다.

문설아 기자 gatsby08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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