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에 새 학기가 밝았습니다. 새 학기는 오랜만에 만나는 동기, 새로 맞는 새내기들로 인한 기쁨 외에도 새로 시작한다는 희망들로 가득합니다. 또한 새 학기는 이런 희망과 함께 많은 이들의 원칙과 함께 시작합니다. 새내기들은 한동에서의 첫 학기를 ‘첫 시간을 나가자’든가 ‘우유부단은 이제 그만’ 등 저마다의 원칙을 세웁니다. 재학생들도 ‘올해는 평점 4.0을 넘기겠다’나 ‘살 빼자’ 등의 목표로 그에 맞는 개인수칙을 세워 생활관에 걸어 놓곤 합니다. 그만큼 원칙은 중요합니다. 때때로 너무 많은 원칙은 인간의 생활을 제약해버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이 필요한 것은 원칙이 없으면 타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변칙적인 자신만 존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칙은 또한 집단 내에서도 중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비교내신 사태는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이리저리 입장을 바꾸어 오히려 나쁜 결과만 초래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갑자기 비교내신환산점수 산출식을 바꿔버린 교육부의 저의는 알 수 없으나 그로 인해 불평등한 출발점에 선 지원자가 생겨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비교내신 대상자들이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문의해오자 학교에서는 교육부에서 내려진 비교내신환산점수대로 시행을 하지 않고, 특혜를 줄 방법을 논의해온 것입니다. 특혜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빨리 결정하여 알려야 할 사안인데 때를 놓치고 원칙 없는 논의 끝에 결국 1월 29일 공지를 통해 입장을 밝힌 것이 결국 문제입니다. 이런 늦은 대응은 외부에 미온적 대응으로 비춰졌을 뿐이고, 대학입시원서접수기간 내에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은 잘해보려다 일을 망친 꼴입니다. 오랜 고민이 있었다지만 비교내신점수 산출식 변경이 법적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아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물론 학교의 원칙이 ‘불합리하지 않는 지원 기회’일지는 모르나, 만약 그랬다면 비교내신 대상자들의 표준점수를 600점으로 환산이나 그 원칙대로 밀고 나갔어야 했습니다. 원칙이 세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많은 논의와 번복되는 발표 사이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많은 이들이 정신적 고통을 얻었습니다.

이제 한동의 새로운 10년입니다. 대학 리더십부터 시작해서 한동의 구성원 하나하나가 원칙을 세워봄은 어떻습니까? 또한 학교도 총장의 리더십에만 의지하는 것보다 이제는 원칙으로 좀 더 잘 정비된 운영시스템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진영균 편집국장 rbsrj@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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