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미식축구 동아리 Holy Rams, 날개를 펴다


동아리로 ‘H밀란(H-Milan)’이 있으며 야구 동호회 한방을 비롯하여 수많은 동아리와 동호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지난 5월 17일,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스포츠 동아리가 드디어 생겼다. 바로 미식축구 동아리 홀리램스(Holy Rams)다.

남자의 스포츠 ‘미식축구’
미식축구는 축구와 럭비의 특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경기로 미국에서는 ‘풋볼(football)’이라 부르며 그 외 나라에서는 ‘아메리칸 풋볼(American football)’이라 부른다. 한 팀 당 11명이 경기를 뛰는데 공격과 수비가 명확히 구분된다. 타원형의 공을 가지고 뛰거나 던지거나 차서 상대편 골을 공략하여 승패를 가린다. 경기 시간은 15분씩 4번의 쿼터(quarter)로 구성되며 쿼터별로 득점한 점수를 합하여 많은 점수를 얻은 팀이 이긴다. 또한 경기 중에 과격한 신체적 접촉이 허용되는데 이것이 미식축구가 ‘남자의 스포츠’라 불리는 이유다.

우리나라에서 대학 미식축구는 1960년대 성균관대학교에서 시작됐다. 그 후 고려대-한양대-서울대 순으로 미식축구부가 생겨났고, 우리학교는 2011년 5월 창단식을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대한미식축구협회 안상언 사무국장은 “미식축구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와서 6^25전쟁 때 잠깐 끊겼다가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온 사람을 중심으로 순수 아마추어 동아리로 지금까지 성장해 온 것”이라며 “현재 대학교 축구부보다 미식축구부가 더 많다”고 전했다. 우리학교는 대구-경북에서는 10번째, 우리나라에서는 35번째로 미식축구팀을 가진 대학이 됐다.

홀리램스 모습을 드러내다
아무런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미식축구팀을 만드는 것에는 환경적,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고가의 장비들은 예산이 부족해 경북대 등 주위의 도움으로 중고품을 마련했다. 훈련할 공간도 없었다. 지금도 홀리램스는 운동장과 드림필드에서 번갈아 가며 훈련을 한다. 드림필드 훈련은 잔디의 특성을 몸에 익히기 위함이고 운동장 훈련은 넓은 공간에서 전술을 연마해보기 위해서이다.

홀리램스 조지웅(언론정보 06) 주장은 열악한 상황에 낙심하지 않고, 열정이 있는 선수들을 모집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약 25명의 선수를 구했고 전(煎) 국가대표인 양상렬 씨가 감독을 맡았다. 양 감독은 “원래 임시 감독으로 창단 후 첫 경기까지만 맡기로 했는데 계속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고 연장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며 홀리램스와의 인연을 말했다.

이들은 개인 체력, 공격 전술, 방어 전술훈련, 패스 연습 등 다양한 전술훈련을 번갈아 가며 한다. 공격 전술 훈련은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나눠 포지션에 맞게 개인별 연습을 해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방어 전술 연습은 개인별로 태클과 블로킹을 연습한다. 태클을 부수고 빠져나오는 것이나 플라잉 태클을 연습하기도 한다. 체력훈련도 중요하다. 정식 경기 시간은 1시간이지만 실제 경기가 중단되는 시간 등을 모두 합치면 2~3시간에 이른다. 계단 뛰기부터 시작해서 운동장을 돌고, 운동장을 직선으로 달리는 연습, 웨이트 트레이닝, 언덕 달리기도 한다. 미식축구에서는 각각의 포지션마다 다른 재능과 특징을 가진 선수들이 포진해 하나의 조직적인 팀을 이뤄 체계적인 작전을 구사한다. 조 주장은 “홀리램스의 경우 10여 개 정도의 전략이 있다. 비교적 미식축구팀이 생긴 지 오래된 경북대의 경우 몇백 개의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거룩한 숫양의 질주
홀리램스는 제23회 대구경북 추계리그에서 9월 3일 대구대와 첫 공식전을 치렀다. 1쿼터 1분 17초, 나정인(경영경제 09) 선수의 40야드 펀트리턴으로 선취점 6점을 땄다. 그리고 박준혁(생명과학 10) 선수가 트라이 포 포인트(Try For Point)에 성공해 2점을 추가했다. 이는 우리학교 첫 터치다운(Touch Down)이다. 그리고 3쿼터 2분 41초, 신영생(상담심리 09) 선수가 25야드 패스리시브 터치다운 그리고 다시 박준혁 선수가 트라이 포 포인트에 성공하며 8점을 추가로 획득했다. 홀리램스는 최종 스코어 16:6으로 첫 공식경기를 승리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팀 창단 첫 공식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대한민국 미식축구 70년 역사상 홀리램스가 최초이다. 양 감독은 “전문지식이 하나도 없는 팀원들이 창단 후 약 3개월 반이라는 기간 만에 승리를 거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선수들이 훈련에 성실히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안 사무처장도 “첫 승리를 거두려면 약 2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며 홀리램스의 돌풍에 놀라움을 표했다.

홀리램스는 부전승으로 1승을 추가로 거둔 이후 나머지 경기에서 아쉽게 패배하며 2승 2패 조 3위로 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첫 리그 출전에서 그들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도교수 중 한 사람인 언론정보문화학부 장규열 교수는 “협동심, 공동체 의식 등을 배울 수 있으며 여학우들도 매니저로 활동할 수 있어 전교적으로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라며 홀리램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펀트리턴(Punt return) 상대의 펀트를 받은 팀이 다음 공격을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진지(陣地)의 만회를 꾀하는 일
트라이 포 포인트(Try for Point) 터치 다운 후에 주어지는 추가 득점의 기회

터치다운(Touch Down) 미식축구에서 상대진영 골라인 너머로 공을 갖고 들어가서 6점을 얻는 득점방법


정세진 기자 jungsj@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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