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 10주년 특집기획 ①

<올해로 우리학교는 개교 10주년이 된다. 하나님의 대학,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대학으로서의 꿈을 갖고 한동을 개척해온 95학번 선배들. 그리고 10년 후, 그 꿈에 함께 동참하기 위해 한동을 선택한 04학번 새내기들. 이들의 하루 생활을 각각 어떠했으며, 어떤 차이가 있을까. 95학번과 04학번. 이들의 하루를 밀착 취재해 보았다.>

개척자, 95학번의 하루

새벽 5시 30분, 오늘도 역시 새벽기도로 시작된다. 장소는 자대 기도실, 김영섭 목사님(현 교무처장)의 인도로 기도회가 진행된다. 우리는 함께 한동을 위해서 눈물로 기도한다.

아침식사를 위해 식당으로 향한다. 오늘의 메뉴는 한동어. 이 정체불명의 생선, 소문에 의하면 천마지에서 잡아온 생선이라고 한다던데. 결국 몇몇 친구들은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해결하고 온다. 그러나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는다.

본격적인 수업. 우리학교는 영어와 전산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1학년 때부터 영어 원서를 보는 학교는 우리 학교와 카이스트 외에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전산에서는 전교생이 C Program을 공부해야만 한다. 우리들은 타자수업을 특강으로 듣기도 한다. 필수과목 외에는 창조진화, 상담과 심리 같은 과목들이 인기가 있다.

수업이 끝나면 모두들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한다. 동아리 활동, 우리들은 서로 마음만 맞으면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어낸다. 샤워실에서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이 동아리의 효시가 되니까. 어떤 친구들은 팀끼리 모여 한동 최고의 스포츠, 농구를 한다. 팀원들과 함께 농구를 하며 땀을 흘리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렇듯 팀은 우리 삶의 일부이다. 때로는 몇몇 친구들이 포항 시내로 나가 놀기도 하지만, 학교 버스가 뜸하기 때문에 대부분 학교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늦은 밤, 숙제를 하기 위해 기숙사 위층에 있는 독서실로 향한다. 방에 삼삼오오 모여 서로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고, 지루할 때는 즐겁게 놀고 이야기하면서 날을 새기도 한다. 배고플 때면 방 안에 고이 모셔둔 봉지라면과 컵라면을 꺼내 정수기의 온수에 끓여 먹기도 한다. 봉지라면과 컵라면, 이것이 우리의 야식이다.

잠에 들 시간, 아직도 몇몇 방의 불은 아직도 켜져 있다. 공부를 하는 친구들, 한동을 위해 기도하는 친구들, 한동의 미래를 논하는 친구들...모두 한동의 자랑스런 개척자들이다. 내일도 세상을 향한 우리 한동인들의 개척과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조내연 기자 yiemot@gmail.com


공포의 04, 역사를 새로 쓴다

우리 학교 뿐 아니라 이 시대를 뒤흔들 것이라는 04 학번의 하루는 어떠한가?한 학기를 지내고 나서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본다.

기상은 6시 40분, 허겁 지겁 기숙사를 나선다. 첫 시간은 채플 실에서 드린다. 이른 새벽부터 기도하려 모인 학우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아침부터 말씀을 묵상하고 하루를 준비한다. 마치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다. 그런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첫시간 참여 횟수가 줄어든다. 기상 시간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식사는 학교 식당에서 하는데 메뉴는 한식과 양식 중에 고른다. 거르기도 많이 하지만 걱정 어린 선배들의 충고에 같이 나서기도 한다. 아침 반찬은 채소 위주이고 죽이 나오기 때문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다.

수업 5분 전 즈음 도착하면 강의실에는 학우들이 하나 둘 채워지고 있다. 강의 교재나 노트북을 꺼내고 있으면 교수님께서 시간 맞추어 들어 오신다. 수업은 교수님의 기도로 시작되고 PPT자료를 활용한 영상강의가 이루어 진다. 밤 새워 준비한 팀 별 프로젝트를 앞에 나서 발표할 때면 언제나 떨린다. 주입식 교육만 받던 04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수업방식이다.

도서관에 들어가면 자리가 없다. 여러 학생들이 모여 수업 대비를 하고, 세미나도 하고, 취업 대비로 영어 공부 등에 여념이 없다. 열람실 입구 뒤쪽으로는 삼삼오오 모여 쪼그려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휴게실에 가 보면 자판기 커피에 매점 과자를 곁들여 간식을 먹는다.

모든 수업 일정이 끝나면 동아리 실로 서둘러 간다. 선배들의 교육을 받으면서 지식도 넓히고 야외로도 나가서 동아리 활동을 한다. 기숙사 보다 동아리 실이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늑하기도 하고 이미 모여있는 학우들의 정감 있는 웃음으로 가득 차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 팀원들끼리 모여 분식당이나 레스토랑에 가기도 하고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 놀기도 한다. 어느 샌가 육거리가 친숙해지고 단골이 생기면서 한동에 서서히 적응해 간다.

밤늦게 들어오면 점호할 시간이 되어 있고 층 장이 돌 시간에 맞추려 부리나케 방으로 간다. 점호가 끝나면 새내기 섬김이와 함께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스로를 반성하고 내일을 준비하기로 한다.

2층 침대에 누워 나만의 공간을 갖는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읽노라면 같은 방순이는 스탠드를 키고 밤이 늦었음에도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타자 치는 소리, 펜 굴러가는 소리, 밖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듣고 있으면 잠이 스르르 밀려온다.

이지혜 기자 ppolory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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