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에 속해 있을까?

한동인의 정치성향 분포도
사상좌표와 대조하여, 1사분면이 자유주의 2사분면이 진보·개혁주의 3사분면이 권위주의 4사분면이 보수주의 ▲기준점(-1, 1) 기준으로 상하좌우 ±2만큼의 영역이 중도주의에 해당한다.

최근 한국 대학생들이 ‘중도화’되었다는 언론보도가 자주 들린다. 과연 실로 우리는 중도화됐을까? 본지는 ‘P&C정책개발원’에서 정치성향 분석모델인 <블런델-고스초크>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한 설문조사 문항을 통해 우리 학교 학우들을 대상으로 정치성향과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 및 정당지지도를 조사해 보았다. (인트라넷, 5일부터 13일까지, 1081명 참여) <블런델?고스초크>모델은 기존의 보수-진보의 이분법적 분류가 아닌, 개인생활양식과 시장경제에서의 국가의 관여와 개인 및 시장의 자유에 대한 태도를 각각 x축과 y축으로 측정해, 크게 4개 사상과 중도로 분류한다.



전체적으로 진보
·개혁적 성향 강해

조사 결과, ▲진보·개혁적 가치지향이 55.2%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중도성향 15.7% ▲권위주의 성향 12.1% ▲자유주의 성향 5.6% ▲보수주의 성향 2.7%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수의 우리학교 학우가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는 시장에 맡기기 보다 국가가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개인자유적 측면에서는 국가관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학부 별로 살펴보면, 법학부와 언론정보문화학부는 상대적으로 진보·개혁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으며(각각 71%, 65%), 경영경제학부는 상대적으로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나 (10%) 대비를 보였다. 전산전자공학부는 보수주의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8%) 글로벌리더십학부는 상대적으로 중도주의가 높게(24%) 나타나는 등 학부 별 가치지향 특성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났다.

한편, P&C정책개발원이 발표한 ‘한국인 정치성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학생계층 중 ▲진보·개혁주의는 37.3% ▲권위주의 ▲중도주의 성향은 각각 33.2%와 14.9%로 나타났다. P&C정책개발원 박창수 전문위원은 “한동대 학생들의 가치지향은 학생계층의 일반적 흐름과 궤를 같이 하지만, 타 학생계층에 비해서도 상대적으로 더욱 강한 진보·개혁적 성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경제는 ‘국가의 관여’, 생활양식은 ‘개인의 자유’

시장경제에서의 정부의 역할에 대해 묻는 14문항 중 12문항에서 대부분의 응답자가 시장을 자유롭게 방임하기보다 정부의 시장활성화를 위한 개입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답했다. 특히, 공정한 시장경제를 위한 대기업규제의 대해서는 전체의 75%가 규제 유지에 동의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관여의 타당성을 묻는 문항에서는 전체의 72%의 높은 수치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불필요하다’는 6%에 불과했다.

개인의 생활양식과 관련해 정부의 관여에 대한 8문항에 대해서는 2 문항을 뺀 나머지 문항에서 대부분의 응답자가 개인 생활양식에서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고 개인의 자유를 확대해야 한다는 쪽으로 몰렸다. 특히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정부가 개개인의 생각이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문항에서 전체의 61%가 동의를 표한 반면, 반대는 14%에 불과했다. 반대로, ‘정부가 하는 일에는 가급적 믿고 따라줘야 한다’, ‘정부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등의 정부에 대한 태도와 정부가 국민에 대해 가지는 권한의 허용범위에 대해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 대부분이 공익을 위해 정부의 역할과 권한의 많은 부분 인정하는 쪽으로 나타났다.

현 정부에 부정적, 지지정당 없어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 및 정당지지도에 관한 조사결과, 전체의 54%가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66%가 현 정부의 지난 2년간의 정치적, 정책적 국정운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28%만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의 성과에 대해 ‘기대한다'고 답해, 현 정부에 대한 향후 기대치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4월 12일자 805호 <한겨례21> 에서 전국 10개 대학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0개 대학 공동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60.3%가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당 지지도 면에서는 ▲한나라당 14% ▲민주당 9% ▲진보신당 6% ▲민주노동당 3%의 지지율이 나타났으며,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58%에 달했다. 이에 대해 박창수 위원은 “무당층이 58%로 나타난 것은 낮은 정치 관심도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진보·개혁적 성향이 55.2%인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정당이 대학생들의 정치적 이해와 욕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런델-고스초크>모델 사상좌표




유형

특징

보수주의적

(conservative)

신자유주의적인 것으로 시장의 자유에 찬성하지만 가족, 마약, 낙태와 같은 쟁점에서는 강력한 국가 통제를 원함

자유지상주의적

(libertarians)

모든 방면에서 개인주의와 낮은 수준의 국가 관여를 원함

사민주의적

(socialists)

보수주의자들과 반대로 경제 생활에서 더 많은 국가 관여를 바라고 시장을 불신하고 있으나 도덕적 쟁점에 관한 한 정부관여에 회의적

권위주의적

(authoritarian)

경제적인 것과 도덕적인 것 양자를 포함하여 모든 영역에서 정부가 강력한 통제를 유지하기를 희망함

김민 기자 kimmin@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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