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 사람들, 그들은 어떻게 사랑하고 있나



‘우리는 오로지 사랑을 함으로써 사랑을 배울 수 있다.’ 영국의 소설가 아이리스 머독(Dame Iris Murdoch)의 말이다. 우리학교 어느 교수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기 위해서는 진정한 사랑을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학생들에게 자주 말한다. 청춘 남녀가 모이는 곳이면 사랑이 싹트기 마련. 우리학교도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한동인
우리학교 사람들은 어떤 연애를 하고 있을까? 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교제 중인 연인이 있다’고 답한 학우는 32%(361명)였다(인트라넷, 8월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총 1,130명 참여). 교제 기간에 대한 질문에는 ‘6개월 미만’이라고 답한 학우가 37%(134명)로 가장 높았다. ‘2년 이상 3년 미만’, ‘3년 이상’에 답한 학우도 20%(75명)에 달해 비교적 긴 교제를 하는 커플도 많았다. 3년 넘게 교제 중인 한 커플은 “다툰 적도 많았지만 서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화해하는 편이다”라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맞춰 가는 것이 연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갓 150일을 넘긴 새내기 커플은 “1학년 끼리 사귀다 보니 빨리 헤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주위에서 많이 했었다”며 “이제는 주위에서 예쁜 커플이라고 다들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몇 번의 연애를 해보았습니까?’라는 질문에는 ‘전혀 없음’이 29%(324명), ‘1회’가 24%(270명)로 연애 경험이 거의 없는 학우가 절반을 넘었다. 익명의 한 학우는 “여러 교회에서 ‘연애에 시간 낭비하기보다 사명을 향해 나아가라’며 대학 시절에는 연애하지 않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기독교인이 연애를 보수적 관점으로만 보는 것 같아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견해를 전했다.

불가분의 관계, 연애와 성
연인과의 교제 시 허용되는 스킨십 범위에 대한 질문에는 ▲키스 등의 진한 스킨십 가능(51%, 571명) ▲손잡는 등의 가벼운 스킨십 가능(29%, 325명) ▲성관계까지 가능(15%, 170명) ▲가벼운 터치도 불가(1%, 16명) 순의 대답이 나왔다.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보수적인 의견이 많았다. ‘혼전 성관계는 안 된다’는 답변이 62%(694명), ‘결혼 전에도 관계할 수 있다’는 답변이 22%(247명), ‘잘 모르겠다’가 15%(167명)이었다. 혼전 성관계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신앙적인 문제’(74%, 512명)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으며 찬성하는 이유로는 ‘사랑하기 때문에’(69%, 171명)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우리 학교 밖의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대학생들의 관점은 판이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1,035명을 상대로 지난 2009년 실시한 ‘성(性) 의식 조사’ 속 ‘혼전 성관계가 가능한가’를 묻는 질문에 전체 대학생의 74.5%(남 78.7%, 여 70.8%)가 ‘맺을 수 있다’고 답해 우리학교와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한동의 많은 학생이 성관계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왜 반대하는 지 명확히 말하는 학우는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지켜야 할 선?
적절한 스킨십의 범위에 대해서는 많은 학우가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학교 순결 서약식 강의에 오는 청년 사역자 박수웅 장로는 그의 저서 <우리…사랑할까요?>에서 ‘결혼 전의 스킨십은 상대방에게 성욕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더욱 뜨겁게 관계를 나누고 싶더라도 그 마음을 깊이 담아 둔 채 기다린다면 상대방을 향한 사랑의 감정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익명의 한 학우는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스킨십을 보수적인 시선으로만 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스킨십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신성만 교수는 “다른 학우들을 배려하지 않는 공공장소에서의 스킨십이 학교에서 문제시되고 있다”며 “상호 존중이 없는 이러한 행위는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대방을 아끼지 않고 이기적인 쾌락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게 되면 결국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익명의 학우는 “성관계 또한 사랑 표현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며 “문란한 성관계는 문제가 될 수 있겠으나 결혼 전이라도 사랑을 전제로 한 성관계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견해를 전했다. 기계제어공학부 배건웅 교수는 “수년의 뜨거운 연애보다 결혼 후 수십 년의 생활이 더 중요한 게 아니겠나”며 “혼전에 깊은 관계까지 간다면 헤어졌을 때 상처도 클 뿐 아니라 결혼 후에 오는 죄의식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당부했다.


강상욱 기자 kangsw@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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