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보내고 난 한동이 돌아가는 소리가 더욱 급하게 느껴집니다. 퀴즈, 발표, 과제에 중간고사까지. 수 많은 중요한 모임들 틈새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바로 서 나가기 위해 애쓰는 한동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게 됩니다.

한동명예제도위원회에서 질문 한 가지를 하고자 합니다. 한동에 만연해 있는 불법 다운로드 및 공유는 문제가 없는 것입니까?

저희 명제위 역시 모든 프로그램을 정품으로 쓰고 있지는 못합니다. 이 ‘불법 다운로드’ 문제에서 명제위 뿐 아니라 한동인, 더 나아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용자들도 자유로울 순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다운로드를 통해 파일을 구하지 않을 경우, 가장 먼저 예상되는 불편으로는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못 보게 될 것이고, 또 손으로 써서 내는 보고서, PPT 발표 대신 전지에 글을 써서 넘기면서 발표를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아마 공대의 대부분의 수업은 진행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메모장으로 보고서를 쓰고, 그림판으로 산디 과제를 하는 것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런 학업과 관련된 프로그램 등은 현재의 한동인에게 꼭 필수적인 것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높은 비용으로 인해 직접 사서 사용할 수는 없고, 꼭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불법 다운로드는 말 그대로 한동인의 명예에 어긋날 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잘못된 행위입니다. 현실에서 불법 다운로드를 하지 않고서는 업무를 수행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 조차도 눈을 감고 수용하는 현실인 셈이죠. 기업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눈감고 넘어가는 측면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런 사회 분위기 때문에 불법 다운로드는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학우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법 다운로드는 해도 괜찮은 것일까요?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불법 다운로드는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MS 오피스, 포토샵 및 기타 수업에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을 지우지 않는 사람은 한동인의 명예가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쩔 수 없다’는 현실의 벽에 익숙해져서 불법 다운로드에 대한 문제 의식 자체를 덮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오늘 명제위가 드리고자 하는 진짜 질문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진짜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벽에 부딪혀 다운로드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아니라, 이런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진지한 고민 조차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대안이 없는 것일까요? 예를 들면 경영경제학부와 전산전자공학부에서는 더 효율적으로 값 싼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고, 공동 구매, 회사와의 할인 계약 등이 가능한 지 조사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법이 문제라면 법학부에서는 보다 현실적인 법안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 논의해볼 수 있을 것 입니다. 또 도서관에 DVD를 신청하여 대여하여 보는 것도 도서관 자료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기숙사 등에서는 조금 불편한 프리웨어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전 한동인들이 문제 의식을 느끼고 같이 기도하고 고민할 때 실마리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한동인 여러분. 오늘의 고민 없이 내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늘 드라마, 영화, 음악을 무료로 다운 받으면서 지금 이것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를, 또 한동인으로서, 한 사회의 구성인으로서 제대로 된 행동인지를 다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봅시다. 대세를 따르기 전에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길인지, 뒤따라가는 길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한동인의 ‘명예’ 아니겠습니까? 지금의 고민을 통하여 앞으로 세상을 바꿀 대안을 계속 내놓을 수 있는 한동인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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