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갱지로 만들어진 8면짜리 신문이 무거울 리가 없다. 그럼에도 단 한 번도 이 지면이 가볍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 지면은 매호마다 못 견디게 무거웠다. 그 무게에 짓눌려 기자들은 밤을 새워 기사를 썼다. 학생의 소중한 교비로 만들어지는 신문에 더 나은 기사를 싣기 위해서 오늘도 새벽까지 신문사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이번 호도 여러 무거운 주제들을 기사에 담아 가지고 왔다. 8면짜리 지면이 이렇게 무거울 진데, 학생을 대표하는 자리가 가벼울 리 만무하다. 학생대표를 뽑는 투표용지는 8면짜리 지면보다도 가벼울 테지만, 그 한 장 한
맑은 눈
윤예은 편집국장
2018.05.29 23:13
-
나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이다. 혼자 있을 때마다 수시로 흑역사를 떠올리고, 밤마다 이불킥을 하는 건 일상이다. 나는 부끄러움에 취약한 내 모습이 항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왠지 지는 것 같았고, 그 뒤에 오는 무기력함도 견디기 힘겨웠다. 그러다가 심리학자 신화연의 라는 책을 만났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적어도 부끄러움을 부끄러워하지는 않게 되었다. 저자는 쓸모없는 ‘약자의 감정’이라고 여겨지는 부끄러움이 사실은 인간의 선한 본성을 회복시켜주는 감정이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내가 몇 년 전
맑은 눈
윤예은 편집국장
2018.05.15 23:36
-
건물 옥상, 얇은 금속판으로 지은 건물을 향해 경찰이 끊임없이 물대포를 쏜다. 별안간 불길이 옥상에 있던 건물을 덮친다. 시뻘건 불이 순식간에 건물 안에 가득 차기 시작하고, 안에 있던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하나둘 뛰어내린다. 2009년 1월 19일, 용산 철거에 반대하며 용산 지역 철거민과 다른 재개발 구역 철거민 연대 참여자는 망루에 올랐다. 망루 농성이 시작된 지 25시간 만에 경찰은 특공대를 투입해 강제 진압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망루에 화재가 발생했고, 철거민 다섯 명과 경찰 한 명이 죽었다. 검찰은 화재의 원인을 철거
인물
윤예은 기자
2018.05.01 23:32
-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이 세상에서 슬픔이라는 감정을 정호승 시인의 ‘슬픔이 기쁨에게’만큼 아름답게 표현한 시가 또 있을까. 얼마 전 새벽까지 잠 못 들던 밤, 이 시가 밤새 나를 지켜주었다. 인생의 회의를 느낄 때마다 나를 잡아주던 것도 결국 한 줄 시였다. 읽고 쓰는 것이 지겨웠는데, 정호승
맑은 눈
윤예은 편집국장
2018.05.01 23:27
-
수전 손택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던 2003년, 을 세상에 내놨다. 손택은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를 묻는다. 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수많은 이미지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손택에 따르면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타인의 고통은 일종의 ‘스펙터클’로 소비되어 버린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시간도 없이 밀려드는 이미지에 휩쓸린다. 이미지의 홍수 속에서 타인의 고통은 구경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우리는 TV를 보며 잠시 슬퍼하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중간고사를 준비한
맑은 눈
윤예은 편집국장
2018.04.10 23:51
-
이청준 작가의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은 나환자의 섬, 소록도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현역 의무 장교 ‘조백헌 대령’이 소록도의 새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그가 새로 부임한 날 밤, 두 명의 나환자가 섬을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조백헌은 부임 인사도 하지 않은 채 탈출 사고의 원인을 찾는데 몰두한다. 그는 탈출 사고를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소록도를 나환자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신념이 그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조백헌 곁에 그를 시종일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이가 있다. 보건 과장 이상욱이다. 이상욱은
맑은 눈
윤예은 편집국장
2018.03.28 00:18
-
