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하게 털어놓은 부부커플의 이야기


이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찬 바람이 불수록 옆구리가 시린 사람들이 있다. 반면 애인이 있어도 세상이 마냥 분홍빛으로 보이진 않는 사람도 있다. 주위에서 둘이 결혼할 거냐는 농담 반 진담 반 얘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하다. 여기 애인 관계에서 결혼까지 한 두 부부가 자신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깨가 쏟아지는 신혼을 보내고 있는 새신랑 재학생 A 씨(27)와 이제 결혼 4년 차 주부 졸업생 B 양(32). 이들이 말하는 연애란 무엇일까.
Q 특별한 연애관이 있는지?
A: 남자가 일부러 져줘야 행복합니다. 여자친구의 의견을 잘 받아줄수록 관계가 오래갑니다. 즉 일방적인 바보가 되라는 게 아니라 남자가 배려할수록 여자도 그런 마음을 알고 더 깊게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마음을 터놓고 진정한 대화를 해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동시에 깊어지죠. 연애할 때 <사랑을 표현하는 다섯 가지 언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 우리는 ‘말, 봉사, 선물, 스킨십, 함께 있는 것’ 이렇게 다섯 가지 방법으로 사랑을 느낀다고 해요. 제 아내는 ‘함께 있는 것’과 ’봉사’에 가치를 뒀고 저는 ‘스킨십’과 ‘말’에 둔 거 같아요. 아내는 100번 선물을 주는 것보다 힘들 때 묵묵히 같이 있어주는 남편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B: 특별한 연애관은 없었습니다. 제가 배울 수 있는 이성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상대방과 진지하게 만나고 싶다면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하기보다 얼마나 양보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또 상대방이 먼저 알아주길 바라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알려주는 게 지혜로운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Q 연애보다 학업이나 신앙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대학생은 성인이기 때문에, 자기 삶을 어떻게 꾸려나갈 지 결정하는 일은 각자에게 달려있다고 봐요. 다른 사람의 조언도 중요하지만 결정은 스스로 내려야 합니다. 연애가 신앙이나 학업과 대립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신앙, 공부, 연애 이 세 가지의 균형을 맞춰 나가며 인생을 조금씩 배웠습니다.
B: 연애는 대학생 시절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애가 삶에 지장이라는 생각도 하나의 고정관념이 아닐까요. 정말 건전한 관계는 이성과 있을 때도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 시절만큼 사람을 조건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시기가 별로 없습니다.
Q 혼전 성관계에 대한 생각은?
A: 혼전성관계를 정죄하지는 않지만 행위 자체에 대해선 부정적이에요. 요즘 TV나 영화를 보면 너무 가벼운 문제로 다루고 있는 거 같아요.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 <과속스캔들>은 그 테마로 감동을 주기까지 하죠. 이성관계에서 육체적 끌림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자신의 결혼 상대가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한 적이 있다면 괜찮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제 생각엔 거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사랑하니까 해도 된다’가 아니라 ‘사랑하니까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혼하기 전까지 서로에게 처음을 남겨두는 게 좋을 거 같아요.
B: 이전에 학교에서 크리스천의 연애에 관한 특강을 들었는데 당시 들었던 비유를 말하고 싶어요. ‘성관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존재’라는 거예요. 가끔 우리는 그것이 너무 궁금해서 먼저 열어보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은 시시하고 재미없는 날이 되어버려요. 성관계만큼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랜 시간 준비하고 주시려는 큰 선물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 선물을 미리 안다면 무엇보다도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큰 기쁨을 얻을 수 없겠죠.


김예성 기자 kimys2@hgupress.com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