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고데모의 안경 / 신국원 지음 / IVP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고갱(Paul Gayguin, 1848~1903)은 “우리는 어디서 왔으며,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Where do we come from? Where are we? Where are we going?)라는 작품을 6년여에 걸쳐 완성했다. 그러나 그 심오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답을 말하지 않는다.

이제 시선을 로마로 돌려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살펴보자. 천정의 “천지창조”에서 벽면의 “최후의 심판”으로 이어지는 이 위대한 그림은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분명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신국원 교수(총신대 신학과)의 신간 ‘니고데모의 안경(IVP)’에는 고갱과 미칼란젤로같은 다양한 예화와 인용을 통해 기독교 세계관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또한 ‘창조, 타락, 구속’이라는 개혁주의 기독교 세계관의 틀을 유지하면서 우리의 정서와 상황을 접목하고 있어, 지금까지 몇몇 서구 번역서에 의존해오던 세계관 논의와는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니고데모의 안경’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니고데모가 진심으로 하나님 나라를 보기 원했다면 안경이 필요했다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안목을 거듭나게 하는 복음의 안경이었다. 즉, 거듭난 그리스도인에게는 세상과 인간과 하나님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안경, 기독교 세계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동에서 ‘기독교 세계관’이라고 한다면 그다지 새롭지 않을 수도 있다. ‘기독교 세계관’ 강의는 교양필수과목으로 이미 수많은 학우들이 거쳐 갔고, ‘교양독서’ 목록에서도 기독교 세계관 관련 서적들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몇몇 학우들은 기독교 세계관 관련 학회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다. 이미 듣고 배운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앎에 만족하는 것을 넘어, 이 책을 통해 국내 신학자가 바라보는 기독교 세계관의 신선함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조내연 기자 yiemo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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