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전의 물건이 살아 숨쉬는 곳, 세계 기독교 박물관에 가다





마태복음5장 15절을 보면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때 ‘말’이라는 것이우리가 알고 있는 동물인 걸까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성경을 읽다 보면 생소하거나 듣지못했던 물건들이 많다. 이 모든 것들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양수리수양관에서 열리는 ‘성경 속 물건 1000 전시회’에서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 ‘말’이 그 말이 아니야


이번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수양관에서 열린 ‘성경 속 물건 1000 전시회’는 2층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에는 성경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식물들이, 2층에는 그동안 궁금증을 자아냈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전시된 물건 중에는 우리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과 우리가 잘못 이해하기 쉬운 물건들이 있었다.그중에 마태복음 5장 15절에 나오는 ‘말’은 동물이 아니라 팔레스타인들이 사용하던 물건이다. 이는 팔레스타인 주택이 엉성하여 바람이 불면 등잔불이 꺼지기 쉬운 구조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말’이라는 물건아래 등잔불을 두어 불이 꺼지는 것을 방지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성경에서많이 나오는 식물 중에는 ‘감람나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현재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올리브나무로 성경에 나오는 지명인 ‘감람산’은올리브산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잘못 이해하기 쉬운 것에대해 박물관 도우미는 “교회 성경학교에서 ‘달란트 시장’으로 흔히 사용되는 달란트의 의미도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신도들이 이곳에서 달란트와 같이 의미가 와전된성경 속 물건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특히교회학교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 관장의 28년 치 오래된 비전


이번 전시회의 개최는 김종식 세계기독교박물관관장의 공이 컸다. 코트라(KOTRA)에서 32년 동안 근무했던 김 관장은 유년시절에 병으로 학교에 못 가는 대신 성경을 읽었다. 그러던 중에 성경에 나오는 물건을 모아 하나님을 섬기는 비전을 품고 성경 뒷면에 적어놓았지만 자라면서 그 비전을잊고 지냈다. 그러던 중 문득 펼쳐본 성경을 보고는 잊었던 비전을 떠올리고 지난 28년 동안 중근동 지방을 돌아다니며 성경 속의 물건 1만여 점을모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김 관장은 “물건은 그 나라의 문화를반영합니다. 따라서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성경에 나오는 물건부터 알아야 합니다”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중근동 문화는 생소합니다. 생소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을 누가 재미있게 읽겠습니까? 저는이런 점이 복음 전파에 어려움을 준다고 생각해 자라나는 세대에게 성경을 재미있게 읽으며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모아온 물건들을 자신의 소장품이라기보다는하나님의 것이라며 한국 교회의 발전에 기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세계기독교박물관이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9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수양관에서 약 4개월간 1,000여 점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2개월마다 전시품의 30%를 교체하여 더 많은 물건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물매 던지기, 달란트무게 들어보기, 나드, 우향, 몰약 냄새 맡아보기 등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장도 마련되어 성경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서울 증산초등학교 이하은 학생(여,11)은 한 일간지에서 전시회 소개 기사를 보고 왔다며 “달란트가 이렇게 큰 액수이고 무거운줄 몰랐어요”라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매월 둘째 화요일에는성경의 물건 및 식물에 관한 세미나도 개최한다. 자세한 사항은 세계기독교박물관 홈페이지(www.segibak.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혜 기자 kimjh@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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