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메시지를 전하는 음악 메신저 되고 싶어"

서정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데뷔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망의 바다. CCM 사역자로, 프로듀서로, 대학 교수로, 가을에 나올 새 앨범 준비로 정신 없이 바쁜 민호기 목사(사진)를 만났다. 작은 예배자로 서기 원하는 그가 말하는 CCM은 무엇일까.

Q 목사님이 생각하시는 CCM의 정의?

보통 CCM을 컨템퍼러리 크리스천 뮤직(Contemporary Christian Music)이라고 정의하는데 저는 컨템퍼러리 크리스천 메시지(Contemporary Christian Message)라고 정의합니다. 저는 ‘뮤직’과 ‘메시지’ 이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CCM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전 ‘컨템퍼러리’를 ‘현대적인’이라고 단순히 번역하지 않습니다. CCM은 동시대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생각이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모든 삶의 궤적들을 노래에 담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한 달만 다니면 쓸 수 있는 가사나 초등학교 5학년 수준의 가사, ‘주님 사랑해요. 주님 찬양해요. 주 나의 모든 것’ 이런 류의 가사들은 물론 귀하고 진리이지만 누구라도 쓸 수 있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함께 해 온 부부가 ‘사랑해’ 하는 직접적인 표현 하나 제대로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 말밖에 못하는 건 더 큰 문제에요. 때로는 시를 쓰고, 세레나데를 부르며, 깜짝 놀랄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이 소중한 사람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잖아요. 하나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모든 사람에게 이런 특별함을 요구하는 건 무리겠지만, 예술로 하나님을 높이기 원하는 이들에게서조차 이런 노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면 슬프겠죠. 저는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고백이 담긴 메시지를 전하는 데 인생을 걸고 싶습니다.

Q CCM이 한국 교회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와 그 위치는?

찬양문화가 본격적으로 교회에 유입되던 시기, CCM에 대한 교회의 인식이나 기대는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을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대다수의 목회자는 새로운 찬양을 신앙의 진정한 요소로 인식하기보다는 ‘교회부흥의 도구’나 ‘사람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도구’ 정도의 하위개념으로 인식했어요. 그래서 음악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사역자들의 꿈은 움츠러들 수 밖에 없었지요. 그래도 최근 들어 세상과의 소통을 고민하는 CCM사역자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많아지고 있어 다행이에요. 물론 음악이 교회와 예배에 도움이 되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교회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CCM이 좋은 봉사자였다면 이제부터는 동역자로 교회와 함께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Q 신나고 활기찬 CCM을 부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는데 괜찮은 건지?

네, 저는 그렇다고 봐요. 사람들이 겁을 먹는 것 중 하나가 ‘하나님이 우리의 찬양을 평가하고 점수 매기시지 않을까’ 하는 부분이죠. 예를 들면, CCM <부르신 곳에서>를 부를 때는 예배에 집중하던 사람들이 가 시작되자 막 뛰기 시작하는 거죠. 그 때부터는 가사에 집중하기보다는 음악이나 분위기에 따라서 부르기 쉽죠. 이것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시선이 있지만 하나님께서 <부르신 곳에서>를 부를 때는 95점, 를 부를 때는 30점, 결과적으로 평균 60점짜리 찬양이라고 평가하실 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학생들에게 빠르고 신나는 노래를 부를 때에도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때로 그렇지 못해도 찬양 부르면서 기뻐서 뛰는 것은 괜찮다고 말해요.

Q CCM 사역자로 갖고 계신 비전은?

저는 시계 같은 사역자가 되고 싶어요. 시계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멈추지 않고 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성실하게 사역하고 싶습니다. 돈이나 명성,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길이지만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제 꿈이에요. 가늘고 길게 가자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으로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예성 기자 kimys2@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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