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대학, 연구하는 대학.’ 어찌 보면 당연한 대학 본연의 모습이지만 우리 한국사회의 모든 대학이 그러한 모습을 갖춘 것은 아니다. 우리학교 학생들의 학문적 성취도의 현주소에 대하여 점검해본 이번 기획취재에서는 포항공과대학과 우리학교를 비교조사 해 보았다.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한국 이공계의 산실로 자리 잡은 포항공대는 2003년도 중앙일보에서 시행한 전국대학 교육여건, 재정지표 조사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조사는 교수당 학생 수, 학생당 장학금 규모, 기숙사 수용률, 학생당 도서자료 구입비, 세입 중 납입금 비율, 강의실 정보화 비율 등등의 지표를 토대로 심사되었다. 한편, 우리학교는 이 조사에서 종합 16위에 랭크 된 바 있다.

하지만 포항공대가 갖춰진 좋은 여건만으로 실력 있는 졸업생들을 배출하고, 세계 속에서 ‘먹히는’ 대학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아니다. 5층에 이르는 도서 열람실 사이 사이의 책상엔 방학임에도 차분한 분위기 가운데 책을 뒤적이며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도서관의 원형 복도에 쭉 나열된 컴퓨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싸이월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보다는 대체로 정보검색과 글 읽기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기 중에 강의 시간 제외하고, 하루에 5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공부에 투자합니다” 이는 하버드대 학생이 아닌 ‘우리나라’ 포항공대 최은정 학생(화학 04)의 말이다. 최은정 학생은 “숙제가 많은 날은 새벽2, 3시까지도 계속해서 공부한다”라며 대학 1학기 차 학생으로서는 비교적 많은 자신의 학습량을 밝혔으며, 다른 학생들은 어떠하냐는 질문에 “우리 대학의 다른 학생들도 학습 시간이 본인과 비슷한 것으로 안다. 하루 네다섯 시간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조사가 말해주듯, 교육여건과 재정지표라는 객관적인 잣대로 비교한 포항공대와 우리대학은 작지 않은 격차를 나타냈다. 교육여건과 재정환경 마련은 우리학교와 관계하는 많은 이들의 숙원이며,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다. 하지만 포항공대와 마찬가지로 우리학교를 세계 속의 대학으로 만들 주 동력 또한 학생들의 실력일 수 밖에 없다. 준비된 솥에 밥을 짓는 것은 한동대의 구성원, 그 중에서도 학생들의 몫이다.

문설아 기자 gatsby0812@naver.com
저작권자 © 한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