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와 함께해온 금주 전통의 역사



술은 바른 생애로 수고하야모흔 제물을 빼아스며 걸인과 죄인을 만들고, 집을 망케 하며, 협잡과뇌물과 사졍을 셩행케 하야 … 경제상으로나 도덕상으로 보면 술은 업시할 물건이어날 오날날 어찌 그대로두니 괴이하도다. (‘업시할 물건’, 죠션 그리스도인 회보 1897년 12월 29일자)

금주천당 음주지옥?


술은 언제부터 한국기독교인에게 ‘업시할 물건’이 됐을까? 금주의 시초는 기독교가 처음으로 한국 땅에 들어온 조선 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조선에 왔던 선교사들은 대부분 청교도 신앙을 갖고 있어 술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또한, 당시 조선사회에는 술 때문에 멀쩡하던 사람이 폭력적으로 변하고,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미국 선교사들은 세례의 조건으로사람들에게 금주를 내거는 등 음주를 강력하게 금지했다. 이처럼 한국교회는 초기부터 예수를 믿는다는 것을 술을끊는다는 것과 동일시했다.


1905년 을사조약을 체결하고 난 후, 민족 지도자들은절약한 재화로 외채를 갚자는 취지의 절제운동(節制運動)을펼쳤다. 이에 따라 교회 내에서 이뤄졌던 금주 운동이 사회 전체로 확대됐다. 일본강점기 때는 조선기독교여자절제회가 민족정신말살 정책에 대항해 절제 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3.1운동 이후 술에 의존하는 청년들이 많아지자, 구세군은 1921년부터 약 20년간 구세신문-금주호를발행했다. 1930년대 한국 기독교는 정신계몽운동을 넘어서 미성년자 금주법을 제정하는 등 법제화에도영향을 주기도 했다. 광복부터 현재까지도 한국 기독교는 한국기독교금주운동본부, 구세군 등을 통해 지속해서 금주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예수님도 포도주를 드셨대요. 성경이 말하는酒


하지만,100년이 넘은 한국 기독교의 금주 문화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일고 있다. 어떤 크리스천들은금주를 해야 신앙생활을 잘한다고 보는 시각을 비판하기도 한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프랑스, 이태리, 벨기에등 가톨릭 세력이 강한 지역의 개신교에서는 술에 대해 관대한 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성경은 술에 대해뭐라고 언급하고 있을까?


“너는 가서 기쁨으로네 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너의 일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전9:7)” 등 포도주는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을 상징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예수님도 가나 혼인 잔치 때 물을 포도주로 바꾸시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마 11:19)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셨다.


하지만,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엡 5:18)” 등 술 취하지 말라는 말씀이 신약에만 약 10구절 정도있다. 구약에서도 잠언 23장 후반부를 보면, “잔에 따른 포도주가 아무리 붉고 고와도, 마실 때에 순하게 넘어가더라도, 너는 그것을 쳐다보지도 말아라… "사람들이 나를 때렸는데도아프지 않고, 나를 쳤는데도 아무렇지 않다. 이 술이 언제깨지? 술이 깨면, 또 한 잔 해야지" 하고 말할 것이다”(잠23:31,35, 새번역)고 술 취한 모습을 실제적으로 표현하며 경고하고 있다.

기독교 세계관 과목을가르치고 있는 GEA 최용준 교수는 “모든 음식은 하나님의축복이지만, 인간이 바로 쓰지 못한다면 재앙이다” 며 “한국의 음주문화가 매우 부정적인 것을 고려하고 다른 사람들이 실족하지 않도록 덕이 되는 방향으로 술을 대해야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먹는자는 먹지 않는 자를 업신여기지 말고 먹지 않는 자는 먹는 자를 비판하지 말라 이는 하나님이 그를 받으셨음이라(롬 14:3)”라는 바울의 말처럼 정죄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신주애 기자 shinja@hgupress.com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