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의 사랑 나눔 쉼터‘고무신카페’
여자들은 군대이야기를 싫어한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군인을 사랑하지만 생이별을 할 수밖에 없는 여자들인 ‘고무신’에게 군대는 중요한 관심사이다. 사회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애 닳는 고무신들이 웃음과 울음을 함께 나누는 ‘네이버 고무신카페(cafe.naver.com/komusincafe.cafe)’소개한다.
군대 못지 않은 ‘고무신체계’
고무신카페는 22만 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는 거대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이다. 육∙해∙공군은 물론 카투사, 전∙의경, 의무소방, 경비교도대 등 체계적으로 나눠져 있는 게시판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이 이루어진다. 같은 부대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ID ‘b110605’는 “내 군화와 같은 부대 소속인 선,후임의 여자친구들을 여기서 많이 만났다. 면회소 근처 맛있는 식당이나 단골 택시기사의 번호를 공유하며 지낸다”라고 답했다. 또 훈련병, 이병, 일병, 상병, 병장, 부사관, 장교 등으로 나눠진 게시판에서는 각 계급별 고무신들이 각자의 고민을 나누고 공감을 얻기도 한다.
군화의 계급이 하나씩 진급할수록, 고무신도 일명 카페 ‘등업’을 하게 된다. 이곳의 최고 등급은 군화가 전역할 때까지 헌신을 다한 ‘꽃신’. 꽃신이 된 사람들은 게시판에 소감과 함께 하루하루의 행복한 일상을 담은 사진을 올려 다른 고무신들의 부러움을 사곤 한다.
혼자가 아닌 고무신, 함께 기다려요
고무신카페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자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보다 진솔한 고민상담이 이루어진다. ‘gj0609’는 “여기서는 다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에 학교 친구들보다 한결 털어놓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군화와 헤어질까 고민하는 이에게도 비난이 아닌 진심 어린 조언과 따뜻한 위로가 함께한다. 눈물과 고통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것이야말로 고무신 카페의 진정한 매력이다.
이외에도 고무신끼리 정보공유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각 부대의 정보, 전화카드, 생활용품 등의 일반적인 군생활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편지지 꾸미기, 면회 도시락 만들기, 기념일 소포 보내기 등의 ‘군화챙기기’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 ‘wjdtjdud7894’는 “면회 도시락을 어떻게 싸갈지 막막했는데, 여기서 레시피를 보고 예쁘게 싸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휴가 후기를 나누는 게시판이 있어서 다른 고무신들의 알찬 휴가 계획에 도움이 된다.
인연은 오프라인으로 이어진다. 주로 가까운 지역별로, 또는 같은 부대나 보직끼리 크고 작은 모임이 활발하게 열린다. ‘aries_mr’는 “해군 고무신 모임을 부산과 서울에서 두 번 주최했고, 그때 만난 분들과 지금도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고 평소에도 자주 만난다”라고 답했다.
고무신 카페에서는 누나나 어머니 등 군화의 가족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1년 전 아들을 해군 부사관으로 보낸 ‘life4343’는 “자신의 일상에도 최선을 다하며 군화를 예쁘게 기다리는 고무들을 보면서 따뜻한 사랑의 감정을 같이 느낀다”라고 말했다.
군화와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며, 오늘도 이곳에서 외로움과 그리움을 달래며 하루하루를 기다리는 그녀들. ‘우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있는 것’이라 말하는 고무신들의 소중한 사랑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박희수 기자 parkhs@hgu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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