나는 원래 남 앞에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 말에 책임질 용기도 없거니와 내가 뱉은 말이 화살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정의와 평등에 대해 말하는 것도 낯뜨겁다. 내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 나는 말하지 않는 비겁자와 말만 하는 위선자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위선은 미투 운동에도 독처럼 퍼져있다. 지난 신문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2017년 6월 3일 한겨레 토요판을 보게 됐다. 익숙한 얼굴이 1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윤택 씨였다. ‘블랙리스트 1호’ 예술인으로 커버스토리를 장식한 그는 인
맑은 눈
윤예은 편집국장
2018.03.13 23:40
-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겨울이 지나고 반가운 손님이 왔다. 봄이다. 봄은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새 학기 시작을 알리는 한스트의 열정이 지나가고, 방학내 썰렁했던 학교가 학생들로 활기를 띤다. 학교에도 봄과 함께 여러 일이 출발선에 섰다. 장순흥 총장의 새로운 임기가 시작됐다. 총장인선 정관 개정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7년 만에 개정된 총학생회 회칙도 올해부터 적용된다. 이번 회칙 개정에서는 전학대회의 대의기구적 성격을 강화하고, 특별위원회를 통해 일반 학생이 전학대회에서 발언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
맑은 눈
윤예은 편집국장
2018.02.28 02:16
-
심사 위원·심사 대상 일부 중복회칙에 없는 2차 지원금 심의 방법학회위원회·커개위, 회칙 개정 예정17-2학기 학회위원회 대표자 회의(이하 대표자 회의)의 2차 지원금 심의에서 심사 위원과 심사 대상이 중복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학회위원회 회칙에는 2차 지원금 예산 편성 및 심의가 대표자 회의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만 명시돼 있을 뿐 심의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이에, 17-2학기 2차 지원금 심의는 학회위원회 위원장의 재량으로 대표자 회의에서 2차 지원금을 신청한 학회가 PT(Presentation)를 진행하고,
대학보도
윤예은 기자
2017.12.06 00:26
-
소속인 듯, 독립된 듯불안정한 재정 지원16-2학기 위원장직 대리수행새섬위는 학생 사회 내 소속이 확실하지 않다. 새섬위는 2004년 새섬 제도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꾸린 학생자치단체다. 새섬위는 ▲새섬 선발 ▲새섬 워크숍 ▲한스트(HANST) 디렉터 모집 ▲한스트 참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원래 독립된 단체였던 새섬위는13-2학기 제9회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 의결에 따라 자치회 소속으로 이관됐다. 해당 전학대회에서 자치회 김유진 전회장은 새섬위 소속 변경 승인을 안건으로 요청한 이유에 대해 “이번에
대학보도
윤예은 기자
2017.12.06 00:25
-
학생지원팀, 장학금 명단 제공 거부명단 공개 의무 없는 학생자치기구회칙개정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한계17-2학기까지 학생자치기구의 섬김장학금 수령 대상자와 실제 섬김장학금 수령자가 동일한지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 15-2학기 제20대 총학생회 ‘더:하기’(이하 더하기)의 장학금 사태(본지 221호 3면 참조) 이후 섬김장학금 명단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된 바있다. 당시 더하기가 명단을 조작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섬김장학금을 수령하는 각 학생기구들 내에서만 장학금 대상 명단의 진위를 판별할 수 있다는
대학보도
윤예은 기자, 강우주 수습기자
2017.12.06 00:20
-
기대의 공약 마침표12대 대표 공약 점검기대는 12대 대표 공약에 포함된 36개의 사업 중 28개를 완전 이행, 네 개를 부분 이행, 네 개를 미이행했다. 기대는 출마 당시 ▲학생경비, 정직하게 투명하게 ▲‘우리’의 전학대회를 꿈꾸며 ▲삶의 터전, 행복한 캠퍼스 ▲모이면 출발한다, 단체 직행 버스 ▲한동 아고라, 한동을 논하다 ▲글로벌 한동을 위하여 ▲한동 공동체 ‘팀’의 재해석 ▲‘기’ ‘강’ 바로잡기 ▲한동, 통하다 ▲더불어 함께 ▲무민: 무심한 듯 민감하게 ▲공동체 지원 사업 등 12개 대표 공약을 제시했다. 기대는 ‘학생경비
대학보도
윤예은 기자, 박소정 기자
2017.12.06 00:12
-
한동대의 건학이념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국가사회 및 기독교적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지성, 인성, 영성의 고등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한동대는 기독교 대학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독교인을 교수로 임용하고, 학생에게 기독교 관련 교양과목을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지적탐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학교를 다니다 보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한동대는 기독교 대학으로서 타종교 혹은 다양한 세계관과 가치
대학기획
윤예은 기자, 추연국 수습기자
