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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밝히는 첫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나는 이 날 처음으로 기차의 머리를 보았다.관심을 가지고 기다리지 않으면 놓칠 순간이다. 고학년이 될수록 비슷한 일상이 반복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항상 새로운 걸 찾아다니던 나이기에 이같은 변화가 지루하기도 하다.하지만 관점을 바꾸면, 지루함은 오히려 사소하고 평범한 순간을 특별하게 느끼게 한다.몇 년 후에는 기차의 머리를 기다리는 행동도 유치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지금의 나는 그것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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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빈
2022.05.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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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지켜야 하는 봄이 처음으로 찾아왔다.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문득 ‘이 모든 것이 꿈은 아닐까?’ 생각한다.‘선’을 넘지 않기 위해, 누군가의 입에 오르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상황이 그저 안타깝다. 마음 속에 봄이 찾아오지 않은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의 마음 속에 벚꽃같이 밝고 향기로운 봄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한동 공동체가 함께 웃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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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빈 기자
2021.04.01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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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지고 있다.저널리즘을 막연하게만 받아들였던 무지를 넘어,나와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속에서, 나아가고 있다.입 밖으로 내뱉는 표현들조차 서툴렀던 무지 속에서,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음을 이제는 안다. ‘이 기사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뭔데?’만을 중요시했던 나는비로소 나만의 정의를 찾았다. 기사는 기자의 고민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생각 덩어리이고,생각과 생각이 이어진 기사는 독자에게 한 발자국 더 다가간다. 기사로 이어진 당신과 우리.오늘도 우리는 당신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고민한다.‘그래서 이 포토에세이가 전하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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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빈
2021.03.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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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난히도 짧게 느껴졌던, 긴 명절이 지나갔다. 너무나도 다른 문화 속에서 같지 않은 삶을 살아왔기에 우리는 서로에게 궁금한 것이 참 많았다. ‘행복해서, 슬퍼서 흘렸던 눈물들을 한데 모아 섞어버리면 아무도 모르겠지.’ 눈빛만 보아도, 목소리에서 묻어나오는 마음의 소리만 들어도 서로의 삶을 알아채기에 물어보지 않고도 지레 짐작하며 섞인 눈물을 한 잔의 술로 넘겨버린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 관심과 사랑이다. 그리고 가족이기에 줄 수 있는 평안이다. 가족들을 보지 못한다는 것은 행복해서, 슬퍼서 흘렸던 눈물들을 그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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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승 기자
2020.10.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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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한없이 가볍던 유년 시절, 문득 날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하곤 했다. 바람이 부는대로, 발 밑에서 기어가는 개미가 가는대로 따라갈정도로 마음의 추가 가벼웠을 때다. 15층 창가에서 우산을 쓰고 뛰어내리면 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잘못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현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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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승 기자
2020.06.02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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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in character in the photo is the sheep I saw during the pilgrimage. I waited for the sheep to come out, and I photographed them again. Sheep trapped by a shepherd.Sheep released by a shepherd. Suddenly a question arose in my mind. ‘Can the one who oppresses the freedom can also give free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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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승 기자
2020.05.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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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생명체를 뷰파인더에 담을 때면, 셔터 위의 검지손가락에 한껏 힘이 들어간다. 누군가의 모습을 닮고 싶을 때, 담고 싶을 때가 있다. 크리스는 잠시 멈춰보라는 친구들의 부름에 지금은 멈출 수 없다며 발을 굴렀다. 그의 뒷모습에서 느껴진 여유는 백발노인 부럽지 않았다. 나와 크리스는 가는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고 달리고 있다. 비록 '두려움'이라는 짐이 나로 하여금 크리스를 따라가지 못하게 했지만. 오늘 크리스를 보면서 든 생각의 흐름은 나에게 시대를 오가는 시간 여행을 선물해주었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는데, 지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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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현승 기자
2020.04.1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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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당신 앞에서 울며 약속했던 일을하면 안되다는 걸 알면서도 결국 해버린 적이 있었다.마음 놓고 푹 자고 싶다고 떠들고 다니면서도어떻게든 자지 않으려 애썼던 새벽이 많았다.해가 지고 도서관에서 기숙사로 걸어갈 때 올려본 하늘은너무 아름다워서 아무것도 없는 나의 모습이 매번 부끄럽고 우스웠다.혼자서도 부끄러울 수 있고 우스워질 수 있는 곳이기에더 힘들었고 더 아름다웠던 이 곳에서의 시간이 또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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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혜은 사진기자
2019.12.0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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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라.거인의 어깨에서 시간의 세례를 받으며지금까지 걸어온 너는걸음을 멈추는 법을 너 스스로 잊었다.스승들을 모방하며 살아왔을지언정내면의 거인을 가진 너이기에대체 불가한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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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혜은 사진기자
2019.11.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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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있어서는 아무것도 피울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주머니에 가지고 다녔던 불은 종종 화를 만들었다.그저 냄새만 풍기고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은 날에도냄새조차 환영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그럼에도가끔은 불만이 있기에 다행인 우리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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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혜은 사진기자
2019.10.09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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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디모데후서 4장 7-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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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혜은 사진기자
2019.09.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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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린 신발 끈을 묶어야 한다.신발 끈에 걸려 또 넘어지기 전에 묶어야 하는데,내가 허릴 숙인 순간누가 먼저 달려갈까 봐.이젠 신발 끈을 묶을 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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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혜은기자
2019.06.0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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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다가 이게 아니다 싶어서 중간에 그만둔다고 하더라도 그동안의 것들은 네 몸에 남아있고 머리에 남아있어서 언젠간 쓰이게 돼 그래서 사실은 낭비되는 시간이란 건 없어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그렇게 막 발버둥 치지 않아도 돼 그때그때 네가 옳다고 생각하고 즐겁다고 생각하는 걸 그냥 하면 돼 시간을 좇고 시간에 쫓기고 허덕이며 살아온 나의 모습을, 교수님은 단번에 보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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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혜은 수습기자
2019.04.10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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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없는 곳을 걷다 무심코 내가 왜 어둠을 무서워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고개를 돌려 너에게 묻기도 전에 나는 답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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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준 미디어 기자
2018.12.05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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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할 줄 모르는 네가 좋다어차피 사랑스러운 너지만나는 오늘도,그냥 네가 너무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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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미디어 기자
2018.11.0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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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으려 했다정작 혼자 있어야 할 때혼자 있고 싶을 때혼자 있는 방법을 모른다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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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리 미디어기자
2018.10.03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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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우리의 모습이 게으르고 나태했든부지런하고 바빴든닳고 바래진 전구를 갈아끼우고다시 뜨겁게 빛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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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섭 수습기자
2018.08.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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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하는지 가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흐르는 시간에오늘도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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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준 사진기자
2018.05.29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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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먹어 갈수록점점 더 가족 곁에 있고 싶다는생각이 커진다종종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하면우울해진다그래서 같이 있는 지금을소중히 여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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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리 사진기자
2018.05.1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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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천천히.옆을 바라볼 여유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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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예준 사진기자
2018.05.02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