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공방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지난 2011년 4월 19일, 애플의 제소로 삼성전자(이하삼성)와 애플의 이른바 ‘특허 전쟁’이 미국에서 시작됐다. 이에 삼성도 뒤지지 않고 특허소송을 제기하면서이 거대한 두 기업의 전쟁은 이후 9개국으로 확대됐다. 이전쟁의 여파는 판결 결과에 따라 주식시장에까지 미치는 상황. 실제로 지난 8월 24일, 미국 법원에서애플이 승소한 이후, 삼성의 주식이 갑자기 폭락했었다. 하지만이후 8월 31일, 일본도쿄지방재판소의 중간판결 이후 삼성의 주가는 다시 상승세를 탔다. 주식시장을 들었다 놨다 할 영향력을가진 삼성과 애플의 대결 구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판결


지난 8월 25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새너제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과애플 간 특허 소송 1심은 애플의 승리로 평결됐다. 법원은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단 한 건도 침해하지 않았다고 본 반면, 삼성은 애플의 특허를 5건 침해했다고 판정했다. 언급된 특허 5건에는 ?스크롤 최종 이미지 ?손가락으로텍스트 확대 기능 등의 디자인 및 기술 특허가 속한다. 이에 배심원단은 삼성에 10억 4,939만 달러(약 1조 2천억 원)의 배상책임을물고, 삼성의 스마트폰 중 ?갤럭시S 4G ?갤럭시S2 등을 포함한 8종을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삼성은 지난 8월 26일, “곧바로 평결 결과를 반박하는 문서를 제출할 것이며,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경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난 8월 31일에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애플이 삼성을 제소한 특허 소송에서 애플의 요구를 기각했다. 애플이 제소한 미디어플레이어콘텐츠와 컴퓨터 동기화와 관련된 특허에 대해 일본 재판부는 삼성이 채택하고 있는방법이 애플의 발명 기술 범위에 해당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애플이 주장한 나머지 1건의 특허와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6건의 특허에 대해서는결론을 유보하여 미국과는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일본이 삼성의 손을 들어 줬던 8월31일, 애플은 삼성의 신제품까지 손을 뻗었다. 지난 2월 애플이 제기한 갤럭시 넥서스 관련 소송에 갤럭시S3 등을 포함한것이다. 이번 소송은 디자인 특허를 내세웠던 이전과는 달리 ▲밀어서잠금 해제(미국 특허 8046721) ▲그래픽 UI에서 자판 입력 시 낱말을 제안(미국 특허 8074172)과 같은 기술 특허 위주이다.

소송을 통해 얻은 득과 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은 진정한 핫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특허 소송은그들에게 어떠한 득과 실을 있었을까.


삼성은 많은 부분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로 탓에 카피캣(모방꾼)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가지게 됐다. 배심원단에게 주어진 평결지침에따르면 삼성의 디자인은 ‘애플 제품으로 착각하고 구매할 수 있을 정도’라는말이다. 하지만 이번 소송은 삼성에 톡톡한 광고효과를 안겨주기도 했다.애플과의 소송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애플과 겨루는 기업, 애플만큼 괜찮은 상품을내놓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한편, 이번 재판의 주요 논점인 특허권의 보장에 대해 관용이 필요하다는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기술을 지나친 보호는 기술 확산의 저해와 소비자의 피해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경영이론 전문가인 비벡 와드화(Vivek Wadhwa)는 “애플이 이기면 특허 전쟁을 더 촉발해 많은 거대 IT 기업들이 연이어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윈도우를 독식했던마이크로소프트처럼 애플이 현실에 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과 애플이 특허를 무기로 삼아 서로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끝이 없을 것만같다. 국내에서도 삼성과 애플이 서로 항소함으로써 2라운드의시작종이 울렸다. ‘특허 괴물’들의 ‘특허 전쟁’ 속에서 소비자의 등이 터지지 않을 방법은 무엇일까. 앞으로 그들이 만들어갈 행보가 궁금하다.



조슬기 기자 chosk@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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