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CEO 전희인 사장을 만나다


한국 교세라 정공㈜(이하 교세라)은 인천 남동공단에 자리한 절삭공구를 생산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일본 교세라 그룹의 180개 계열사 중 하나로 10년 연속 최고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크리스천 경영으로 일본 교세라 그룹뿐만 아니라 타 기업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교세라 전 직원들은 일과 하나님에 대한 열의가 뜨겁다
. 교세라가 이렇게 하나님이 기뻐하는 기업으로 변화되기까지는 크리스천 CEO 전희인 사장의 노력이 숨어있다.

주님 밖에 모르는 ‘바보’ CEO

전 사장은 1987년에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다가 나온 후 300만원을 가지고 교세라의 전신인 한록물산㈜을 설립했다. 그러나 그의 회사도 IMF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전 사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새벽기도를 하던 중 “내가 네게 보내준 직원들 중에 너는 몇 명이나 구원을 시켰느냐”는 하나님의 꾸짖음을 듣게 된다. 이를 통해 그는 회사를 단지 직원들을 월급만 주는 곳이 아니라 영혼까지 책임지는 일터교회로 변화 시키겠다는 다짐을 했다. 직원들의 영혼까지 책임지는 그의 철학은 지금도 변함없다.

전 사장은 항상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으면 ‘예수님이 사장님이었다면 어떻게 하셨을까’라고 생각하며 모든 결정의 기준을 하나님을 통해 바라본다. 그는 매 달 첫째 주 월요일은 금식을 하며 모든 결재서류를 대강당에 가져가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 특히, 그는 간부회의에서 영업실적을 분석하면서 목표에 달성하지 못한 부서나 지점이 있다면, 그 원인을 영적으로 해석하려고 한다. 그는 실적평가를 직접 보여주며 “우리는 이 수치를 우연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든 영역에는 하나님의 말씀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문제를 기도를 통해 해결한다”고 말했다.

십자가 경영을 통해 변화된 교세라

교세라 정공에는 일반 기업과 달리 십자가 경영이라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십자가 경영에 대해 전 사장은 “우리는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부서와 조직을 나눠 질서와 규율을 정한다”며 “그러나 이런 수직 구조와 더불어 양육과 섬김과 예수님의 사랑으로 실행되는 수평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교세라는 십자가 경영을 통해 괄목할만한 변화를 체험했다. 먼저 자연스럽게 회사는 일터교회로 바로 설 수 있게 됐다. 교세라는 매 주 월요일 마다 목사님을 초빙하여 직원들이 말씀을 듣고 분명한 삶의 목표를 얻게 되는 예배를 드린다. 모든 직원들도 예배에 대한 열의가 자못 교회 부흥회를 보는 듯처럼 뜨겁다.

또한 교세라는 사랑의 공동체 모임을 시행한다. 이 공동체를 통해 부서와 지위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뽑힌 각 팀 구성원들은 한 주에 한 번 점심시간에 모여 말씀묵상과 서로의 삶을 나눈다. 현재 사랑의 공동체는 18개로 구성돼 있으며, 한 팀 당 구성원은 15명 정도로 매년마다 구성원을 바꾼다. 전 사장은 “팀 제도를 통해서 구성원들은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며 의지한다”며 “이러한 관계는 업무에서도 좋은 실적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교세라의 사내 조직문화는 가족 같은 분위기로 전환됐고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만족도 더욱 커졌다.

바로 선 크리스천 CEO와 기업 철학

전 사장은 크리스천 경영에 대한 물음에 “기업은 목적 자체가 이윤추구를 위하는 곳이며, 최대의 이익과 최소의 비용을 내기 위한 체계가 일반적인 경영이다. 교세라도 이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크리스천의 경영은 여기서 머물지 말고 한 차원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원칙이 기업 내에서도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하나님의 기업은 사람을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한다”며 “상처받은 사람들의 생활적인 부분과 영혼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하는 것이 크리스천 기업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크리스천 CEO들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크리스천 CEO들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성경의 원칙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부분 CEO들은 자신들의 권위를 내려놓는 것을 어려워한다”며 “크리스천 CEO들은 과감히 자신들의 권위를 내려놓아야 하나님이 행동하심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전 사장은 한동대 학생들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한동대 학생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미리 인지하고 있다”며 “자신의 전공을 살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큰 인물들이 나올 거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재범 기자 chungjb@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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