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가 성명을 발표했다. 논지는 학내 추모소 설치를 반대 한다는 것. 그들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을 두고 ‘국가적 비극’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애도는 한다니 쓴웃음이 나온다. 대학의 지성인이라면 노 전 대통령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태의 근본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먼저 따져보는 것이 순리 아니겠는가. 하지만 우리를 대표한다던 그 총학은 자살은 성경적이지 않다는 근본주의 신앙을 내세웠다. 이는 마치 그들이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것인 마냥 오만의 극치를 달린다. 이 같은 총학의 주장은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는 그토록 원하던 다른 대학과의 차별된 단 하나의 대학이 되었다. 이는 분명 총학의 위대한 성과다.
총학의 이번 성명을 두고 모 매체는 그들의 추모소 설치 반대 이유가 ‘눈길’을 끈다 했다. 그 ‘눈길’을 찬찬히 살펴보니 일찍이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을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한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 김진홍 목사의 말이 떠오른다. 이는 동일한 ‘눈길’이었다. 이 동일함이 무엇을 말하는 지 판단하기 바란다. ‘이념논리는 옳지 않다’던 총학의 성향과 이념은 철저히 저들의 추종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이 말한 건국의 위업을 달성한 그는 부정선거를 통해 독재를 꾀했고, 그들이 말한 가난을 극복하도록 한 그는 쿠테타로 독재권력을 장악한 일본군 장교 출신이다. 이들의 성향은 독재로 수렴된다. 이들을 추모하지 않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그들의 논지는 도대체 이념적 성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총학의 주장과 같이 ‘공중파 방송에서 무당과 귀신부름의 드라마, 오락으로의 정당화, 성적 타락과 높은 이혼율, 저출산과 가족의 해체, 자살율의 급증과 우울증의 확산’은 독재정부의 3S 정책으로 요약되며 현 정권의 신 자유주의적 이념으로 결합된다. 이를 노 전 대통령의 탓으로 돌려버리는 그들의 논지는 고인에 대한 참혹함을 넘어선다. 또 하나 분명한 것은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이 현 정권의 강경한 대북 태도의 소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 마저 얼마 전 고인이 되신 그를 탓하는 잔인함을 거리낌없이 자행하는 모습에 답답함을 금할 길이 없다. 솔직해지자. 북한을 이용한 빨갱이 배후세력 논리는 독재를 정당화 시키던 과거 각하들의 행태가 아니었는가. 그리고 그것은 현 정권을 통해 부활되고 있지 않는가.
독립군을 때려 잡고 일왕에 충성을 맹세한 일본군 장교도 훗날 경외의 대상이 되는 역사가 이 나라 역사다. 그리고 이제는 이 역사를 정당화시키는 몰상식한 단체들도 현재 권력의 이념에 기대어 양성되는 꼴이다. 우리의 총학은 이 이념에 편승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노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역사는 가감 없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생각해 보자. 그가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검찰과 경찰을 사냥개로 둔갑시킨 현 권력의 횡포 앞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를 추모하는 이유를. 총학은 더 이상의 애매한 논리는 그만두고 차라리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당당히 밝혀라. 기독교를 ‘개독교’로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하나님의 대학에 속한 제 14대 총학생회 ‘U FIRST’다.
편집국장 이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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