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수렴 없는 성명서 ‘그들만의 입장’
평의회, 일반학우들 대응책 마련에 고심
우리학교 총학생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지난 27일과 29일에 두 번에 걸쳐 HISNet(히즈넷)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두 번에 걸친 성명에 대해 학우들은 ‘총학만의 생각을 전체의 의견인 양 주장하고 있다’라며 맹렬한 비판을 하고 있다. 특히 29일 발표한 분향소 설치에 대한 총학의 반대 입장은 주요 인터넷 포털과 언론사 홈페이지에 퍼져 앞으로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총학의 독단적 성명서에 들썩이는 학교
전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지난 달 25일 총학은 히즈넷을 통해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애도하며 총학생회에서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올렸다. 이 글에서 총학은 “국가원수로서 다스렸던 노무현 대통령조차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모습을 보면서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우리는 하나님 앞에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이 사태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하며 학우들에게 금식을 제의했다. 그러나 이 글에 대해 학우들은 금식과 기도로 일관하는 총학의 소극적 태도와 애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 했다. 자살률 언급 부분에 관해 박정은(국제어문 07) 학우는 “한국이 자살률 높다더니 대통령까지 자살하더라 라는 것이 그들 보도의 저의가 아닌가”라며 “나는 이 글이 국가적 모욕감을 참기 어렵다는 뜻으로 들린다”라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이후 28일 총학은 학관 2층에 설치된 추모소와 관련해 “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 설치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히즈넷에 두 번째 공지를 올림으로써 새로운 논쟁이 시작됐다. 총학의 공지가 올라온 29일, 하루 평균 21개의 글이 올라오던 아이삼의 ‘횡설수설 게시판’에는 하루 약 150개가 넘는 글과 수많은 댓글들이 줄을 이뤘다. 이 글에서 총학은 분향소의 반대 이유로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분의 관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라며 "많은 국민들에게 상처를 남기고 국가적 위신을 크게 실추시킨 그분의 명예롭지 못한 방식의 죽음에 대해 어떤 미사여구로도 미화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밝혔다. 또 "이념적 성향의 분향소 설치는 결코 옳지 않다”며 “오직 노무현 대통령만은 분향소를 설치해서 추모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분명 일정한 이념성향 때문일 것이다"며 추모소 설치 주장자들의 정치적 편향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 추모소를 준비했던 이수호(국제어문 05)학우는 “추모소 설치 시 총학에 연계를 제의지만 총학은 ‘비 기독교인들이 추모소를 찾아온다면 그것은 이미 분향소이다’ 라며 추모소 설치를 반대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총학의 입장을 접한 학생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29일 밤에는 아이삼을 통해 오프라인으로 모인 학생들이 앞으로 총학에 대응할 자세를 논의하는 자리까지 마련되는 등 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금까지 총학의 활동까지 재평가되기 시작해 총학에 대한 학우들의 여론이 점차 악화되고 있다.
대자보, 현수막 등 학우들의 본격 대응 시작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지난 30일, 평의회가 긴급소집 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연명에 올라간 사람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됐나 ▲외부 언론까지 퍼진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퇴식구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형태의 정당성 등이 논의 됐다. 논의 후 의견을 수렴 한 결과, 평의회는 최종적으로 총학 측에 ▲공청회 소집 ▲집행지연권 발효 ▲공청회 전∙후 공식사과문 요청 등을 통보할 것을 의결했으며, 지난 1일 이와 같은 입장을 총학 측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평의회 심규진(경영경제 04) 의장은 “회의 시작 세 시간 전에 갑작스럽게 소집을 했음에도 많은 의원들이 와 열띤 토론을 해 준 것을 보며, 이 문제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도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달 30일에 일반 학우들도 총학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두 번째 회의를 마련했다. 약 20명 가량이 모인 가운데 총학의 입장표명이 야기시킨 금번의 사태에 대한 대자보와 현수막을 만들 것을 계획했고, 바로 이번 주 월요일부터 그들의 입장을 개시하며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오늘(3일) 있을 팀 모임을 활용해 이 문제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를 할 것을 계획했다. 이 모임을 개최한 정준엽(경영경제 03)학우는 “온라인 보다는 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오프라인으로 만나 학우들의 강력한 힘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 이렇게 모임을 주최했다”며 “우선 이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한 후 구체적인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정윤아 기자 chungya@hgupress.com