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우리학교 학우들의 인식 또한 개방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동거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성립해나가느냐가 중요한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의 주계영 교수와 동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1. 많은 대학생들이 동거를 결혼준비단계로 여기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현재 미국에서도 ‘starter marriage(예행결혼)’을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동거를 통해 상대가 ‘나와 맞는’ 사람인지 알아보고 좋으면 결혼을 하고 싫으면 헤어진다고 한다. 사실상 이는 너무 무책임한 일로 자신을 합리화하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함께 살지 않아도 건전한 만남과 교제를 통해 충분히 상대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동거보다는 건전한 연애를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 동거를 하는데 있어 서로에 대한 책임은 어떠해야 합니까?

동거를 하는 이들의 서로에게 대한 책임은 결혼상대자, 즉 배우자에 대한 책임과 동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만약 두 사람이 동거를 하게 된다면 거창한 예식은 아니더라도 혼인서약을 갖는 게 좋다고 본다. 혼인 서약을 한다는 것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것을 뜻하므로 이때부터는 서로를 신뢰하고 존경하며 섬기며 ‘오직 그대만을 위해’라는 혼인 서약에 따라 살아야 하는 것이다.

3. 사회에서 동거의 다양한 형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미국의 경우 경제적인 이유로 동거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집세도 절반씩, 식비도 절반씩 모든 것을 함께 부담하는 형태이다. 경제적인 이유 하나만으로 동거를 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은 아니지만 성적인 접촉 없이 삶의 공간을 건전하게 공유하기 위해 함께 사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때는 철저한 자기 절제, 인내가 아주 중요하게 요구될 것이다.
또한 성적인 욕구 때문에 동거를 한다고 하는 것은 자신을 욕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전은 인내의 기간이다. 결혼 전, 상대에 대한 모든 것을 겪어본 연인들보다는 인내로 성욕을 잘 관리한 이들이 후일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다.

4. 성경에서는 동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성경은 동거를 원칙적으로 허락하지 않는다. 사도 바울은 ‘만일 절제할 수 없거든 혼인하라. 정욕이 불같이 타는 것보다 혼인하는 것이 나으니라’(고전 7:9)고 했다. 성경 어느 곳에도 ‘혼전에 함께 살아보고 좋으면 결혼을 하고 싫으면 헤어지라’는 말씀은 없다. 인내로 자기를 관리하며 결혼 전까지 자신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5. 그리스도인으로서 올바른 결혼관과 연애관은 어떠해야 합니까?

결혼이란 서로에 대한 책임이 요구되는 일이다. 그 책임을 성실히 다할 때,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 왜 하나님이 결혼 제도를 세웠는지, 왜 그 제도를 성실히 지켜야 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동거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후일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 동거보다는 건전한 사귐이 중요하다.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쉽게 동거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니까.

김현정 기자 kimhj@hgupress.com
강은경 기자 kangek@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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