2017.11.07 21:37
-
두 번째 기획 기사다. 모든 기사가 그렇지만 이번 기사 역시 순탄치 않았다. 기사 구조를 몇 번이나 바꿨는지 모르겠다. 각기 전혀 다른 내용으로 기사를 갈아엎기를 수차례, 그래도 기사가 나간다. 기독교 대학인 한동대에서 다양성은 어떻게 수용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이 한 문장을 의지해 비틀거리며 7천 자를 메꿨다. 결과는 언제나 그랬듯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말하려 한 나와 내가 쓴 글의 패배일 것이다. 한동대에 처음 입학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 나는 확신에 차 있었다. 모태신앙으로 자란 나는 기
기자수첩
윤예은
2017.11.07 21:09
-
포항시, 한동대에 과태료 부과시설 노후화와 수질 기준 강화가 원인한동대, 개선 명령 이행 중한동대는 *하수도법 제7조를 위반해 과태료 300만 원을 냈으며, 포항시로부터 2017년 8월 14일까지 수질 개선 명령을 이행할 것을 지시받았다. 교내 오수처리시설의 *방류수가 수질 기준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포항시청 환경식품위생과 관계자에 따르면 한동대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주민으로부터 물이 탁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이후 포항시청 환경식품위생과 수질검사 결과 한동대 오수처리시설 방류수가 수질 기준을 초과한 것이 밝혀졌다. 포항시청 환경식
대학보도
윤예은
2017.10.25 01:16
-
15학점으로 줄었던 강의시수 다시 18학점 학부 간 형평성 고려해 복귀전임교원 강의담당 비율 위해 원위치한동대 교무처(이하 교무처)는 15-2학기 15학점으로 축소했던 *연간 교수 강의시수(이하 강의시수)를 17-1학기 다시 18학점으로 늘렸다. 2015년 교무처는 교수의 연구와 산학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15-2학기부터 16-2학기까지 총 3학기 동안 시범적으로 강의시수를 15학점으로 낮추는 방안을 시행했다. 강의시수 축소는 15-2학기 ▲경영경제학부 ▲국제어문학부 ▲기계제어공학부 ▲생명과학부 ▲전산전자공학부를 시작으로, 16-
대학보도
윤예은
2017.10.25 01:10
-
#1오늘은 팀모임이 있는 수요일이다. 같은 방 사람들과 점심을 먹고 잠시 방에서 휴식을 취한 뒤 생활관에 있던 팀 사람들과 함께 팀모임 장소로 향한다. 오늘은 야외에서 팀 체육대회를 하기로 했는데, 날씨가 좋아 다행이다. 편을 나눠 짝피구, 짝축구, 단체 줄넘기 등을 하다 보니 어색했던 팀원과도 자연스레 친해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과 다 같이 기념촬영을 하고 팀모임을 마쳤다. 다음 주에는 어떤 팀모임이 기다리고 있을까?#2팀모임 시간이 다가온다. 생활관 침대에 조금만 더 누워있고 싶지만 이것도 학점이 걸린 수업이니 주섬주섬 옷
대학기획
윤예은 기자
2017.09.26 21:24
-
지난 8월 29일부터 오전 6시 40분(육거리 발)과 7시 40분(환호 발) 버스에 한해 요금이 면제됐다. 한동대는 조기 등교를 장려하고, 학생들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자 해당 사업을 진행했다. 총학생회 소통국 박우주 국장은 “저번 학기 ‘한동아고라’에서 버스 요금과 관련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라며 “그 후 총장님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아침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버스 운임료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다”라고 말했다. 총무인사팀 박동규 과장에 의하면 8시 5분 학교 도착 버스의 경우 버스 요금이 면제되자 버스를 이용하
대학보도
윤예은 기자
2017.09.12 21:57
-
진상조사위원회, 사실관계 파악 중재발 방지 위한 대책 마련할 예정공금 조성 필요하다는 입장도본지 245호 ‘학생 손 떠난 랩 인건비 어디로 갔을까’ 보도 이후 학교 당국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해당 교수들에 대한 조사를 위해 9월 5일 결성됐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지범하 기획처장은 “다음 주까지 진상조사를 마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며 “원래 10월에 자체적으로 연구비 감사가 있을 예정이었다. 만약 진상조사 결과 연구비 감사를 할 때 보완 혹은 수정해
대학보도
윤예은 기자
2017.09.12 19:42
-
매 학기가 시작되기 전이면 교내인트라넷(i7)과 페이스북 페이지 ‘한동대 벼룩시장’에 원룸을 양도하기 위한 글이 올라온다. 학생들은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보고 원룸을 양도받거나 공인중개사를 통해 방을 구한다. 반면, 현재 한동대 생활관의 수용 가능 인원은 총 3.286명으로 기숙사 수용률은 약 81%다(17-1학기 기준). 생활관에 입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여전히 자취를 선택한다. 한동대에서는 ‘외부거주’라는 단어로 더 친숙한 자취, 그들이 밖으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A 씨는 개인 공간을 가
대학보도
윤예은 기자
2017.09.12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